기다림 / 산국의 새순

계절의 끝을 기다린다.화려하다기보단 소박한 모습이 더 어울리는 그래서 더 향기가 나는, 그런 꽃이 아닐까 봄맞이 끝에 몸살을 심하게 한다. 아직도 못다 한 일들이 많은데, 시간을 기다린다.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포기하면 삶이 너무 팍팍해진다. 계절을 기다리며, 아직 채 해동이 되지 않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순처럼. 살아 있음을 느끼면서,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싶은 것은 무리한 욕심일까.

대화, 논쟁 그리고 침묵(타협) /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지난밤 진눈깨비에 거센 바람이 불어서, 이겨 내려나 했더니,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있다. 생명, 자연 이란 언제나처럼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한발 뒤로 물러나 잠시 쉬게 한다. 포기가 아닌 포용이다. 머묾이 아닌 나아감이다.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 2가지

어리석음은 항상 탐욕과 성냄을 일어나게 한다. 탐욕과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에는 항상 어리석음이 같이 하지만 그 경우 어리석음의 역할은 종속적인 것이지 주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이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두 가지 마음의 경우에는 어리석음만이 해로운 뿌리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것은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으로 분류가 되는 것이다. 이 두 부류의 마음에서 어리석음이 특히 두드러지기 때문에 ‘어리석음만이 함께 하는 마음(momuha-citta)’이라고도 부른다.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절집 근처에서 나고 살았지만, 그 담장이 워낙에 높다 보니 근처엔 …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존중.

오래전 열반하신 큰스님 법문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해인사에 있는 팔만 사천의 경전을 똘똘 뭉치면 ‘심心’ 자 하나가 된다.’ 마음 하나를 설명하려고 팔만 사천에 달하는 경전이 있다 ? 다시 풀어 보면, 마음에 대한 설명이 그렇게 많이 필요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 그것이 뭐 그렇게 중요한 문제 이기에, 그렇게 많은 경전이 필요했을까를 고민해 볼 때, …

매 순간 바로 거기서 통찰하라.

부처님께서는 과거와 미래로 우리의 마음을 가져갈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감각접촉-느낌-갈애-취착-존재-생-노사우비고뇌의 삶의 전개에서 이들의 생겨남과 사라짐 등을 여실지견할 것을 말씀하시고 계심을 명심해야하겠다. 『중부(Majjhima Nik?ya)』의 131번 경부터 134번 경까지의 네 경은 부처님이 읊으신 ‘경사스런 하나에의 몰입(bhaddekaratta)’이라 부르는 게송에 대한 설명과 관계된 것이다. 이 게송의 핵심은,    “과거를 되새기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 마라   과거는 사라졌고 …

우리말 아리

arya 라는 말은 우리말 ‘아리’의 산스끄리뜨어 표현이다. 순우리말 ‘아리’의 정확한 의미나 해석은 우리말 사전에조차 나와 있지 않다. 아리 :   아리, 알, 아랴, 아료, 아량, 아랑, 아리야, 아리아, 아리요             고귀한, 소중한, 지혜로운, 현명한 등의 의미가 있다.            강아지, 송아지, 병아리 등처럼  ‘작고 귀여운’ 의미도 있고,  …

10cm자로 30cm자를 몇 번에 잴 수 있을까.

올해는 특별히 관리도 못 했는데 오미자가 작년보다 1/3 정도 수확량이 늘었다. 노력에 비해서 결과는 좋은 편이다. 문제는 수확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오래된 고객들은 평소대로 주문하고 구매를 하고는 있지만, 남는 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동안은 주변 마을에 다소비가 되었다. 올해는 중국산이 채 수확을 시작하기도 전에 반값에 풀려 버리는 바람에 매년 구매를 하던 사람들도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 지금부터 …

밥먹는 손이 오른손

몇 년 전 조카 녀석이 4살 무렵, 놀이방을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어느 날 놀이방을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뚱보 아저씨 집에는 ~, 왼손 들어요, 오른손 들어요~’ 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재미있는 율동도 하고…, 그런데 한참 보다가 보니 뭔가가 이상하다. 다들 제각각이다. 선생님이 노래를 멈추고, 뭐라고 한참 아이들한테 설명을 한다. ‘오른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