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지나가기 – 들깨수확

깻잎을 먹으려고 집 옆 공터(?)에 조금 심어 놨는데, 키만 멀쑥하게 자라더니만 알을 맺었다. 얼마 되지 않는 양이라 바쁜 일에 밀리다 베는 시기가 조금 늦었더니만, 일찍 마른 놈들은 알이 다 빠졌다. 며칠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너무 이르면 알이 채 영글지 않고, 조금 만 늦어도 알이 다 빠지고, 게으른 농사꾼이라 허둥대기만 할 뿐 제대로 정리가 되는 게 …

가을걷이 – 2 / 들깨수확, 들깨

깻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면 베어서 말린다. 볕이 좋은 날이면 며칠이면 갈색으로 바싹 마르게 되는데, 이때쯤 자리를 펴고서 들깨를 틀어낸다. 들깨를 베는 시기가 조금 이르면 들깨가 충분히 익지 못하고, 늦으면 베어낼 때 들깨가 빠져나간다. 시기를 가늠하는 건 오랜 시간의 경험에서 나온다. 수천 년을 이어오면서 스스로 터득한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씨앗 틔우는 방법, 잎을 키우는 방법, 또 …

가을걷이 – 1 / 호박 말리기

오미자 말리는 향이 온 집을 진동한다. 은은한 한약냄새를 풍기면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며칠 더 말린 다음에 알 고르기를 해서 버릴 건 버리고 지푸라기나 먼지는 바람에 날려 버리면 된다. 먼 산엔 제법 물이 들기 시작한다. 이젠 가을걷이를 해야 한다. 들깨를 베어 말리고 털어내는 일, 늙은 호박을 썰어 말리는 일, 취나물 곰취의 씨앗을 받아 내는 일 등 …

겨울로 가는 산골 3 – 들깨 수확

순이 나면 깻잎을 따서 먹다가, 철이 지나면 꽃대를 내게 남겨 둔다. 깻잎을 먹을 욕심에 머리를 싹둑 자르면, 깻잎도 맛있는 들깨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순이 노랗게 물들고 마른 잎이 하나씩 생기면 베어 말린다. 갈색으로 순이 바싹 마르고 나서 깨를 털어내면 된다. 순이 너무 말라버리면 베면서 깨가 다 떨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를 잘 가늠해야 한다. [큰 …

수세미 / 수세미오이

어릴 때는 식용으로 하지만 성숙한 것은 섬유질의 망상조직이 과육 중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해면으로 이용하며 가을철에 지상 30cm 정도를 잘라 나오는 수액을 화장수로 이용한다. 수세미오이란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수세미를 만드는 오이라는 뜻이다. [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 그저 설거지 용도로만 이용되고, 다른 약리작용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버릴 것이 없는 놈이다. 각 부분을 다 약용하는데, 줄기, 열매, 어린 열매, …

블루베리의 변신

블루베리가 옷을 입기 시작한다. 며칠 전 비가 오기 전에 봤을 때는, 그대로인 것 같더니만 잠깐 비가 갠 틈에 가봤더니 색을 입기 시작한다. 그중 가장 큰놈부터 익기 시작해서, 알이 큰 순서대로 익어 간다. 그런데 블루베리는 작년처럼 장마 기간에 익기 시작해서, 맛도 그렇지만 수확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달랑 두 그루라서 보는 것으로 키우는 것이라 상관은 없지만, …

텃밭 – 3 / 방울토마토

심어 놓고 두 달 넘게 땅에만 붙어 있던 방울토마토는 2주 만에 무릎 위까지 올라왔다. 꽃도 피우고 열매도 달았는데, 그다지 믿음은 가지 않는다. 순을 잘라주고 해야 잘 자란다고 하는데, 먹어야 한다는 것보다. 키운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서 그런지 하루하루 자라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방울토마토 역시 무당벌레 놀이터다. 동생이 딸을 업고 몇 번 잡아보더니, 그냥 내버려 둔다고 …

텃밭 – 2 / 가지, 가지꽃

무당벌레(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지는 꽃도 잎도 보랏빛이 예쁜 작물인데, 병충해에 약해서 키우기 쉽지 않다. 그나마 무당벌레(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놀이터 삼아서 상처투성이다. 보이는 데로 잡아 멀리 보냈는데, 주변 감자밭에서 날아오는지 알을 낳은 흔적은 없는데, 며칠 새 심하게 장난을 쳐놨다.

텃밭 – 1 / 호박, 호박꽃

호박은 모종으로 옮기지 않고, 씨를 바로 심었는데, 순이 나면서 부터 비가 안와서 올해는 호박을 못먹겠다 했는데, 시간이 흐른만큼 못자란 것을 한꺼번에 자라려는지, 장마가 시작되면서 부터는 무섭게 자란다. 2주 만에 이정도로 자랐다. 호박은 수꽃이 암꽃보다 며칠 먼저 피는데, 갑작이 자라다 보니 수꽃은 이제 피려고 꽃대가 나오는데 벌써 피었다. 이러면 수정이 안돼 며칠 지나면 꼭지가 똑 떨어진다. …

블루베리가 자라는 모습

달랑 두 그루 사다 심은 거라,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꽃이 필 무렵 눈에 들어와서는, 관심을 받는다. 매일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꽃대가 나올 무렵, 꽃이 피었을 때, 꽃이 떨어졌을 때, 반 이상 자랐을 때의 모습이 각기 다르다. 여러 번 색을 바꾸면서 마음을 즐겁게 한다. 예전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었다는 말이 조금 이해가 된다. 6/11 오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