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봉오리

봉오리가 커지면서 겉껍질을 밀어내더니만, 오늘은 제법 속살을 내보인다. 긴 시간 숨죽이고 시간을 이겨낸 보답이다. 이제 한껏 부푼 꿈을 보여줄 때다. 작은 변화에서 큰 흐름을 만든다. 어쩌다 시작한 일이, 하다 보면 틀이 잡히고 탄력이 붙으면서 완전해진다. 처음부터 준비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조금씩 공을 들여 시간을 쌓아 가다 보면, 기회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기다림은 기다림으로 끝난다. …

생강꽃, 산동백꽃 / 산골에도 봄이 찾아온다

비켜 갈 것만 같던 산골에도 봄이 찾아왔다. 산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게 생강나무(산동백)고, 눈 속에서도 순을 내미는 건 초오다. 며칠 전만 해도 보일 듯 말 듯하더니만 제법 껍질을 벗었다. 진달래도 껍질을 밀어내고 있다. 계절이 지나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겨우내 묵었던 밭을 정리하고, 거름을 내고 새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눈이 내리기 전에 하다만 작업도 마무리 …

산딸기 / 덩굴딸기 효소 만들기

오래전부터 벼르던 일인데, 언넘이 무서워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올해는 큰 맘을 먹고 시작을 했다. 아직 덜 익었을 것이라 여겨, 바쁜 일부터 하느라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너무 익어 버렸다. 꽃이 피고 한 달 정도면 적당하게 열매가 익는 것 같다. 꽃을 본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성질 급한 것들은 썩었다.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어서, 조심한다고 …

덩굴딸기 / 산딸기 꽃

덩굴딸기 꽃이 피었다. 산딸기 중엔 가장 먼저 꽃이 피는 것 같다. 산에서 난다고 전부 산딸기로 부르지만, 산딸기라고 지칭하는 놈은 나무딸기다. 가끔 다른 종류도 만나긴 하지만, 우리 마을엔 나무딸기와 덩굴딸기가 많다. 덩굴딸기는 이름처럼, 어딘가를 의지해서 올라가거나 바닥에 깔려서 자란다. 그래서 덩굴딸기는 건드리기 무서울 때가 있다. 덤불에 이상한 짐승이라도 숨어 있을까 봐서, 봐도 못 본척할 때가 잦다. …

금낭화 / 진한 분홍빛 유혹이 춘심을 자극한다

이른 봄 우리 화단(?)에 제일 먼저 고개를 내민 놈인데, 새순을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 잊어버렸다. 꽃이 핀 걸 보면서도 인지를 못하고 지냈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다. 진한 분홍빛 유혹이 춘심을 자극한다. 금낭화는 오후 4~5시 정도, 넘어가는 햇살을 받을 때가 더 매력적이다.상큼한 풋내음을 풍기면서, 야릇한 메시지를 남긴다.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한다.족보(?)가 예사롭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한번 눈을 …

진달래 / 참꽃

겨울에 다 얼어 죽었나 했는데, 언제 봉오리를 냈는지 잠깐 쉬는 틈에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하다가, 봄이 오면 살짝 헛기침을 한다. 장갑을 벗어 던지고 똑딱이를 가지고 왔다. 이상하게도 입이 먼저 가서 한입 먹어 버린다. 본다는 것보다 먹는다는 것이 먼저인지, 한입 먹고 시작한다. 어릴 때는 참꽃이 필 때면 학교 갔다 오면 산이 놀이터다, 한 …

생강꽃봉오리 / 산동백꽃

아직 밤엔 영하로 떨어지고, 며칠 눈보라에 비바람이 거셌는데 꽃봉오리가 터졌다. 아직 꽃을 피우진 않았지만, 양지쪽엔 제법 모양을 갖춰간다. 화단에 수선화, 상사화가 한 뼘 정도 올라오고 나면 산에서 제일 먼저 보는 게 생강꽃(산동백)이다. 이젠 봄이 왔으니까 바쁘게 움직이라는 신호다. 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라고 하는 것은, 생강꽃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산동백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나무의 향이 독특한데 …

계절을 잊은 쑥갓 / 착각

지금 피는 시기는 아닌 것 같은데, 봄에 심어놓은 것에서 새순이 돋았는지, 그 씨앗이 싹을 틔워 자랐는지 모르지만, 계절의 흐름을 잊은듯하다. 다른 놈들은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고 겨울잠에 들었는데, 양지 바른쪽이라 착각을 했나 보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지혜롭고, 현명해지기를 바라지만, 그 순간에 무뎌지고 둔해져서 밋밋한 일상이 되어버리곤 하다가, 어느 순간 ‘그래, 이거야’를 외쳐 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

금낭화(錦囊花)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금낭화의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등처럼 휘어지고, 모란처럼 꽃이 아름다워서 등모란 또는 덩굴모란이라 부르기도 하며,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와 비슷하여 며느리주머니, 며늘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처: 다음 자연박물관/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도 가지고 있고, 양귀비과에 속한다고 …

매발톱꽃

꽃잎 뒤쪽에 있는 꿀주머니 모양이 매 발톱을 닮았다고 해서 매발톱꽃이라 한다고 한다. 잎의 모양은 금낭화 같기도 하고 초오 같기도 한데, 금낭화보다는 잎이 둥글고 초오보다는 잎이 크고 두껍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왠지 앙큼한 꽃이라 생각된다. 꽃의 화려함과 날카로운 발톱이라는 개운치 않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지 않다. 약하면 약한 대로, 강하면 강한 대로 나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