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새순

힘겹게 힘겹게 한 꺼풀씩 옷을 벗어 애를 태우더니만, 드디어 속살을 내어 보인다. 가시가 있어서 덥석 손으로 잡지 못하는데도, 두릅은 보자마자 손이 먼저 나간다. 남에게 빼앗기기 싫어서인지, 아무도 모르게 얼른 따 오려고 해서 그런지, 망설임 없이 손이 나가다 찔리고 만다. 그때야 가시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눈으로 가시를 보면서도 말이다. 생명력이 강해서 그런지 주변 정리만 잘해 주고 …

초오 / 산골의 봄

고로쇠가 끝나고, 생강꽃봉오리가 나올 무렵 산에서 만나는 새순이 초오다. 초오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생강꽃(산동백)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하면 고로쇠가 끝난다. 올해는 고로쇠는 늦게 나왔지만, 초오 새순은 예년과 비슷하게 나왔다. 지금부터는 한철 괴롭혔던 자리를 정리하고, 감자 심을 준비를 한다. 곰취 취나물 밭 겨우내 자랐던 잡초를 제거하고, 밭 주변정리 태우기, 거름 내고 밭 갈기 등 본격적인 산골의 봄이 시작되었다. …

오갈피 효소 만들기 / 오갈피 담기 / 토종오갈피

작년에 처음 담가 보고 두 번째로 담게 된다. 올해는 욕심을 많이 부렸다. 오갈피 열매만, 줄기랑 반반, 줄기만 이렇게 세 가지로 담가 봤다. 작년엔 줄기보다 열매가 많아서 그런지 특유의 향보단 열매의 단맛이 강했다. 줄기에서 정확히는 껍질에서 나는 향이 아주 좋다. 매운 듯 향긋한 냄새를 가지고 있는데, 효소를 만들면 갈색의 빛을 가진다. 오갈피는 줄기, 뿌리의 껍질을 약용한다고 …

탱자 / 탱자나무

탱자나무는 의식적으로 피하는 나무다. 예쁜 꽃을 피우고, 은은한 향을 품고 있고, 가을엔 노랗게 탐스러운 열매도 달리지만, 가시를 가져서인지 겁부터 나는 게 탱자나무다. 탱자나무를 잘 다듬어서 몽둥이(회초리) 만들어 놓으면 아주 그만인데, 다른 나무보다 잘 안 부러지고 가벼우면서도 맞으면 무지 아픈 나무다. 고집 센 샘이나, 개갬이 강한 놈이 만나면 부러질 때까지 패는데, 그러면 맞는 놈은 죽는다. 생각만 …

다래 / 다래나무

머루랑 다래랑의 그 다래다. 속은 잘라보면 키위처럼 생겼지만, 맛과 향은 다르다. 다 익으면 투명한 초록빛을 가지는데, 탱탱하던 표피가 쭈글쭈글해지면서 단맛이 강해진다. 서리를 맞고 나서 따게 되면 꿀맛이 되지만, 새, 다람쥐, 청설모 같은 놈들이 그때까지 두질 않는다. 맛있는 건 알아서 익는 족족 다 따먹어 버린다. 덜 익어서 먹으면 목이 간질간질해지는데, 손에 만지기 좋은 시기에 따서는 방에 …

으름 / 으름덩굴 열매

으름은 으름덩굴의 열매를 말하는데, 보통 으름이라고 한다. 항염작용이 뛰어난 약재로 알려졌는데, 염증완화에 도움을 주다고 한다. 열매가 익으면 가운데가 벌어지면서 하얗게 투명한 젤리처럼 생긴 속살이 드러난다. 어린잎은 말려 차(茶)로 마시기도 하고 나물로 먹기도 한다. 뿌리와 줄기는 이뇨제, 진통제로 쓴다고 한다. 예전엔 줄기로는 바구니를 짜기도 했다고 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철분이 풍부한 우유와 같이 갈아 마시면 철분의 …

제피(초피) 말리기 / 제피나무와 산초나무는 다르다

9-10월에 성숙한 과실을 따서 햇볕에 말려 열매껍질만 쓴다. 제피나무의 잎, 줄기, 열매, 뿌리를 다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항균, 항암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해독, 구충, 진통의 약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추어탕에 넣어 먹기도 하는데, 이는 어독을 해독하는 해독제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란다. 제피나무는 항균, 살충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공해에 약해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한다. 국내에만 자생한다는 말도 있고, 한국, …

야생 고사리

고사리는 독초로 분류되어 어떤 나라에선 먹지 않는다고 한다. 생고사리에는 티아미나아제(thiaminase)가 들어 있는데, 이것은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여서, 많이 섭취할 경우 비타민 B1 결핍증인 각기병(beriberi)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생쥐실험에서 발암인자(carcinogen)로 알려졌다고 한다. 대부분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말린 다음, 다시 삶고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식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한다. 고사리에 열을 가하고 물에 불리는 과정에서 해로운 …

올해 처음 나온 두릅 / 두릅

야지의 두릅은 벌써 나왔다는데, 우리 집은 이제 첫 수확을 했다. 오미자 밭 주변이나, 다랭이논처럼 생긴 밭에 언제부턴가 하나씩 나더니만, 제법 수확을 할 만큼 번식을 했다. 앞으로 2~3일 간격으로 보름 정도는 따낼 수 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돈으로 바꾼다는 말이 이상할 정도지만, 우리 어머님 봄철 유일한 수입원이다 보니, 오늘도 아침에 따 오셔서는 바로 돈으로 바꾸러 가셨다. …

봄나물 / 취나물 새순

마음은 아직도 겨울 같은데, 취나물이 제법 많이 올라왔다. 계절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인지, 잊고 싶은 것인지 모르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또 다른 맛을 찾아내는 것도 산골에 사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볕이 좋은 담벼락을 의지하고선 제법 많이 올라온 취나물, 새벽에 내린 비에 잔뜩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먼지투성이가 되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