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고사리 / 벌써 이만큼 봄이 지나가고 있다

산골의 봄은 새순이 나는 것을 봐야 가늠이 된다. 밤엔 영하로 떨어져서 얼음이 얼기도 하고, 서리가 내려서 새순을 폭 삶기도 하고, 때아닌 눈이 내려 힘겹게 땅을 뚫고 올라온 새순이 냉해로 말라버리기도 해서, 정상적으로 채취하고 나서야, 때가 지났음을 알 때가 있다. 올핸 유난히 변덕이 심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고사리가 벌써 쑥 올라왔다. 꺾을 때가 지난 것들도 눈에 보인다. …

생명 / 취나물 새순

밭매기 귀찮아서, 구멍이 뚫린 양파용 비닐을 사다가 멀칭을 하고선, 씨앗을 넣었다. 여태껏은 가을에 씨앗을 채집해서 말린 다음, 그 자리에 다시 뿌리거나, 창고에 보관했다가 봄에 뿌렸는데, 발아율이 신통치 않아서 올해는 휴면타파를 한 뒤 씨앗을 넣었다.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루에 담아 땅속에 묻어서, 겨울을 보냈다. 30~40cm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는데, 싹이 다 나 봐야 알겠지만, 구멍구멍 올라오는 모양을 …

두릅 / 두릅나무 새순

두꺼운 껍질을 벗어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뾰족이 순을 내민 지가 열흘이 넘었는데, 아직 속이 보이지 않는다. 껍질을 벗어내고 나면, 며칠 새 쑥 자란다. 하루 이틀 한눈팔면 너무 자라서 억세진다. 작년보단 이른 시작을 했는데, 시간이 하는 일이라, 얼추 때를 맞춰 간다. 두릅나무도 새순을 따는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가지를 잘라 줘야 한다. 그냥 야생상태로 놔두면 5~10년 자라면 …

곰취 / 취나물 새순이 나왔다

뾰족이 땅을 뚫고 올라오더니만, 며칠 새 많이 자랐다. 밤엔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인데도, 이겨내고 있다. 우리 밭은 아니지만, 집 근처라 묵혀 놓으면 풀이 우거져 보기가 민망해서, 곰취를 심어 놨는데, 그늘이 많이 지는 곳이라 풀 못 자라게 하는 구실만 한다. 집이건, 땅이건 사람 손이 가지 않으면 금방 못 쓰게 된다. 산골이라 한 뼘이라도 유용하게 사용하려고 하지만, 잡초가 …

흰노랑민들레

어중간한 놈이라고 시뻐하다가, 우리 집 근처에 많이 자라는 놈들이라서 이름을 찾아봤다. 정확한 이름을 알아보니 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흰노랑민들레”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토종이란다.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합쳐진 것처럼 보인다. 흰민들레는 요즘은 아예 없다. 약으로 한다면서 낯선 사람들이 와서 캐가는 바람에 사라져 버렸다. 이놈들은 집 근처에 자라고 있어서, 제초제 쳤다고 내 쫓아서 그나마 남아 있다.

땅두릅(독활) 효소 만들기

어린 새순은 나물로 먹고, 조금 억세지거나 커지면 그냥 두었는데 올해는 효소를 만들어 봤다. 산에서 나는 약초는 어느 것이건 좋겠지만, 집에 어른이 계시다 보니 약으로 쓸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키가 1m 내외로 자란 것들을 잘라다. 알맞은 크기고 자른 다음 설탕에 재어 담근다. 열매를 주로 담가 보다가 약초를 담그긴 처음이라 설탕의 비율을 일대일로 했는데, 나중에 효소를 보고 …

으름꽃 / 으름덩굴 꽃

으름 꽃이 한창이다. 막 새순이 나는가 했는데, 벌써 꽃을 피운다. 지난주에 새순을 따서 차를 만들었는데 하루하루가 다르다. 으름꽃은 암수한그루에 피는데, 암술과 수술이 따로따로 핀다. 작고 많이 달린 것이 수꽃이다. 수꽃에도 암술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으름은 어린 새순은 차로 만들기도 하고, 줄기는 목통이라 해서 겉껍질을 벗겨서 그늘에 말려 약용한다. 으름은 잎, 열매, 줄기, 뿌리를 약으로 …

야생 두릅

비가 온 뒤 새순이 많이 자랐다. 2~3일 뒤엔 따도 되겠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어머니가 따기 전에 먼저 따야 한다. 그래야 맛을 볼 수 있다. 돈으로 바꾸러 간다는데 맛보자고 조르긴 염치가 없어서 차라리 먼저 따야 한다. 봄철 어머님의 유일한 수입원이라 아무도 못 건드린다. 몰래 따지 않는 한. 그래도 이 시기엔 봄나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어서 좋다. …

땅두릅(독활) 새순 / 첫 수확

땅두릅이다. 독활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새순을 땅두릅이라고 하고, 뿌리는 독활이라고 구분한다고도 하는데, 우린 그냥 독활이다. 새순일 때만 나물로 먹고 이 시기가 지나면 나물로 먹지 않는다. 뿌리는 독활이라고 해서 약으로 이용한다. 뿌리를 약으로 쓸 때는 근육통, 하반신마비, 두통, 중풍의 반신불수 등에 많이 쓰인다. 줄기와 잎은 열내림약, 기침약, 염증약 등으로 이용되며 각종 풍을 다스리고 신경쇠약, 성기능저하, 신장병, …

곰취 / 취나물 새순

멀리 벚꽃 소식이 들려오는데, 아직 우리 마을은 꽃봉오리만 키우고 있다. 며칠 한여름 같더니만 나물이 제법 올라왔다. 지난주만 해도 몇 개씩 보이더니 온 밭 가득 파릇하게 새순이 올라왔다. 새순은 기다림 같은 설렘이 있다. 한껏 꿈을 꾸게 하는 묘한 힘을 가졌는지, 무엇을 하건 어떤 것을 생각하건 다 이루어질 것 같은 무한의 힘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에서 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