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잠깐 나온 볕에 물기가 마르고 나니까, 하얗게 분으로 치장한 머루가 보인다. 블루베리처럼 분칠하고선 속을 채우는지, 한껏 멋을 부린다.
햇살에 속이 훤히 비치지만, 당당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동안 병충해와 싸워 이긴 흔적들이 보이긴 하지만, 오랜 비에 이만큼 자란 것이 대단하다. 이번 태풍에 부실한 열매는 다 떨어져 버리고, 그중 강한 놈들만 남아 있어서, 사이사이 알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보인다.
장마가 끝나고 볕이 나기 시작하면, 서서히 색을 입기 시작한다. 오미자는 종류에 따라서 색을 입기 시작한 놈들이 뜨문뜨문 보이지만, 머루는 좀 더 있어야 한다.
머루 하면 같이 따라오는 다래도 제법 알이 굵어져서, 부실한 놈들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봤다. 머루, 다래는 첫 서리가 맞고 나서 쪼글쪼글해질 때 따서 먹으면 꿀맛인데, 물까치로 보이는 놈들이 그렇게까지 두질 않는다. 맛이 들었다 싶으면, 순식간에 다 따먹어 버린다.
올해는 일찌감치 그물망으로 머루밭을 덮어씌우려고 한다. 작년에 가장자리에 있는 머루를, 하루 새 다 따먹어서 물까치 떼의 무서움을 안다.
머루는 숙성시켜 진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술을 만들기도 하지만, 바로 따서 즙을 내먹는 걸 가장 좋아한다.
보름 전부터 칡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비가 오는 중에도 바람에 향이 묻어 온다. 칡꽃은 등나무 꽃, 아카시아 꽃하고 비슷하지만, 향기는 이들 중 가장 강할 것으로 생각한다. 집 주변에 온통 칡넝쿨이 자라는데, 집안 가득 향기가 배어 있다. 칡은 콩과의 덩굴식물로 꽃이 지면 콩깍지처럼 생긴 씨앗을 단다.
요즘은 칡을 일부러 캐지 않는다. 예전과 달리, 칡의 사용처가 사라졌기 때문인데, 신경 안 쓰고 그냥 두면 온통 칡넝쿨이 점령해서, 나무를 타고 오르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고, 덤불을 덮으면 한해만 지나면 칡넝쿨만 남는다.
넝쿨을 걷어서 가축을 주거나, 농사용기를 만들고 할때는 칡을 구경하기 어려웠다고 하는데, 요즘은 맘 놓고 자라서 무법자가 되었다.
칡이 자람으로써 주변의 밭이나, 산소에도 피해를 준다. 산돼지란 놈이 칡을 캐 먹으려고 온통 뒤집어 버리기 때문에, 수시로 뿌리 죽이는 약으로 죽이는데, 땅에 살짝 기대기만 해도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대응하기 쉽지 않다. 칡은 어릴 적 추억이 있는 친구 같은 존재인데, 천덕꾸러기에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칡은 암칡, 수칡이 따로 있는데, 암칡은 껍질이 얇고, 밝은색을 가지고 있다. 한 입 씹으면, 갈분가루가 뽁뽁 빠져나오는 재미가 좋았는데, 볼록하게 씹기도 어려울 정도로 입에 넣고는, 서로 쳐다보면서 낄낄거리곤 했었다. 갈분을 뽑아내는 것도 암칡이라고 한다. 수칡은 맛이 강하지만, 갈분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캐 먹지 않았다.
한나절은 넘게 한 뿌리를 캐 놓고는, 나누기를 하는데 나이 많은 순으로 나누다가, 그다음은 대장이 맘에 드는 순으로 나눈다. 그러다 보면 맛없는 부분은 대장한테 찍힌 놈한테 간다. 그래도 대장의 은혜를 무조건 받을 수 있는, 어린아이들은 씹기 편하고 갈분이 많이 나는 부분을 때어 줬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 옛 생각에 칡을 캐내다 말고 한입 먹어 보면, 그때의 맛이 나지 않는다. 입맛이 변했는지, 먹을거리가 풍부해져서 그런지, 조카 녀석들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은 칡냉면 한그릇 먹으면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꿀벌의 마지막 밀원 칡꽃
칡이 완전 애물단지만은 아니다. 칡꽃은 겨우살이 준비하는 꿀벌에겐 대량의 꿀을 모을 수 있는 마지막 밀원이다. 칡꽃이 지고 나면, 야생화, 약초의 꽃이 피긴 하지만, 칡꽃에서 겨울양식을 충분히 모으지 못하면,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토종꿀을 따는 시기는, 장마 전에 따기도 하지만, 칡꽃이 지고 나서 따는 게, 충분히 숙성되었기 때문에 좋은 꿀을 나눌 수 있다. 장마 전에 따면 칡꽃이 남아 있어서 나름 겨우살이 준비가 되지만, 칡꽃이 지고 꿀을 따면, 겨울양식을 충분히 남겨 둬야 한다. 보통 꿀벌 한통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양은, 5~6L 정도 된다. 이 정도면 충분히 겨울을 난다.(우리 집에서 남겨주는 양)
장마철이고 비가 온 뒤라서 안개에 싸여 있었지만, 대가람의 위엄에 압도되어 죄인인 양 한발 한발 내 딛는 걸음이 무거웠다. 금강문에서, 잘못했습니다(?)고 하고선 겨우 들어갔지만, 천왕문을 지나면서 가벼워진 발걸음은, 대웅전, 각황전을 보면서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전되듯 온몸을 타고 흐르는 법음을 들은 것 같다.
차례로 참배하고선, 각황전 석등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분이 위에 더 화려한 곳이 있다고 알려주신다. 적멸보궁, 계단을 올라야 해서 힘들다고 가지 않기로 했던 곳인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각황전의 화려함에 눈이 멀어 못 보고 올뻔했다. 연기조사의 지극한 효심이 배어 있는 곳으로 알려진, 사사자 탑이 있는 곳이다. 탑의 사방에서 네 마리의 사자가 탑을 머리로 바치고, 중간에 비구니가 탑을 이고 있는 형상이다. 연기조사의 어머님이라고 한다. 탑의 정면엔 탑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은 체 차를 올리는 모습이 보이는데,연기조사가 어머님께 차 공양을 올리는 모습이란다.
화엄사는 신라 진흥왕 때 인도에서 온 연기조사에 의해서 창건되었다고 알려졌는데, 1979년에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新羅 白紙墨書 大方廣佛華嚴經)’이라는 사경이 발견되면서, 연기조사는 황룡사 출신 승려이며 경덕왕(742~765) 때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고증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자료는 인도에서 온 승려라 소개를 하고 있어서, 무지한 사람으로선 혼란스럽긴 하지만, 중요한 건 화엄사의 위엄은 저절로 고개 숙이게 한다는 것이다.
산문 밖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선, 이제 집에 가자, 내일 산에 가야 한다고 사정을 했는데, 자꾸 산에 가자 그러면 지리산 종주 들어간다며 협박을 하더니, 이왕 3사 순례했는데, 방생까지 해야 구색을 갖춘다면서, 사우나 가서 샤워하고 남원 광한루 앞에 방생을 가자고 한다. 그러면 집에 보내 준단다.
방생하려면 물고기 사야 하잖아 했더니, 한방 쥐어박는다. 알려면 제대로 알라 한다. 요즘은 생태계 파괴하고, 오히려 물고기 죽이는 일이라서, 실제 물고기를 방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식이 뽀록남을 감수하고서, 집에 가야 함을 강조했지만, 자다 말고 실려왔기 때문에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샤워하고선 광한루로 향했다. 거리상으론 얼마 안 되어서 바로였다.
사랑의 무지개다리로 이름 붙여진 다리는 예전엔 분수가 솟았다고 한다. 정부의 에너지절약 정책으로 지금은 분수를 가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야경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제 집에 가나 했지만,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작전에 말린 듯한 느낌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계획되고, 허락된 납치(?)였다는걸 여기서 알게 되었다. 끈적하게 달라붙더니, 방생까지 마쳤으니 술 한잔해야 한다고 한다.
술 마시면 걸어서라도 간다니까. 술을 안 마시는 대신 강진의 다산초당을 가잔다. 평소 가 보고 싶었던 곳이라면서, 선택을 강요한다. 똑똑한 네비에 찍어보니까. 저기 땅끝이다. 멀다고 항변했지만, 통하질 않는다. 결국, 강진 다산초당을 다녀오는 것으로 1박2일의 짧은 여행이 끝났다.
생각지 못한 여행이었지만, 내가 가는 길 확인하고, 의지를 새롭게 각인한 시간이었다. 나태해져서 가는 길 잊고 있었는데, 화엄사에서 느낀 법음에 천리만리 멀어지던 마음을 바로잡았다. 순간순간에 통찰할 수 있기를 소원하면서, 순간순간에 나태해져 감을 알아채지 못함은, 지혜롭지 못한 결과라, 하소연할 때도 없다. 정신 못 차리고 있기 때문이다.
같이 간 친구의 마음을 모르진 않지만, 빛으로 가는 길목에서 발목을 잡을 사람이 될지도 몰라, 어쩌면 미워하게 될 것 같은 미안함이 있다. 머리를 깍진 않았지만,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고 있기에, 주변의 사소함은 묻어버린 지 오래다. 새삼 사라진 흔적을 다시 꺼내볼 만큼,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당신 마음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함에 가슴 아프다, 당신도 내 마음 같길 기도하면서, 온 마음으로 사죄한다.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무지한 사람이라 온전한 마음을 품지 못함을 용서하시고, 부디 금생에 성불하시길 법계의 모든 신령함을 빌어 함께 소원한다.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송이가 나는 철이라 집을 비우면 두 배로 손해가 나서, 송이 철에는 어지간하면 산에서 사는데, 자다가 새벽에 납치(?)당하듯 짐짝처럼 차에 실려서, 본의 아니게 3사순례에 언젠가 꼭 한번은 가 보고 싶었던 다산초당을 다녀왔다.
집에서 가까운 실상사를 시작으로 사성암, 화엄사, 남원 광한루 앞 사랑의 무지개다리의 멋진 야경을 보고선 강진으로 갔다. 집에 가자고, 오늘은 쉬었지만, 내일 산에 가야 한다고 사정을 했지만, 자꾸 산에 가야 한다고 하면, 바로 지리산 종주 들어간다는 협박에, 꼼짝없이 따라가야 했다.
처음엔 실상사 참배 후 지리산둘레길 3 코스 인월~금계 중 실상사 부근에서 마지막까지 둘레 길을 가려고 했단다. 너무 더워 삶길 것 같아서 봐 준다면서, 사성암을 가는 것으로 대신한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따라나서란다.
화엄도량 지리산 실상사
실상사, 마음공부를 하면서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다. 선종을 국내에 전파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던 대가람 이다.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은 이곳 ‘실상산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건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축소되었지만, 창건 당시의 가람은 팔전팔방(八殿八房)으로 대웅전, 약사전, 장육전, 명부전, 극락전 등 팔전과 만화(萬化), 현묘(玄妙), 적연(寂然), 청심(淸心) 등 팔방이 있고 그외 불이문(不二門), 해탈문, 천왕문(天王門), 만세루(萬歲樓), 종각 등의 당우가 대규모로 조영되었다고 한다. [출처: 다음백과사전]
화엄도량 지리산 실상사는 찬란한 신라불교문화의 숱한 문화재가 잘 보존된 천년고찰이다.
구례 사성암
실상사를 돌아서 지리산 뱀사골 계곡길을 따라 지리산을 넘어, 구례 사성암으로 갔다. 이곳은 원래 오산암이라 불렀는데,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원효(元曉)대사, 도선국사(道詵國師), 진각(眞覺)선사, 의상(義湘)대사 등 네 분의 고승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약사전 바위벽에 암각화로 남아 있는 약사여래는 원효대사가 선정에 들어 손톱으로 그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깎아지를듯한 절벽에 묘하게 지어진 약사전은, 그 정성과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소원바위에 오만가지 소원을 풀어놓고는, 섬진강 따라 펼쳐진 구례의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지리산을 병풍 삼고, 섬진강을 젖줄 삼은 이곳이 상빠라가 아닐까 하는 망념에 빠졌다. 참선하기 좋은 곳에서 망념이라., 픽~ 웃음이 났다.
도산선사가 수행했다는 도선굴, 바위틈에 끼워진 듯 서 있는 산신각, 지장전, 동맹이 하나하나를 주워 터를 만들고 건물을 올린 흔적에, 이 정도 정성이면 못 이룰 소원이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성암은 아래 주차장에서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길이 험하고 좁아서 위험하기 때문에, 개인차량은 출입이 통제된다.
섬진강 벚꽃길을 따라 내려가다 중간쯤 마을 정자에서 차 한잔하고는,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화엄사만 들리면 3사 순례라면서 화엄사로 향했다.
송이버섯은 음력 6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난다고 하는데, 우리 지역은 6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2주 정도 여름송이가 나다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난 뒤에,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가을송이가 나는데, 추석을 지나고 보름 뒤까지 날 때도 있고, 9월 중순까지 날 때도 있다.
송이버섯은 20년생 이상 된 소나무숲에서 나는데, 숲이 우거지지 않은 곳에서 많이 난다. 소나무밭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라 근처의 잡목숲에서도 난다. 소나무 뿌리를 타고 송이버섯 균이 자라기 때문이다.
여름송이 빛, 그늘, 바람, 습기가 적당한 곳에 있는 뿌리를 타고서 송이버섯이 나는데, 균사체가 형성되는 깊이는, 5~10cm 사이에서 형성되어 버섯을 키운다. 낙엽이 많이 쌓여서 지표면이 깊은 곳은 잘 나지 않은 편인데, 환경이 맞아서 나게 되면, 큰 송이버섯이 나온다. 평지보다는 약간 비탈진 곳에 많이 나고, 일렬로 줄을 세워서 버섯을 키워내기도 한다. 송이버섯을 따고 주변을 둘러보면 감탄할 정도로 좋은 장소가 많다.
송이버섯 향의 비밀 / 효능
송이의 향은 두 가지로 나는데, 하나는 원형 그대로 일 때 나는 향과, 상처(?)를 입었을 때 나는 향이 다르다고 한다. 성분도 다르기도 한데, 항암 성분이 포함된 향(맛)은 상처(요리하기 위해 얇게 자르거나)를 입었을 때 나는 향(진액)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송이의 향은 스스로 벌레들로부터 보호하고, 다른 균사체들로부터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항암(억제, 치료)효과가 90% 이상이고, 어떤 성분은 100% 억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항암목적으로 송이버섯을 약용할 때는 버섯을 우려내 먹는다고 한다.
항암효과 등 기타 성분의 변화가 피기 전 보다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라서, 항암 목적으로 사용할 때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등외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송이버섯을 채취학기 전, 채취한 뒤의 모습이 위에 사진 송이버섯 보관방법
장기간 보관을 할 때는, 개별적으로 냉동보관 하는 것보다는, 얇게 자른 다음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위에서 말한 송이 향기가 나는 원인에 있다. 일주일 이상 보관은 냉동보관하는 것이 맛과 향이 살아 있다.
냉장보관은 1주일 정도가 적당한데, 습도가 유지되는 조건에서 일주일 정도는 스스로 숨을 쉰다고 한다. 일주일 정도는 냉장보관해도 맛과 향이 변하거나 상하지 않는다.
송이버섯 구분방법
송이버섯은 우리 지역은 여름송이, 가을송이로 분류를 하는데, 장마철인 음력 6월 중순부터 1~2주 정도 나는 송이를 여름송이,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나는 시기에 한 달 정도 나는 가을송이로 구분을 한다.
맛과 향, 육질의 단단함 정도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데, 여름송이는 갓(머리)이 몸통보다 더 크고/굵고, 얇고 빛깔이 약간 흑갈색을 띠기도 한다.
가을송이는 몸통보다 갓(머리)이 약간 크고, 몸통 아래(뿌리)로 내려갈수록 더 커서, 안정적인 느낌을 받고, 빛깔이 유백색으로 보는 것에서 단단함을 느끼게 된다.
가을송이 국내산은 유통기간이 짧아서, 산에서 채취할 때의 색을 거의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산은 국내에 들어오는 시간차이에서 표면의 색이 검게 변하게 된다. 국내산 송이버섯도 일주일 이상 지나면 검게 변하지만, 그 정도가 덜하다.
상품을 구분하는 방법은 1~3등급, 등외품으로 나눈다. 갓이 피거나, 벌레가 먹거나 한 송이는 등외품으로 분류되지만, 사진에서 보는 여름송이처럼 갓이 막 피려고 하는 것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송이버섯 저렴하게 구매하는 요령
송이버섯은 가격이 비싸지만, 저렴하게 먹을 방법이 있다. 송이버섯을 입찰, 판매/요리를 하는 곳을 찾아서 등외품으로 분류된 것을 찾으면 된다.
따는 시기가 늦어서 갓이 핀 것, 벌레가 먹은 것, 기형으로 생긴 것 등인데, 그렇다고 못 먹는 정도가 아니다. 상품성이 떨어진 것인데, 갓이 펴진 것이 향은 더 강해서 요리할 때 넣어 먹으면 더 좋다. 이런 것들은 시기를 잘 맞추면, 상품의 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비싼 만큼 그 능력이 입증된 놈이다. 산골의 가을걷이 전 큰 수입원이기 때문에, 새벽부터 움직인다. 해마다 숲이 짙어지고, 나쁜 비가 많이 오거나, 이상 기온으로 송이밭이 줄어들고 있다. 작년에는 여름송이가 2주 정도 나더니만,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가을송이는 아예 나지 않았다. 올해는 가을송이를 기대하는데,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걱정이다.
장마 전에 캐는 게 좋은데, 올해는 시기가 이상해서 조금 늦었다. 씨감자가 좋아서 그런지 알이 제법 굵다. 먹기엔 조금 크다 싶을 정도여서 맛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종자가 개량되어서 그런지 크기와 상관없다. 예전엔 감자가 크면 맛없다고 삶아 먹지 않고, 볶아서 반찬으로 먹거나, 자반으로 만들어 먹었다.
감자를 캘 때 호미를 이용했는데, 캐다 보면 아이고~ 소리가 그냥 나온다. 호미에 감자가 찍혀 나오면, 우리 아버지 잔소리가 만만치 않아서, 안 그래도 감자 찍어서 속상한데, 주눅까지 들어서 호미에 계속 감자가 찍혔다.
요즘은 감자 골을 만들고 비닐로 덮어서 키우기 때문에, 비가와도 흙이 다져지지 않아서, 비닐을 걷어내고 손으로 살살 헤집고 감자를 캐면 된다. 옛날 생각해서 호미로 덤볐다간, 감자 알이 보통 주먹만 해서 무조건 찍는다.
땅속에서 굼벵이가 파먹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감자를 캐다 보면 굼벵이나 개미 지렁이가 나온다. 감자캐는 시기 / 감자 고르는 요령
감자캐는 시기는 감자를 심고 100일 만에 캔다는 말도 있지만, 기후에 따라 다르다. 감자는 90~110일 이면 다 자란다고 하는데, 감자의 종류에 따라서 자라는 시기가 다르다고 한다.
보통 6월 말에서 7월 초, 장마 전에 감자를 캐는 것이 좋은데, 감자를 캘 때가 되면 감자순이 누렇게 변한다. 이때부터 감자순의 잎이 마를 때까지 감자를 캐면 된다.
너무 일찍 캐면 감자는 매끈하게 잘생기고 색도 예뻐서 보기는 좋은데 매운맛이 난다. 감자잎이 누렇게 변하고 일부 마른 잎이 발생했을 때 캐면, 감자의 표피가 조금 거친 듯하면서 거북등처럼 살이 터진 흔적이 보인다. 이때의 감자가 알이 제대로 익었기 때문에, 삶아 놓으면 분도 나고 매운맛이 없다.
이런 감자는 너무 캐는 시기가 너무 늦어서 표피가 터져 버린 것일 수도 있고, 흔히 말하는 물감자일 수도 있다. 감자 심는 시기는 24절기 중 청명 무렵(4월 초) 심는데, 지역별 날씨에 따라서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감자를 심고 순이 누렇게 변할 때까지의 날짜를 계산해보면 90~100일 정도 된다. 감자순까지 말라버릴 때까지 놔두면, 감자가 상하기 시작한다.
감자 보관 방법
감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오래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신문지에 싸서 김치냉장고 같은 곳에 보관하면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늘에서 바람에 말린 뒤에, 종이 상자에 담아서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빛이 들어가게 되면, 감자의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게 되고, 충분히 마르지 않으면 싹이 난다.
감자의 싹이나 녹색으로 변한 부분엔 솔라닌이란 독성 물질이 있다고 하는데, 구토,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버리지 말고, 이 부분만 잘라내고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적당량은 몸속에서 치료제로 사용된다고 한다. 감자를 고를 때 녹색, 싹이 난 흔적이 보이거나, 물렁물렁한 감자는 고르지 않는 게 좋다. 너무 많은 양을 구매하지 말고 먹을 만큼만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저장시설이 좋아서 겨울에도 싱싱한 감자를 먹을 수 있다. 많은 양의 감자를 구매했는데, 일부 상하거나 못 먹겠다 싶으면, 버리지 말고 물속에 담가서 삭히면 된다.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삭힌 다음에, 손으로 뭉개서 냄새가 빠질 때까지 물을 갈아가면서 우려낸 뒤에 말리면 그것이 감자녹말이다. 요즘은 생감자를 갈아서 감자녹말을 만들기도 하지만, 예전엔 썩어가는 감자를 이렇게 삭혀서 감자녹말을 만들었다.
도라지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대를 내고 한참을 키웠는데, 며칠 전부터 하나씩 피기 시작한다. 도라지 꽃은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는 꽃이다. 몽환적 느낌이 싫어서다. 다른 꽃들은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데, 도라지꽃은 자꾸 가라앉게 된다. 보라색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도라지는 딴꽃가루받이(타가수정, 다른 꽃의 꽃가루로 수정하는 꽃)를 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대부분 식물도 근친교배를 피하려 한다고 한다. 다양한 유전적 변이개체를 만들어,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암술의 머리가 수술보다 높게 위치한다거나, 암술과 수술의 성장 속도를 다르게 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제꽃가루받이(자가수정)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도라지는 암술머리가 수술보다 조금 높게 있고, 수술이 먼저 성장해 꽃가루를 뿌리게 된다. 수술이 생명을 다하면 암술이 자라고, 암술머리가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꽃가루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아직 우리 밭에는 도라지 암술이 열린 놈은 없는데, 어쩌면 내일쯤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도라지 꽃은 5개의 손가락을 가진다. 꽃잎이 다섯 개로 착각할 수 있는데 꽃잎은 종 모양으로 하나인데, 끝이 삼각형으로 갈라진 것이다.
도라지 꽃이 핀 모습인데, 수술이 암술을 감싸고 있다.
수술이 먼저 자라서 꽃가루를 터트렸다. 막 수술이 터지며 꽃가루를 뿌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미 터져서 꽃잎에 붙어 있는 것이다.
수술이 역할을 다하고 나면, 암술이 자란다. 위에 있는 꽃을 오늘 찍은 모습인데, 수술은 시들어서 떨어지고, 암술이 자라고 있다. 내일쯤은 암술이 열린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번째, 여섯 번째, 마지막의 사진은 어딘가 닮았다. 꽃대가 나올 때, 꽃이 막 피었을 때, 수술이 생명을 다하고 암술이 자랄 때의 모습이 똑같다. 겉과 속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암술이 열린 모습] 바로 위 사진의 모양에서 하루가 지나면 이렇게 암술이 활짝 핀다.
도라지 재배 / 약용에 대한 정보
도라지의 뿌리 자람은 꽃망울이 생길 때부터이다. 이것은 꽃피고 종자 결실을 위해 모든 영양분이 종자생산으로 옮겨지므로 생기는 현상으로 꽃대가 발생하면 즉시 제거해 주면 뿌리가 14-15% 더 자랄 수 있다.
뿌리를 건조시킨 것을 길경(桔梗)이라 하여 약초나 산채로 이용해 왔으며 단백질, 지질, 당류, 회분, 철, 사포닌, 이뉴린, 회이트스테린, 프라티코디닌 등을 함유하고 있다. 기침, 거담, 해열진해, 배농의 치료제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항암효과가 있고, 식이섬유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하여 수요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료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오미자가 드디어 마지막 옷을 갈아입는다. 급속히 성장할 때는 수시로 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90% 정도 자란 시점부터는 천천히 자라면서, 속을 채우게 되고, 연한 녹색에서 점점 아이보리빛으로 바뀌게 된다.
마지막 변신을 하고 나서는, 오미자가 달린 꼭지부터 천천히 붉은색을 입기 시작한다. 햇빛을 받는 정도, 꽃이 핀 순서, 오미자의 종류, 야생에서 자라던 환경에 따라 익어 가는 순서가 달라진다. 속에서부터 붉게 물들어 가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표면에서부터 물이 드는 놈들도 있다.
사진으로 남기려고 알이 크고 고르게 달린 놈들만 찍어 왔는데, 토종오미자는 포도처럼 송송 알이 달리지 않는다. 드문드문 이빨 빠진 것처럼 달리고, 알의 크기도 다양해서 팥알만 한 것들도 많다. 사진에서처럼 고르게 알이 달리는 놈들은 30% 정도도 안 된다.
오미자가 익은 모습 (작년, 2009)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 잘생긴 개량종, 중국산 오미자와 상품 자체만으로는 비교가 안 된다. 이러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 오미자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심어놓은 면적에 비해서 수확량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개량종이라면 지금보다 세배 이상 수확이 되어야 정상이다. 오래전부터 캐내 버리고 개량종으로 바꾸자고 노래를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부터는 오미자 판매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양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 단골로 오시는 분들에게 판매되지만, 값싼 중국산 오미자가 가격으로 밀고 들어와서 작년부터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
가격을 낮춰서 달라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더 올리려고 한다. 무수히 많은 유혹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토종오미자를 지키고 싶다. ‘달라면 그냥은 줘도 가격을 낮추지는 않는다.’라는 것이 아버님의 생각이고, 40년을 오미자를 키워온 고집이기에 지켜 드리고 싶다.
안 팔리면 어찌하느냐고 하면, 식구들 먹고 지인들께 선물로 보내면 된다고 하신다. 우선은 다른 수입원이 있어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팔순 노인네의 고집과 자존심을 지켜 드리고 싶다. 일 년 농사지어서 돈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누가 들어도 웃는다.
장마가 끝나고부터는 오미자밭의 풍경이 수시로 달라진다. 그동안은 녹색의 옷을 입어서 보일 듯 말 듯했지만, 붉게 변하면서는 여기저기 숨어 있던 놈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마치 숨바꼭질하는 것 같다. 장마가 끝날 무렵 발생할 수 있는 흰가루병만 넘기면, 그다음은 신경 안 쓰고 놔둬도 된다.
머루의 성장 속도는 오미자보다 빠르다. 꽃이 떨어지고부터 3~4주 정도 지났는데, 성숙한 크기의 80% 정도 자랐다. 이제는 서서히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속을 채운다.
지금부터 1~2주 정도는, 머루 속에 침투한 벌레가 깨어나는 시기라서, 꽃이 피기 전, 꽃이 지고 난 뒤에 방제작업을 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안 되었을 때 머루 속에서 부화한 뒤에, 머루를 자양분 삼아 자라다가 밖으로 나온다.
머루를 관찰해보면 알 수 있는데, 갈색의 반점이 점점 커가면서 그 부분으로 벌레가 나온다. 햇빛에 비춰보면 머루 속에 벌레가 있는 놈들은 바로 표가 난다. 갈색의 점이 속에 보이는 것은 벌레가 들어 있는 것들이다. 며칠 더 계속관찰하면서 더 없으면 다행인데, 점점 더 보인다면 대부분 벌레가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사진은 벌레가 부화한 것인지, 외부에서 수액을 빨아 먹으려고 상처를 내서 그런지 구별이 안 되지만, 벌레가 속에 있을 때는 이런 갈색 반점이 햇빛에 비춰보면 속에 보인다 머루는 속에 벌레가 있는 것들은 이후에 아무리 방제작업을 해도 안된다. 부분적으로 발생했을 때는 그것만 따내어 버리면 되지만, 전체적으로 다 그렇다면, 포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벌레가 들어간 원인은 수정 시 알이 들어간 것으로 추측해 보긴 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고 있다. 벌레가 들어갈 수 있었던 원인으로, 머루를 뚫고서 속에 알을 낳았을 것이다는 제외되는데,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머루는 벌레가 수액을 빨아먹기 위해서 상처를 내면, 그 부분이 바로 상해서 농해 버리기 때문에 알이 부화해서 자랄 시간적 여우가 없다. 애벌레가 뚫고 들어갔다는 것도 가능성이 작은데, 상처 난 머루가 상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벌레가 자라질 못한다. 상처가 나면 여름철에 한나절만 지나면 농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좀 더 공부가 필요한데, 한해의 농사가 며칠 만에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병해의 하나로 새눈무늬병이 있다. 머루의 표면에 꼭 새 눈처럼 검은 반점이 생기는 병인데, 벌레가 든 것처럼 아예 망치지는 않지만, 머루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이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난 뒤로는 방어대책이 없다. 이것으로 한해 농사 끝이다.
새눈무늬병은 성장을 방해해서 이 정도 크기에서 더이상 성장을 못 하거나, 말라 버린다. 머루가 속을 채워가면서부터는 각종 벌레의 공격도 시작된다. 머루거위벌레, 갈색여치, 노린재, 무당벌레 등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는 벌레들의 주공격 대상이 된다. 머루 표면에 흠집을 내고 수액을 빨아 먹는데, 한번 흠집난 머루는 균이 침투해서 농하게 되고, 벌들의 공격목표가 되기도 한다.
70~80% 자란 상태에서 별다른 증상 없이 자란다면, 벌레의 공격만 막아 내면, 병해(세균)에 의한 수확감소는 없다.
지금 시기에 병충해 이외에 나타나는 현상은, 주로 토질관리를 못 해서, 밑거름이 약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다른 대책이 없다. 지금 나타난 현상을 기억했다가 내년 봄에 조절해야 한다. 지금 당장 조치한다고 해서 바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늦었다.
토양에 무기질 성분이 부족해도, 머루 병해 현상처럼 발생하기도 한다. 영양성분 부족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수확감소나 상품가치는 떨어지지만, 아예 망치지는 않는다. 무기물, 유기물 비료를 적절하게 맞춰줄 줄 알아야 하는데, 주기적으로 황토, 석회 등을 뿌려서 토양이 스스로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표본을 채취해서 검사 의뢰하거나 하면 되지만, 쉽게 아는 방법이 있다. 지렁이가 사는지를 살펴보면 되는데, 지렁이가 없다면 지렁이를 잡아먹는 두더지도 없고, 토양을 살려내는 미생물들이 없다는 소리다. 땅속의 균형이 무너지면, 어떤 작물도 키워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