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 오미자 첫수확 2010

날씨가 이상해서 그런지, 작년 이맘때는 수확을 끝냈는데, 올해는 이제 시작이다. 유난히 몸살을 많이 한 한해였지만, 생각보다 건강하게 익어서 다행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랫동안 우리 집에 오다 보니, 가족처럼 되신 분들과 첫 수확을 했다. 직접 따서 가는 것은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준비도 미흡하고 작업환경도 나빴는데,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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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만 골라 따야 한다던 7살 꼬마 아가씨는 어른들과 똑같이 오미자 따기를 해서, 힘드니까 이제 그만하고 내려가자 했더니만, 그릇이 다 안 찼다고 채워야 한다면서 오미자를 붙들고 낑낑대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대견하고 예뻐서 자가기 딴것은 따로 통에 담아서 들려 보냈다.

자기가 따온 건 무조건 다 가져간다면서, 봉지마다 채워 놓았지만, 차를 즐기시거나, 진하지 않게 음료로 하시는 분들은 30~50kg, 약으로, 차로 가끔 드시는 분들은 10kg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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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신 분 중에서 해마다 70kg씩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처음엔 찻집을 하시나 했는데, 워낙 식구들이 오미자를 좋아해서 음료로, 차로, 약으로 이용하신다고 한다.

이분들은 우리가 오미자 농사를 시작하고서부터 알게 된 분들인데, 이분들의 오미자 담그는 방법은 오미자, 설탕 비율을 일대일로 해서, 6개월 숙성시킨 뒤에 오미자를 걸러내고 다시 6개월을 숙성시켜서 담근지 일 년이 되면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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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시켜서 먹는 것은 기다리는 기쁨도 있지만, 설탕을 넣어야 해서 거부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설탕이 몸에 들어오면, 몸속에서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 인슐린, 칼슘, 비타민을 소모하게 되어 몸에 무리가 온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으로, 또는 이미 그렇게 하신 분들의 방법에서, 담근지 일 년 정도 되어야 설탕이 분해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미자, 머루 등 과일을 발효시키는 효소의 분해작용으로 설탕이 분해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직 정확한 연구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일 년이 지난 다음 먹게 되면, 설탕의 단맛이 없어지고 오미자, 머루 본래의 맛이 살아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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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둘러보지도, 이웃 블로그를 방문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오미자, 머루 수확이 끝나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오미자, 머루를 봐서는 수확 끝날 때까지 비가 오지 말라 하고,
송이버섯을 생각하면 비가 좀 왔으면 하면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요즘 이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고향 잘 다녀오세요. ^^

짧은 인사로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미자 / 오미자 수확시기 결정

오미자 수확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일주일 전 상황에선 아직 멀었다고 판단했는데, 밤낮의 기온차이가 심하다 보니, 빠르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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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나고 바로 수확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같은 밭이지만, 야생에서 옮겨온 거라, 조금씩 시기가 달라서, 길게는 열흘 정도 차이가 난다. 올해는 송이채취시기와 맞물려서, 일손이 바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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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농장이라서, 가족들이 수확해도 충분했는데, 아무래도 수확방법을 바꿔야 할까 보다. 올해는 오미자, 머루를 직접 와서 구경도 하고 따가기도 하는 방법으로 해보려고 한다.

아직 안내나, 방법 등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하다 보면 방법이 나올 것이다. 이미 반 정도는 예약이 끝난 상태라서, 이 부분은 사람을 구해서라도 수확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나머진 농장 구경도 할 겸, 나들이 겸 직접 농장의 규모나 상황을 보고서 결정하도록 하고 싶다.

오미자 수확시기

오미자는 꽃이 피고 나서 120~125일 정도에 수확하게 되는데, 9월 10~15일 사이가 된다. 지역별 날씨나 환경에 따라 며칠씩 차이가 나지만, 대부분 추석 전후가 된다. 이 시기가 지나면 오미자가 너무 익어서 수확하기 어려워진다.

오미자 수확시기결정은 오미자의 성장상태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손으로 만져서 말랑말랑해지기 시작하면 수확을 한다.

우리 집 새 식구 / 강아지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 왔다. 이제 막 젖을 뗀 강아지 두 마리, 어미가 젖을 먹이지 않으려 한다면서 얼른 가져가란다고, 동생이 번개같이 데려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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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네 집은 개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 매번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 그동안 식구가 되었던 놈들은 삽사리, 풍산개, 진돗개, 시추, 아이리시 세터 깜장이 한 놈, 그중 가장 똑똑하면서 성질 까칠하게 굴던 놈은 풍산개다.

삽사리는 첫정을 준 주인을 평생 못 잊는다는 말이 있듯이, 동생에 대한 충성심만 대단했다. 가족들은 그냥 가족일 뿐 충성의 대상은 아니었다. 어른들 말로는 예전의 삽사리는 용맹하고, 짐승들 보면 혼을 내주고 그랬다고 하는데, 요즘 삽사리는 순둥이라서, 주먹만 한 강아지한테도 겁을 먹고는 도망 다니곤 했다. 덩치는 송아지만 한 놈이 주먹만 한 강아지한테 놀라 도망 다니는 걸 보면 속 터진다.

삽사리 키우는 다른 분들에게 물어봐도, 지금 삽사리는 다들 순둥이라고 한다. 하긴 그 덩치에 사납기까지 하면 통제가 안 되긴 한다. 결국, 우리 집에서 못 견디고, 머리 깎고 절로 들어갔다. (아는 스님이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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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는 특정 한 사람에게 충성하는 게 아니라, 가족들에겐 절대 충성이다. 다른 집 사람들은 알지만, 친하게 지내긴 하지만, 식구가 아니라서 집이 비었을 때 집에 들어오려고 하면 일단 저지부터 한다. 그래도 안되면 으름장을 놓긴 하지만 물진 않았다. 단, 집에 들어왔다가 뭔가를 들고 나가면, 못 나갔다고 한다.

사냥도 잘해서(?), 뭔가를 잡아서 오는 게 아니라, 먼저 보고 쫓아버리고 온다. 산에 데리고 다녀 보면, 어떨 땐 혼자서 멀리 갔다가 오곤 하는데, 그럴 때 따라가 보면 노루가 열심히 도망가는 게 보이곤 했다. 끝까지 쫓아가진 않고 시늉만 하다가 오곤 해서, 아무래도 개가 멍청한 놈 같다고 동생한테 얘기했더니, 풍산개, 진돗개는 영악해서 사냥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주인보다 한발 먼저 가서, 쫓아 버린다고 한다. 동생의 말이라 다 믿지는 않지만, 일단의 정황으론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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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세터 종인 깜장이, 새로 식구가 된 놈들하고 같은 종인데, 어미가 3일 만에 죽어서 집에 데려다 키운 놈이었다. 사냥개의 습성을 못 버렸는지, 혼자 자랐는데도 성견이 되어선 사냥을 하곤 했다. 풍산개는 쫓아버리는데, 이놈은 끝까지 쫓아서 잡아 왔었다. 영리하고, 활동성 강하고, 순종적이고 풍산개와 비교에서 우열을 가지지 못할 정도로, 정이 많이 갔던 놈이다.

애교까지 겸비해서, 무뚝뚝한 풍산개에 비해서 키우는 재미는 있는 놈이었다. 풍산개가 갱상도 남자에 비유한다면, 아이리시 세터는 서울아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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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식구가 된 이놈들의 아빠견은, 옆집 아줌마가 러시아에서 시집오면서 데리고 온 놈이고, 엄마견은 산골 처녀였는데, 순식간에 눈이 맞았다고 한다. 이번이 첫 번째 아가들이라고 하는데, 기대가 크다.

아직 더 배울 것들이 많은데, 주인아저씨가 더 정들면 힘들다면서 젖 떼자마자 데려가라고 한 것이란다. 그래도 둘이라서, 덜 외로운지 밤에 울지는 않는다. 오늘이 삼일째인데, 먹고 자고 만 하더니 제법 마당에 뛰어다니면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고 서로 적응해 가는 것은 기다림을 전제하지만, 설렘과 기대감에 한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백을 준다. 일상화되어 무디어진 감정을 자극하고, 나태해진 느낌을 다듬어서, 얼마간의 시간은 풍성한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취나물 / 취나물꽃, 참취꽃

사용자 삽입 이미지봄나물의 대명사 취나물 꽃이다. 이른봄 새순이 올라올 때부터, 파릇한 생동감을 주는데, 눈 속을 뚫고서 나온 취나물, 곰취를 보면 강한 생명력에 감탄하게 된다. 맛도 느낌도, 초봄 산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렇다고 마음대로 뜯어 먹지는 못한다. 어머님의 유일한 수입원이기 때문에 아무도 못 건드린다. 식구들 삼겹살 먹는다고 하면, 나물은 사서 먹어야 한다고 미리 으름장 놓으신다.

취나물, 곰취가 봄맞이하고, 한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꽃대를 내고부터는, 나물로서의 역할은 끝난다. 꽃대를 내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면 키가 1~1.5m 정도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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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를 닮아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들국화로 오해하는데, 꽃만 따서 보면 구분을 못 한다. 특유의 향기를 맡아 보지 않고는 모른다. 9월 말, 10월 중순까지 꽃을 피워내지만, 일찍 핀 꽃들은 씨앗이 여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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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의 번식은, 뿌리를 캐서 옮기거나, 씨앗으로 심는데, 캐서 뿌리나눔하는 것이 빠르다. 초봄에 씨앗을 뿌리기도 하지만, 씨앗을 따서 말린 뒤에 바로 뿌려서, 야생에서 겨울을 나게 하는 것이 발아율이 높다. 더덕씨앗처럼 뿌린 뒤에 갈고리로 살짝 긁어서 흙을 덮는 듯 마는듯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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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머루 수확이 끝나고 나면 더덕, 취나물, 곰취 씨앗을 따서 말리는데, 씨앗을 뿌리고 나면 산골의 가을은 끝이 난다.

가을이 끝나고부터는 여름에 봐 두었던, 말굽버섯(참나무, 고로쇠나무)을 따러 간다. 아직 제값을 받고 돈으로 바꿔본 적은 없지만, 열심히 모아 뒀다가 필요한 사람 있으면 몽땅 싸준다. 산골에서 크게 인심 쓰고, 생색낼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더덕 / 더덕꽃

지루한 장마가 언제쯤 끝이 나려는지 기약이 없지만,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지, 결실의 계절로 가는 것만은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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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처럼 생긴 더덕꽃은 다른 벌들보다는, 말벌류가 많이 찾는다. 꿀벌이 찾지 않는 것은 없는데, 더덕꽃에 드나드는 것은 보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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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지고 나면, 오각형 모양으로 씨방을 만들고 노랗게 색이 변하기 시작하면 씨앗이 여물어 간다. 씨앗이 다 익으면 중간 부분이 살짝 열리면서 씨앗이 쏟아져 나온다. 씨앗은 작은 날개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도 하지만, 그리 멀리는 못 가고 원래 살던 곳 근처에 모여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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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의 발아율은 자연상태에선 그다지 높지 않다. 새나 다람쥐 등 동물들이 다 주워 먹어서 그런지, 그대로 두며 이듬해 새순이 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씨앗을 따서 말린 다음, 이듬해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뿌린다. 뿌린 뒤에는 깊게 묻어 버리면, 싹이 안 난다. 갈고리 같은 것으로 살짝 흙이 덮일 듯 말듯 뿌리는 게 요령이다. 그런 다음, 새나 동물이 주워 먹지 못하도록, 가랑잎이나, 솔 갈비를 덮거나, 촘촘한 망을 덮어씌워 놓아야 발아율이 높다. 그래도 6,70% 새순이 나면 성공한 거다.

더덕을 화단에 심어 놓으면, 오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머루 / 장수말벌의 머루밭 습격

머루가 익어간다. 물까치의 공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찌감치 그물망으로 온 밭을 씌웠지만, 태풍이란 놈의 장난으로 반정도 떨어져 버리고, 그나마 남아 있던 것들을 장수말벌이 놀이터 삼아 공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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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말벌/말벌이 한번 흠집을 내고 나면 꿀벌, 이름을 모르는 크고 작은 벌레, 노린재, 여치류 등 진액을 빨아 먹는 놈들이 뒤따라서 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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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오미자랑 같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단내가 나기 시작하면 꿀벌도 놀이터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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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길어서 그런지 예년보다 그 정도가 심한데, 기온은 높고 야생화나 먹을거리가 이젠 없어서 올해는 유난히 심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익었다 싶으면 상처를 내서는 파먹어 버리고 있다.

첫 서리를 맞고 나서 수확을 하며 꿀맛이 되는데, 그때까지 벌들이 그냥 두질 않는다. 오미자 보다 1~2주 정도 뒤에 수확한다.

오미자 / 오미자의 마지막 변신

올해는 작년보다는 늦게 옷을 갈아입었다. 오랜 장마에, 태풍에 1/3 정도가 떨어져 버렸다. 태풍에 오미자, 머루가 떨어져 나가기는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태풍 매미때도 열매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는데, 오랜 장마의 끝이라서 그런지 이번엔 맥없이 떨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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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래저래 피해를 많이 입게 된다. 새순이 나고 나서 눈이 오고, 날씨가 추워져서 얼어버리더니, 열매가 익을 무렵엔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 버렸다.

하늘이 하는 일이라 원망할 곳이 없다 보니, 그저 체념하고 남아 있는 놈들이 충분히 빛을 볼 수 있도록 정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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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속상해서 밭에도 안 가고, 블로그도 안 둘러보고 있다가, 이번 주부터 오미자밭이랑 주변에 풀을 베고 정리를 하고선, 마음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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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가 익어가는 속도로 봐서는 추석을 지나야 수확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계속 빛이나 준다면 더 빨라질 수는 있지만, 작년 기준으로 8월 중순 정도의 상태라서 열흘 정도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올해는 값싼 중국산으로 가격경쟁을 하자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배 아픈 사람들이 많다 보니 조금 긴장이 된다.

수세미 / 수세미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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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식용으로 하지만 성숙한 것은 섬유질의 망상조직이 과육 중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해면으로 이용하며 가을철에 지상 30cm 정도를 잘라 나오는 수액을 화장수로 이용한다. 수세미오이란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수세미를 만드는 오이라는 뜻이다. [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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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설거지 용도로만 이용되고, 다른 약리작용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버릴 것이 없는 놈이다. 각 부분을 다 약용하는데, 줄기, 열매, 어린 열매, 꽃 등 모든 부분이 각기 다른 용도가 있다고 한다.

방울토마토를 사오면서, 세 포기를 사다 심었는데, 한동안 자라지 못하더니, 꽃이 피고 열매를 달아야 하는 시기가 오니까 무섭게 자라서, 제법 큰놈을 키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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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길이었지만, 우리 집이 지어지고 나서는 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올해 텃밭으로 용도변경(?) 해서 심어 봤는데, 두 달 넘게 땅에만 붙어 있어서 거름을 안 해서 그런가 싶어, 포기하고 있었던 놈인데, 생각보다 예쁜 꽃을 피운다. 가꾸지 않은 땅에 심어놨는데도, 끈질긴 생명의 책임을 충실히 이어 가는 기특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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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손가는 일을 안 하는 게으른 촌놈이라서, 아기자기하게 이것저것 심어 가꾸지는 못하는데, 동생이 여기저기 구석구석 심어 놔서, 어쩔 수 없이 관심을 주게 되었지만, 하루하루 변해가는 모습에 재미를 느낀다. 내년엔 좀 더 넓은 면적에 다양하게 심어 볼까 생각 중이다.

산골에 사는 놈이 몸을 움직여야 먹고 사는데, 꼼지락거리는 걸 싫어해서, 어떻게 먹고 살라고 하느냐고 걱정을 듣지만, ‘하기 싫음’이 발동하면 밥도 안 먹고 처박혀 있는 성격이라서 뭔가 특별한 조치를 내야 한다. 아버님 말씀으로 배가 안 고파서 그렇다고 하시는데, 사실 배는 항상 고프다.

심하게 고쳐도 되니까, 전문가(?)를 초빙해야 할까 싶다.

꿀벌 이야기 11 – 일상 2 / 여왕벌의 퇴출, 산란능력

여왕벌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집단을 이끌어 가는 힘이 있다. 특별히 집단을 관리한다거나, 미세한 부분까지 직접 통솔하진 않지만, 산란능력, 여왕벌만의 향기(페로몬) 이 두 가지만으로도, 집단 자체를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종족 번식의 책임이 있는 만큼 꿀 모으기, 육아, 관리의 일은 못하지만, 집단의 수장으로 대접을 받고 보호받는다. 병들거나, 늙어서 산란하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거나, 꿀벌들이 먹이를 주지 않아서 굶어 죽게 된다. 여왕벌의 가장 큰 임무이자,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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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이 직접 자신의 여왕을 죽이는 일은 없다. ‘꿀벌의 일생 2, 일상/죽음 – 여왕벌의 죽음‘ 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꿀벌이 여왕벌을 죽이는 경우는 침입자, 먼저 나온 형제 여왕벌의 사주에 의한 것 이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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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여왕벌은 두 가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결혼 비행에 실패했거나, 시기를 놓쳐 교미를 못해 산란능력이 없어서 쫓겨났거나, 두 번째로는 교미는 했지만,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산란능력이 떨어져서 스스로 물러났거나 쫓겨난 경우이다. 엉덩이의 모양으로는 가득 알이 들어 있는 상태로 보이는데, 확실하지 않은 것이 많이 먹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통 밖으로 나와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옮겨와 사진을 찍었는데, 여왕벌이 벌통 밖에서 보인다는 것은, 여왕벌들과의 싸움에서 졌거나, 산란을 못해서 쫓겨난 경우다. 상태도 좋지 않아서 뛰듯 날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날갯짓도 못하고 엎드려 있다가 죽었다. 한번 나온 여왕벌은 다시 들어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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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벌통에서 발생한 일인데, 이 여왕벌이 있던 벌통은 올해 분봉한 벌통이라고 한다. 태어난 지 4개월 남짓 살다가, 여왕벌의 책임을 못하고 일생을 다했다.

벌통 안을 확인해보니, 유충을 키우는 흔적이 없다. 이 벌통은 수장을 잃어버렸고, 대체할 여왕벌이 없어서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진다. 인공적인 방법으론 다른 벌통과 합치는 것뿐인데, 이 과정에서 자칫 기존 벌통의 반발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두통 다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여왕벌을 잃어버린 벌통은 자생의 수단으로 꿀벌(일벌)의 산란본능이 살아난 상태라서, 다른 벌통으로 합치는 시기를 놓쳤다. 꿀벌은 생식 기능이 퇴화하여서 산란능력은 없지만, 여왕벌이 방출하는 페로몬 향 때문에, 산란본능조차 상실한 체 살다가, 여왕벌의 능력이 떨어지면 살아나게 되는데, 이때는 어떤 조치도 불가능하다. 강제로 소멸시키던가, 살만큼 살다가 소멸하게 놔두는 방법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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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상하게 여왕벌의 산란능력이 떨어져서, 우리 집은 새롭게 분봉한 꿀벌이 없다. 옆집도 토종벌을 키우는데, 올해 5통만 새로 분봉을 했다고 한다. 해마다 20여 통씩 분봉을 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꿀벌이 힘을 못 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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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사라진다는 뉴스나, 이야기는 들었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전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이는데, 예년보다 달라진 것은 없다. 관리능력이나, 벌통 주변환경은 해마다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는 않는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 보니, 벌을 지켜보는 것이 두렵다.

작년에 겨울을 나기 시작한 벌이 10통이었는데, 3통은 겨울을 나지 못했고, 여왕벌을 키우는가 했는데, 일도 못하고 여왕벌을 키우지도 못하고 있다가 도망가거나, 사라진 벌이 4통, 지금은 3통만 남았다.

다행히 한통 정도는 벌꿀을 딸 수 있을 것 같은데, 몽땅 식량으로 남겨 둘까, 조금이라도 따서 나머지 벌통의 겨울 양식으로 나눠줄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꿀벌(일벌)의 산란능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태인데, 꿀벌도 알을 낳을 수 있지만, 무정란이기 때문에 수벌만 나와서, 꿀을 따오는 등의 일을 못하기 때문에, 집단이 소멸한다는 의견도 있고, 꿀벌은 산란능력이 퇴화하여서 아예 산란을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버님의 관찰로는 꿀벌이 알을 낳아서 기르는 일도 있었다고 하시는데, 이때는 꿀벌보다 작은 체구를 가진 수벌이 태어난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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