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봄 소식 1 / 버들강아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간의 흐름은 어떤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마력을 가졌는지 산골에도 봄이 찾아왔다. 추워도 너무 추워서 겨울만 계속될 것 같더니만, 개울을 따라 모여 있던 버들강아지는 벌써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봄의 전령사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아는지, 일찍 핀 놈들은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잔뜩 움츠리고 있던 밭에도 묶은 옷을 벗어서 태우느라, 바람이 없는 날엔 구수한 냄새가 날아다닌다. 담벼락 밑에는 성질 급한 쑥이 제법 올라와 있다.

생동하는 봄, 파릇한 기운을 머금고 또 한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에서, 산골에도 봄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경칩 (驚蟄) / 봄이오는 소리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라고 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냈던 만큼, 따스한 햇볕이 반가운 봄이다.

보름 전 절기인 우수 이전부터 고로쇠나무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경칩을 절정으로, 1주일 뒤부터는 더는 고로쇠 수액이 나오지 않는다.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자양분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단에 씨앗을 내려 자라기 시작한 단풍나무에 고로쇠 수액이 달렸다. 게으른 촌놈을 구슬려 한해를 시작하기 위함인지 방울방울 생명을 담고 있다. 연꽃 봉오리처럼 보였다가 올챙이처럼 보이기도 하는 분홍빛 연서(戀書)를 보낸다.

취한 듯, 꿈꾸듯 한동안 바라만 보게 한다. 사춘기적 처음 받고선 콩닥거리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어, 한동안 얼음이 되었던 것처럼 묘한 설렘을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봄이오는 소리에 기지개를 켜고 큰소리 내어본다. ( 야~호!!! –; ^^ )

경칩을 지나고 1주일 뒤부터 고로쇠 수액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고로쇠 수액은 기압차이(온도변화)에 의해서 나오게 된다. 밤에는 영하 3~5도, 낮에는 영상 5~10도 정도 차이가 나는 날 나오게 되는데, 밤에 나무 끝까지 수액이 올라갔다가, 영하로 내려간 기온 때문에 얼어버리게 되고, 낮에 수액이 녹으면서 팽창하게 된다. 이때 상처/홈을 통해서 수액이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영상/영하로 며칠만 계속되어도 고로쇠 수액이 나오지 않는다.

가득가득 넘쳐 나는 2011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지만 추워도 너무 춥다. 지난 연말에 내린 눈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온건 어릴 적 말고는 기억이 없다.

버스가 다니는 큰길까지 1km 정도가 되는데, 일일이 힘으로 밀어서 치워야 한다. 혜택(?)을 받을 만큼의 규모도 아니고, 워낙 협곡이라서 농사를 크게 짓지도 않다 보니, 대체할 장비도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눈이 오면 마을 어른들의 일과가 눈 치우는 일이다. 아침을 먹고서 치우기 시작하면, 점심때가 지나서 끝이 난다. 눈을 치우는 날은 마을운영비(?)로 점심을 먹는다. 약주가 한 잔씩 들어가고 흥이 나기 시작하면, 어릴 적부터 듣던 소리를 듣게 된다. 아직 그 이야기 속에 섞이거나, 어울릴 정도가 아니라 밥을 먹곤 살짝 빠져나오기도 하지만, 산골사람들의 겨울나기다 보니 그 속에서 오래된 지혜를 볼 때도 있다.

어느 골짜기에 어떤 약 나무가 있고, 어느 능선엔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하는 장소가 있다. 집 뒷산 어디쯤엔 송이가 많이 나고, 앞산 넘어 골짜기엔 말굽버섯이 자란다는 이야기는 이젠 내가 듣고 기억해야 할 것들이다. 내 나이보다 오래된 바위나, 나무의 사정은 이럴 때가 아니면 듣기가 어렵다.

감사한 것은 아직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갈길 헤매는 나를 위해서 틈만 나면 오래된 이야기들을 해 주신다. 젊은 놈이 다시 돌아온 산골이 낯설지 않게 해 주기 위한 마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갈길 먼 겨울이지만 지금 할 일은 지금 해야만 기다리는 봄이 온다. 이젠 잠에서 깨어나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처음을 시작하려 한다.

못난 촌놈 이야기 들어주시는 이웃 님들께 새해 인사로 대신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가득가득 넘쳐 나는 2011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산국 山菊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국山菊

꽃은 두통이나 현기증에 약용으로 사용하며, 술을 담그는 데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 어린순은 나물로 한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다.
[출처:국가생물종지식정보]

감국甘菊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감국은 따로 있다. 산국은 꽃의 지름이 1.5cm로 작고 옹기종기 모여 피지만, 감국은 지름이 2.5cm 정도로 크고, 들국화처럼 드문드문 꽃을 피운다.

차로 즐기기 위해서는, 살짝 쪄서 말린 다음 이용한다. 야생에서 감국은 요즘은 보기 어렵다.

오갈피 / 오가피 꽃, 열매

오가피나무라고도 하는데, 나무의 껍질과 뿌리를 약으로 쓴다고 한다. 5월과 10월에는 나무줄기를, 10월에는 뿌리를 채취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약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오가피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보하여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므로 사지마비, 구련, 허리와 무릎의 연약증상, 하지무력감, 골절상, 타박상, 부종 등에 쓰인다. 약리작용은 면역증강, 항산화, 항피로, 항고온, 항자극작용, 내분비기능조절, 혈압조절, 항방사능, 해독작용이 보고되었다. ”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는다.”

달여 마시면, 약간 매운듯한 맛도 있지만, 향이 좋아서 음료대용으로 이용해도 좋다. 열매, 줄기, 뿌리 전부 버릴 것이 없다. 한꺼번에 효소/술을 담기도 하고, 따로따로 담기도 하지만, 술로 담가 먹는 것도 좋다고 한다. 단, 뿌리는 너무 독해서 처음 먹는 사람은, 농도를 조절해서 먹는 것이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줄기, 뿌리는 볕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렸다가 사용하면 된다. 비닐봉지 등 통풍이 안 되는 곳에 두면, 벌레가 생겨서 껍질을 다 먹는다. 뿌리, 껍질을 약으로 쓴다고 하는데, 사실 껍질을 벗겨 낸다는 것은 힘들고 줄기째 사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생 오갈피를 캐다가 오미자 밭 주변에 심었다. 산돼지, 노루의 습격(?)이 잦아서 울타리 대용으로 심어 놨었는데, 산돼지는 산돼지대로, 노루는 노루대로, 다들 맘대로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 식구들만 맘대로 다니지 못하게 되어서, 부분부분 잘라서 팔기도 하고 선물로 보내기도 한다.

인삼과 비교해도 그 약리작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가피나무/열매엔 유난히 벌레가 많이 달라붙고, 꽃이 피면 각종 벌이 모여 산다.

겨울로 가는 산골 3 – 들깨 수확

순이 나면 깻잎을 따서 먹다가, 철이 지나면 꽃대를 내게 남겨 둔다. 깻잎을 먹을 욕심에 머리를 싹둑 자르면, 깻잎도 맛있는 들깨도 얻을 수 없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순이 노랗게 물들고 마른 잎이 하나씩 생기면 베어 말린다. 갈색으로 순이 바싹 마르고 나서 깨를 털어내면 된다. 순이 너무 말라버리면 베면서 깨가 다 떨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를 잘 가늠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큰 사진 보기 > 사진 클릭]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잘났다고 건방 떨거나, 계산이 빠르다고 자만하다간, 영글지 않은 깨를 수확하거나, 깨는 다 도망간 빈 껍질만 수확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과 주변의 변화를 잘 가늠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배워가는 것이 시간여행의 묘미다.

겨울로 가는 산골 2 – 곰취 씨앗

더디게만 가던 시간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지나간다. 내내 푸르기만 할 것 같더니만, 시간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지, 마지막 옷을 갈아입고선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씨앗을 잉태하는 방법도,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릴 장소도, 수천 년을 이어오면서 익혔던 방법으로 전한다. 갈고리 모양의 고리를 씨앗에 달거나, 바람을 타고 가도록 날개를 다는 것도 자연의 가르침 그대로일 것이다.

[큰 사진 보기 > 사진 클릭]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늦은 가을, 바람이 심하게 불 때를 기다려 바람을 탄다.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바람을 못 타서 자란 곳 근처에 자리를 잡게 되면, 뿌리 내리기 쉽지 않아서, 싹을 틔워 보지도 못하고 그 흐름을 끝내게 된다.

겨울로 가는 산골 1 – 취나물 / 참취 씨앗

오미자, 머루 수확이 끝나고 긴장이 풀렸는지, 며칠 몸살을 하고 났더니,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보름 전만 해도 울긋불긋 절정으로 치닫던 단풍도, 아침저녁으로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는 이기지 못하는지,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다. 모처럼 정신을 차리곤,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놈들을 찾아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참취/취나물 꽃씨
다 익으면 모자를 벗고 민들레처럼 날개를 활짝 펴곤, 바람을 기다린다. 더 늦기 전에 바람을 타고서 원하는 곳으로 날아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서리가 내리거나, 눈이 오기 전에 알맞은 자리를 잡고선 봄을 기다려야 한다. 늦어서 자리를 잘 못 잡으면 기다리던 봄은 오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큰 사진 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곰취, 취나물 꽃씨를 따서 말린 뒤에 심고 나면 한동안은 밀렸던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 그리곤 다시 봄을 준비해야 한다. 봄이 오기 전에 오미자, 머루순을 자르고 정리하는 작업을 끝내야 한다.

봄이 올 때까지 마음 놓고 놀다 보면, 허둥지둥 시기를 놓쳐 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때그때 시기에 맞는 일들을 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거나 양이 줄어들게 된다.

나는 대식구의 가장이다 / 오미자, 머루 밭의 식구들

오미자를 따다가 발견한 새 둥지, 오미자 덤불 속에 집을 지어 새끼를 치고 떠난 집이다. 그동안 식구(?)라고 인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오미자, 머루 밭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모르는 식구들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땅속의 보이지 않는 미생물부터 시작해서 지렁이, 두더지, 좁쌀보다 작은 진딧물, 응애, 노린재, 여치, 무당벌레, 말벌, 장수말벌, 물까치, 산비둘기, 가끔가다 정신없이 밭을 망쳐 놓는 산토끼, 노루, 고라니, 멧돼지까지 대식구가 모여 산다.

때로는 해를 입히는 불청객으로, 때로는 농작물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일들을 충실히 해낸 오미자, 머루밭의 식구들이다. 계절이 변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 한해를 같이 보낸 식구들이 수확의 막바지에서 묘한 느낌을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고생도 많이 했지만, 색이 곱고 향이 강해서, 진액으로 만들어 먹으면 일 년 내내 행복할 것 같다.

언제나 우리는 이삭줍기로 담는다. 해마다 먹을 것부터 먼저 담가 놔야지 하면서도, 막상 수확하게 되면, 돈으로 바꾸는 게 먼저다. 이번 주에 주문량만 다 보내고 나면, 올해 수확은 끝이 날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이삭줍기해서 이웃들과 나누고, 우리도 오미자, 머루를 담고 말릴 것은 말리게 되면 오미자, 머루 농사는 끝이 난다.

오미자 담기 / 오미자 담는 방법 / 오미자 먹는 방법 /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주의할 점

오미자 담는 방법은 취향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답이다는 없다. 경험에 따라서 담으면 된다. 우리 집에서 오미자를 담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오미자 구매량 결정 방법

오미자를 처음 담는다면 양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한 가족(3~5인)이 일 년 먹을 양을 담는다면,

하루에 한 두잔 정도 차로, 약으로 즐긴다면 20~30kg,
차를 아주 즐기거나, 원액으로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면 30~50kg,
가끔 생각나서 마시는 수준이라면 10kg 정도가 적당하다.
혼자만 먹는다면 5kg 정도가 좋은데, 혼자서도 20kg씩 담는 분들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미자 담기 / 오미자 담는 방법

1. 담을 용기, 설탕/꿀, 오미자

오미자를 담기 위해서는 항아리, 기타 적당한 용기에 담으면 되는데, 오랫동안 약으로 차로 이용하시는 분들은 항아리에 담는다. 간편하게 PET 20이용하기도 한다.

용기 크기
PET 용기 기준으로 설명하면, 오미자 5kg을 담기에 적당한 크기는 15L 용기다. 큰 것은 상관없는데 끝까지 꽉 채우는 것은 안 된다. 숙성되면서 부풀어 올랐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해서 여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용기 크기의 20~30% 정도 여유 있게 남겨 놓는 게 좋다.

10kg을 담을 때는 30L 용기가 적당한데, 구하기 어려우면 15L 용기 두 개에 나눠 담는 것도 좋다.

오미자, 설탕/꿀의 비율
오미자를 담글 때 꿀이나 설탕을 이용하는데, 오미자 와 일대일 비율로 담아야 한다. (오미자 10kg 기준으로 설탕 500g을 더 넣는 게 좋다는 분들도 있고, 1:0.8~9 또는 1:1~1.2 정도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설탕의 비율에 따라 숙성시키는 방법이나, 먹는 시점/이용 목적이 조금씩 다르다.)

시큼한(초 맛) 맛이 난다는 분들이 있는데, 오미자를 바로 담지 않고 며칠 숙성된 상태에서 담게 되면 시큼한 맛이 나기도 하지만, 설탕의 비율을 잘 못 맞춰도 그렇다.

처음 담는다면 설탕을 1kg 정도 더 넣는 게 좋다.
(다음 해 담글 때는 효소의 상태를 판단하고 설탕의 양을 조절하면 되는데, 과일 효소를 담가본 경험이 있다면, 그 방법대로 하면 정확하다.)

꿀 한 되(1.8L)는 2.4kg이다. 오미자 2kg을 꿀로 담근다면, 꿀 한 되가 적당하다. 생오미자 2kg, 설탕 2kg 비율로 담그면, 진액은 1.5L~1.8L 나온다. 생오미자 2kg, 꿀 한 되(1.8L/2.4kg) 비율로 담그면 진액은 1.8L~2.3L 정도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2. 6개월 정도 숙성을 시킨다. (1차 숙성)

100일 정도 숙성시킨다는 분들도 있는데, 오미자가 다 허물어지지도 않았을뿐더러, 설탕/꿀도 건더기에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때부터 먹는다는 분들도 있는데, 설탕의 단맛이 강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진액을 내고 남은 오미자 건더기에 술을 부어 즐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냥 우려서 차로 즐긴다. 경험상 6개월 정도 1차 숙성시키는 것이 그래도 좋은 것 같다. (아래 오미자를 담을 때 주의할 점 참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진액만 다시 6개월 정도 더 숙성을 시킨다. (2차 숙성)

다시 보관할 때는 특히, 밀폐용기나 유리병 같은 용기에 보관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액이 발효되면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깨져버릴 수 있다.
(아래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주의할 점 참고)

4. 1년 정도 지난 뒤 기호에 따라 먹으면 된다.

단맛도 약해지고 오미자 맛도 부드러워서 먹기가 좋다. 시간이 더 오래될수록, 진액의 숙성도가 좋아질수록 오미자의 맛이 살아난다.

5. 머루 담기도 오미자랑 같은 방법으로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탕으로 담글 때 숙성 기간을 1년 정도 잡는 이유

숙성시켜서 먹는 것은 기다리는 기쁨도 있지만, 설탕을 넣어야 해서 거부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설탕이 몸에 들어오면, 몸속에서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 인슐린, 칼슘, 비타민을 소모하게 되어 몸에 무리가 온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으로, 또는 이미 그렇게 하신 분들의 방법에서, 담근지 일 년 정도 되어야 설탕이 분해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미자, 머루 등 과일을 발효시키는 미생물의 분해작용으로 설탕이 분해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직 정확한 연구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일 년이 지난 다음 먹게 되면, 설탕의 단맛이 없어지고 오미자, 머루 본래의 맛이 살아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최근 효사모 카페의 시험결과에서 과일이나 약초의 종류, 숙성시키는 방법에 따라서 설탕의 분해 정도가 달라지지만, 36일 이상이면 과당 포도당으로 분해되었다고 한다.) 

꿀은 설탕과 다르다.

꿀은 이미 과당,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있어서 몸에 바로 흡수된다.

꿀벌들이, 꽃 꿀을 따와서 숙성시킬 때, 먹었다 뱉어냈다를 반복하면서 뱃속의 효소를 섞어서 숙성시킨다. 이때 몸에 바로 흡수될 수 있는 각종 영양성분으로 분해된다.

꿀로 담을 때는 6개월 정도의 숙성기간(1차 숙성/오미자가 충분히 우러날 수 있는 정도)만 지나서 걸러내고 먹으면 된다.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주의할 점

1. 오미자 뒤집기 (1차 숙성 때 / 6개월)
오미자를 담고서 7~10일 정도면 설탕이 오미자 진액에 다 젖게 되고, 숙성이 시작되면 오미자가 위로 떠오른다. 이 시기에 2~3번 정도 뒤집어 줘야 하는데, 억지로 설탕을 녹이려 할 것까지는 없다. 이후 수시로 뒤집어 주면서 천천히 자연스럽게 녹게 두면 된다.

그리고 뒤집기를 하는 것도, 위아래의 위치를 바꿔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너무 자주 뒤집게 되면, 오미자가 터지기 때문에 발효가 빨리 진행되어서, 설탕의 비율을 일대일로 했더라도, 술맛이 강하게 나거나, 초 맛이 강하게 날 수 있다.

뒤집기를 자주 하는 분들은 숙성기간을 오래 하지 않고, 한두 달 정도에서 일차숙성을 끝내려고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이때는 설탕의 양이 많게는 20~50%를 더 넣는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숙성이란 저절로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2. 오미자 발효액/효소 보관 방법(2차 숙성 / 다 먹을 때까지)
1차 6개월 정도 숙성시킨 뒤에 오미자를 걸러내고, 효소를 2차 숙성/보관할 때는, 특히 밀폐 용기는 피해야 한다. 이때부터 2~3개월 정도 급속하게 발효가 진행되는데, 가스(알코올, 유기산, 탄산가스)가 충분히 빠져나가야 한다.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았다면 뚜껑을 꽉 잠그지 말고, 약간 느슨하게 잠그는 게 좋다. 너무 꽉 닫아서 가스(알코올)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용기가 팽창하거나, 깨져버릴 수도 있지만, 나중에 술맛이 강하게 난다.

벌레 못 들어가게 한다고 비닐로 밀봉하거나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항아리에 담을 때도 벌레나 이물질이 못 들어가게 창호지로 살짝 덮어두는 정도가 적당하다. (1차 숙성 때도 마찬가지다.)

(오미자 발효액을 구매했을 때도 바로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된다. 살짝 열어서 가스가 빠져나가고 나서 열어야 한다. 바로 열면 다 나와 버린다.)

3. 오미자 발효액(효소)을 냉장 보관하는 것은 피했으면 한다.
냉장 보관한다고 해서 효소 등 미생물이 활동을 안 하는 건 아니겠지만, 오래 묵힌 간장이 좋다고 냉장고에 보관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다. 오미자 효소도 상온에서 보관/숙성시켜야 한다. 먹기 위해 따로 덜어낸 것이라면 몰라도, 전부를 냉장 보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4. 숙성 기간에 대한 경험
우리 집에서 매년 100kg씩 구매하셔서 효소를 만드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분께 오미자 담는 방법을 배웠다. 대신 우리는 1년 정도 지나면 먹는데, 이 분은 3~5년 사이에 먹는다고 한다. 효소가 가장 건강한 시기이고, 오미자(약초, 과일)의 약효가 제대로 난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미자를 걸러내지 않고 1년 숙성시킨 거나, 6개월째 걸러내고 효소만 다시 6개월 숙성시킨 거나, 맛의 느낌에서는 그냥 쭉 1년을 뒀을 때가 더 좋은 것 같다.

최근 연구결과 보고서를 보면, 다량의 페놀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 오미자씨유는 항산화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총 페놀 함량은 오미자씨유 1.45g/100g, 포도씨유 0.75g/100g, 카놀라씨유 0.59g/100g으로 오미자씨유가 포도씨유나 카놀라씨유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한다. 대표적 지용성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A 및 비타민E도 포도씨유나 카놀라씨유 보다 높았다고 한다.

1년을 그대도 뒀다가, 걸러내면 씨앗을 깨물었을 때의 맛과 향이 배어 있다. 씨앗이 가지고 있는 약성이 우러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참고: “오미자씨에서 추출된 유지의 성분 및 항산화 효과(류일환, 권태오 / 원광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 韓藥作誌(Korean J. Medicinal Crop Sci.) (2012)”)

오미자를 담글 때 주의할 점

1. 물로 씻는다는 분도 있는데 씻지 말고, 받은 상태로 바로 설탕이나 꿀로 담으면 된다. 이미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 오미자는 하룻밤만 자고 나면 발효가 시작된다. 오미자가 물렁물렁한 상태라서 배송 중 짓눌려져 상처가 난 틈으로 물이 들어가서 오히려 오염될 수 있다. 그리고 씻은 물기를 말린다고 2~3일 더 있다가 담게 되면, 설탕/꿀의 비율을 맞춘다고 해도 초 맛이 날 수 있다.

2. 오미자를 담을 때는 씻지 않고 담는 것이 좋은 이유는, 오미자가 자체적으로 가진 미생물들이 껍질 밖에서도 활동하는데, 물로 씻게 되면 이 미생물들도 씻겨 나가서, 발효과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발효/숙성되는 과정에서 효소의 상호작용으로 필요한 성분들로 분해되기 때문에, 씻지 않고 담아도 된다.

3. 오미자를 담을 때 오미자 꼭지(표현상 꼬리)를 잘라서 버린다는 분들도 있는데, 다르게 말하면 오미자 탯줄이다. 따서 버려도 되지만, 그냥 담는다고 해서 해가 될 것 없다. 오히려 효소만 전문으로 담으시는 분들이 우리 집에 오면 오미자 잎, 순까지 잘라 달라고 한다.

4. 오미자를 구매하고서는 2~3일 정도 비닐봉지에 담아서 익힌 다음에 담는다는 분들도 있다. 이렇게 담는 이유를 물어보면, 오미자가 덜 익어서 익혀서 담는다고 하는데, 충분히 익은 오미자는 따고서 하룻밤만 지나도 숙성이 되기 시작한다. 수확하고부터 2~3일 정도면 담기 적당한데 여기서 더 숙성시킨다고 놔두면 초파리나 벌레가 나온다.

기호에 따라서 초 맛을 즐기는 분들은 초파리가 나올 때까지 2~3일 숙성시켜서 담기도 하지만, 오미자가 덜 익어서 익혀서 담는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오미자 먹는 방법(효소, 말린 오미자)

오미자 효소는 찬물에 타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일정량을 물에 섞은 다음,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서 먹게 되면 더 좋다. (농도가 옅을 때는 이틀 정도 지나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 보관하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말린 오미자 역시 찬물에 하루나 이틀 정도 우려내서 먹는다.
달이거나, 보이차 마시는 것처럼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것은 영양성분이 파괴되어서, 차로도 약으로도 별로다. 몸이 찬 사람들이나, 찬 것을 싫어하면 미지근한 정도(녹차를 마실 때의 온도)여야 한다고 한다.

말린오미자를 우려낸 건더기는 따로 모아서 설탕을 넣어 재어서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노력에 비해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 그렇다고 그냥 버리긴 아까운데, 알알이 입에 넣어서 껍질을 발라먹고는, 씨앗은 그냥 버리지 말고 한두 번 살짝 깨물어 입안에서 한참 두고 있다가 버리면 된다.

오미자 씨앗의 껍질/기름에도 유용한 약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오미자 씨앗으로 기름을 내면 유명한 식용유보다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한다.

1차 숙성 후에 건져내는 오미자 건더기 활용 방법
따로 보관하면서 차로 우려 마시거나, 소주를 부어서 술을 만들기도 하지만, 식초를 넣어서 오미자 식초를 만들기도 하고, 설탕을 더 넣어서 오미자 잼을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