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담는 방법은 취향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답이다는 없다. 경험에 따라서 담으면 된다. 우리 집에서 오미자를 담는 방법을 소개한다.

생오미자 구매량 결정 방법
오미자를 처음 담는다면 양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한 가족(3~5인)이 일 년 먹을 양을 담는다면,
하루에 한 두잔 정도 차로, 약으로 즐긴다면 20~30kg,
차를 아주 즐기거나, 원액으로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면 30~50kg,
가끔 생각나서 마시는 수준이라면 10kg 정도가 적당하다.
혼자만 먹는다면 5kg 정도가 좋은데, 혼자서도 20kg씩 담는 분들도 있다.

오미자 담기 / 오미자 담는 방법
1. 담을 용기, 설탕/꿀, 오미자
오미자를 담기 위해서는 항아리, 기타 적당한 용기에 담으면 되는데, 오랫동안 약으로 차로 이용하시는 분들은 항아리에 담는다. 간편하게 PET 20이용하기도 한다.
용기 크기
PET 용기 기준으로 설명하면, 오미자 5kg을 담기에 적당한 크기는 15L 용기다. 큰 것은 상관없는데 끝까지 꽉 채우는 것은 안 된다. 숙성되면서 부풀어 올랐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해서 여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용기 크기의 20~30% 정도 여유 있게 남겨 놓는 게 좋다.
10kg을 담을 때는 30L 용기가 적당한데, 구하기 어려우면 15L 용기 두 개에 나눠 담는 것도 좋다.
오미자, 설탕/꿀의 비율
오미자를 담글 때 꿀이나 설탕을 이용하는데, 오미자 와 일대일 비율로 담아야 한다. (오미자 10kg 기준으로 설탕 500g을 더 넣는 게 좋다는 분들도 있고, 1:0.8~9 또는 1:1~1.2 정도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설탕의 비율에 따라 숙성시키는 방법이나, 먹는 시점/이용 목적이 조금씩 다르다.)
시큼한(초 맛) 맛이 난다는 분들이 있는데, 오미자를 바로 담지 않고 며칠 숙성된 상태에서 담게 되면 시큼한 맛이 나기도 하지만, 설탕의 비율을 잘 못 맞춰도 그렇다.
처음 담는다면 설탕을 1kg 정도 더 넣는 게 좋다.
(다음 해 담글 때는 효소의 상태를 판단하고 설탕의 양을 조절하면 되는데, 과일 효소를 담가본 경험이 있다면, 그 방법대로 하면 정확하다.)
꿀 한 되(1.8L)는 2.4kg이다. 오미자 2kg을 꿀로 담근다면, 꿀 한 되가 적당하다. 생오미자 2kg, 설탕 2kg 비율로 담그면, 진액은 1.5L~1.8L 나온다. 생오미자 2kg, 꿀 한 되(1.8L/2.4kg) 비율로 담그면 진액은 1.8L~2.3L 정도 나온다.


2. 6개월 정도 숙성을 시킨다. (1차 숙성)
100일 정도 숙성시킨다는 분들도 있는데, 오미자가 다 허물어지지도 않았을뿐더러, 설탕/꿀도 건더기에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때부터 먹는다는 분들도 있는데, 설탕의 단맛이 강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진액을 내고 남은 오미자 건더기에 술을 부어 즐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냥 우려서 차로 즐긴다. 경험상 6개월 정도 1차 숙성시키는 것이 그래도 좋은 것 같다. (아래 오미자를 담을 때 주의할 점 참고)


3. 진액만 다시 6개월 정도 더 숙성을 시킨다. (2차 숙성)
다시 보관할 때는 특히, 밀폐용기나 유리병 같은 용기에 보관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액이 발효되면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깨져버릴 수 있다.
(아래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주의할 점 참고)
4. 1년 정도 지난 뒤 기호에 따라 먹으면 된다.
단맛도 약해지고 오미자 맛도 부드러워서 먹기가 좋다. 시간이 더 오래될수록, 진액의 숙성도가 좋아질수록 오미자의 맛이 살아난다.
5. 머루 담기도 오미자랑 같은 방법으로 한다.



설탕으로 담글 때 숙성 기간을 1년 정도 잡는 이유
숙성시켜서 먹는 것은 기다리는 기쁨도 있지만, 설탕을 넣어야 해서 거부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설탕이 몸에 들어오면, 몸속에서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 인슐린, 칼슘, 비타민을 소모하게 되어 몸에 무리가 온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으로, 또는 이미 그렇게 하신 분들의 방법에서, 담근지 일 년 정도 되어야 설탕이 분해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미자, 머루 등 과일을 발효시키는 미생물의 분해작용으로 설탕이 분해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직 정확한 연구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일 년이 지난 다음 먹게 되면, 설탕의 단맛이 없어지고 오미자, 머루 본래의 맛이 살아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최근 효사모 카페의 시험결과에서 과일이나 약초의 종류, 숙성시키는 방법에 따라서 설탕의 분해 정도가 달라지지만, 36일 이상이면 과당 포도당으로 분해되었다고 한다.)
꿀은 설탕과 다르다.
꿀은 이미 과당,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있어서 몸에 바로 흡수된다.
꿀벌들이, 꽃 꿀을 따와서 숙성시킬 때, 먹었다 뱉어냈다를 반복하면서 뱃속의 효소를 섞어서 숙성시킨다. 이때 몸에 바로 흡수될 수 있는 각종 영양성분으로 분해된다.
꿀로 담을 때는 6개월 정도의 숙성기간(1차 숙성/오미자가 충분히 우러날 수 있는 정도)만 지나서 걸러내고 먹으면 된다.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주의할 점
1. 오미자 뒤집기 (1차 숙성 때 / 6개월)
오미자를 담고서 7~10일 정도면 설탕이 오미자 진액에 다 젖게 되고, 숙성이 시작되면 오미자가 위로 떠오른다. 이 시기에 2~3번 정도 뒤집어 줘야 하는데, 억지로 설탕을 녹이려 할 것까지는 없다. 이후 수시로 뒤집어 주면서 천천히 자연스럽게 녹게 두면 된다.
그리고 뒤집기를 하는 것도, 위아래의 위치를 바꿔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너무 자주 뒤집게 되면, 오미자가 터지기 때문에 발효가 빨리 진행되어서, 설탕의 비율을 일대일로 했더라도, 술맛이 강하게 나거나, 초 맛이 강하게 날 수 있다.
뒤집기를 자주 하는 분들은 숙성기간을 오래 하지 않고, 한두 달 정도에서 일차숙성을 끝내려고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이때는 설탕의 양이 많게는 20~50%를 더 넣는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숙성이란 저절로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2. 오미자 발효액/효소 보관 방법(2차 숙성 / 다 먹을 때까지)
1차 6개월 정도 숙성시킨 뒤에 오미자를 걸러내고, 효소를 2차 숙성/보관할 때는, 특히 밀폐 용기는 피해야 한다. 이때부터 2~3개월 정도 급속하게 발효가 진행되는데, 가스(알코올, 유기산, 탄산가스)가 충분히 빠져나가야 한다.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았다면 뚜껑을 꽉 잠그지 말고, 약간 느슨하게 잠그는 게 좋다. 너무 꽉 닫아서 가스(알코올)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용기가 팽창하거나, 깨져버릴 수도 있지만, 나중에 술맛이 강하게 난다.
벌레 못 들어가게 한다고 비닐로 밀봉하거나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항아리에 담을 때도 벌레나 이물질이 못 들어가게 창호지로 살짝 덮어두는 정도가 적당하다. (1차 숙성 때도 마찬가지다.)
(오미자 발효액을 구매했을 때도 바로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된다. 살짝 열어서 가스가 빠져나가고 나서 열어야 한다. 바로 열면 다 나와 버린다.)
3. 오미자 발효액(효소)을 냉장 보관하는 것은 피했으면 한다.
냉장 보관한다고 해서 효소 등 미생물이 활동을 안 하는 건 아니겠지만, 오래 묵힌 간장이 좋다고 냉장고에 보관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다. 오미자 효소도 상온에서 보관/숙성시켜야 한다. 먹기 위해 따로 덜어낸 것이라면 몰라도, 전부를 냉장 보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4. 숙성 기간에 대한 경험
우리 집에서 매년 100kg씩 구매하셔서 효소를 만드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분께 오미자 담는 방법을 배웠다. 대신 우리는 1년 정도 지나면 먹는데, 이 분은 3~5년 사이에 먹는다고 한다. 효소가 가장 건강한 시기이고, 오미자(약초, 과일)의 약효가 제대로 난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미자를 걸러내지 않고 1년 숙성시킨 거나, 6개월째 걸러내고 효소만 다시 6개월 숙성시킨 거나, 맛의 느낌에서는 그냥 쭉 1년을 뒀을 때가 더 좋은 것 같다.
최근 연구결과 보고서를 보면, 다량의 페놀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 오미자씨유는 항산화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총 페놀 함량은 오미자씨유 1.45g/100g, 포도씨유 0.75g/100g, 카놀라씨유 0.59g/100g으로 오미자씨유가 포도씨유나 카놀라씨유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한다. 대표적 지용성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A 및 비타민E도 포도씨유나 카놀라씨유 보다 높았다고 한다.
1년을 그대도 뒀다가, 걸러내면 씨앗을 깨물었을 때의 맛과 향이 배어 있다. 씨앗이 가지고 있는 약성이 우러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참고: “오미자씨에서 추출된 유지의 성분 및 항산화 효과(류일환, 권태오 / 원광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 韓藥作誌(Korean J. Medicinal Crop Sci.) (2012)”)
오미자를 담글 때 주의할 점
1. 물로 씻는다는 분도 있는데 씻지 말고, 받은 상태로 바로 설탕이나 꿀로 담으면 된다. 이미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 오미자는 하룻밤만 자고 나면 발효가 시작된다. 오미자가 물렁물렁한 상태라서 배송 중 짓눌려져 상처가 난 틈으로 물이 들어가서 오히려 오염될 수 있다. 그리고 씻은 물기를 말린다고 2~3일 더 있다가 담게 되면, 설탕/꿀의 비율을 맞춘다고 해도 초 맛이 날 수 있다.
2. 오미자를 담을 때는 씻지 않고 담는 것이 좋은 이유는, 오미자가 자체적으로 가진 미생물들이 껍질 밖에서도 활동하는데, 물로 씻게 되면 이 미생물들도 씻겨 나가서, 발효과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발효/숙성되는 과정에서 효소의 상호작용으로 필요한 성분들로 분해되기 때문에, 씻지 않고 담아도 된다.
3. 오미자를 담을 때 오미자 꼭지(표현상 꼬리)를 잘라서 버린다는 분들도 있는데, 다르게 말하면 오미자 탯줄이다. 따서 버려도 되지만, 그냥 담는다고 해서 해가 될 것 없다. 오히려 효소만 전문으로 담으시는 분들이 우리 집에 오면 오미자 잎, 순까지 잘라 달라고 한다.
4. 오미자를 구매하고서는 2~3일 정도 비닐봉지에 담아서 익힌 다음에 담는다는 분들도 있다. 이렇게 담는 이유를 물어보면, 오미자가 덜 익어서 익혀서 담는다고 하는데, 충분히 익은 오미자는 따고서 하룻밤만 지나도 숙성이 되기 시작한다. 수확하고부터 2~3일 정도면 담기 적당한데 여기서 더 숙성시킨다고 놔두면 초파리나 벌레가 나온다.
기호에 따라서 초 맛을 즐기는 분들은 초파리가 나올 때까지 2~3일 숙성시켜서 담기도 하지만, 오미자가 덜 익어서 익혀서 담는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오미자 먹는 방법(효소, 말린 오미자)
오미자 효소는 찬물에 타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일정량을 물에 섞은 다음,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서 먹게 되면 더 좋다. (농도가 옅을 때는 이틀 정도 지나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 보관하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말린 오미자 역시 찬물에 하루나 이틀 정도 우려내서 먹는다.
달이거나, 보이차 마시는 것처럼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것은 영양성분이 파괴되어서, 차로도 약으로도 별로다. 몸이 찬 사람들이나, 찬 것을 싫어하면 미지근한 정도(녹차를 마실 때의 온도)여야 한다고 한다.
말린오미자를 우려낸 건더기는 따로 모아서 설탕을 넣어 재어서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노력에 비해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 그렇다고 그냥 버리긴 아까운데, 알알이 입에 넣어서 껍질을 발라먹고는, 씨앗은 그냥 버리지 말고 한두 번 살짝 깨물어 입안에서 한참 두고 있다가 버리면 된다.
오미자 씨앗의 껍질/기름에도 유용한 약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오미자 씨앗으로 기름을 내면 유명한 식용유보다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한다.
1차 숙성 후에 건져내는 오미자 건더기 활용 방법
따로 보관하면서 차로 우려 마시거나, 소주를 부어서 술을 만들기도 하지만, 식초를 넣어서 오미자 식초를 만들기도 하고, 설탕을 더 넣어서 오미자 잼을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