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의 변신

블루베리가 옷을 입기 시작한다. 며칠 전 비가 오기 전에 봤을 때는, 그대로인 것 같더니만 잠깐 비가 갠 틈에 가봤더니 색을 입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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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큰놈부터 익기 시작해서, 알이 큰 순서대로 익어 간다. 그런데 블루베리는 작년처럼 장마 기간에 익기 시작해서, 맛도 그렇지만 수확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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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두 그루라서 보는 것으로 키우는 것이라 상관은 없지만, 대량으로 재배할 때는 돈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수확하는 방법도 하나씩 손으로 따야 한다고 한다. 외국은 기계로 작업하기도 한다는데 가공할 경우이고, 그대로 팔아야 할 때는 손으로 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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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지켜본 결과로는 블루베리는 병충해가 없다. 친환경 유기농 재배가 가능한 작물인데, 다른 작물은 미생물 살균, 살충제나 집에서 제조한 것을 사용하지만, 블루베리는 그냥 둬도 알아서 큰다. 이른 봄 오미자 밭에 거름을 낼 때, 유박 거름을 조금 준 것 외에는 없다.

블루베리만큼 키우기 쉬운 작물도 없지만, 수확하는 방법이나 시기가 문제가 된다. 대량으로 재배할 때 수확이 어렵다면, 돈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 물론 우리 지역이 해발이 높다 보니 시기가 늦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만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블루베리는 앞으로 친환경, 유기농 작물로서 으뜸일 것으로 본다.

머루밭의 광대노린재 / 잠자리 교미

노린재 중에서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데, 해충으로 분류하기엔 자태가 고와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초록빛에, 금빛으로 치장하고, 자주 고름을 한듯한 주름을 가진 아름다운 모습이다. 갓 시집온 새색시를 보는듯하지만, 로봇을 연상할 만큼 강한 인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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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고 하는데, 성충의 크기는 17~20mm 정도이고, 유충상태에서 낙엽 밑에서 겨울을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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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머루, 보리똥, 고추, 가지 등에 흠집을 내고 수액을 빨아먹는 범인 중 한 놈일 것이다. 처음 발견된 곳은 보리똥나무/보리수나무였는데, 머루잎으로 도망을 가서 따라갔다. 한참을 쏘아보면서 으름장을 놓더니만 날아가 버렸다.

잠자리 교미

잠자리 교미 장면인데 오미자밭 순찰 중 한적한 곳에서 민망한 행동을 하다 딱 걸렸다. 사진을 찍으러 다가갔더니만, 살짝 도망을 가는데 신기하게도 한 놈만 날갯짓을 한다. 멀리 날지는 못하고 옆에 있는 제피나무로 도망을 가서 걸려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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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는 알을 낳을 때쯤 보면 암놈이 구분되는데, 배 주름이 하얗게 변한다. 이런 놈들을 잡게 되면 알을 낳는다. 생명의 위협에서 종족 번식의 책임 때문인지 잡히면 알을 낳는다. 재미있는 놀이처럼 어릴 땐 이런 놈들만 골라잡아 누구 잠자리가 알을 많이 낳는지 내기를 하기도 했었다.

여름방학만 기다려지던 감자산굿

깜짝 소나기가 한차례 내리고 나더니 더위가 조금 가셨다. 여름도 중간으로 접어들었는지, 며칠 전부터 잠자리가 보인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초등학교 방학을 맞춰서 나와선 조카 녀석들의 밥이 된다. 잠자리 잡는 방법을 연구해서 양파 주머니에 한가득 잡는다고 벼르고 있는데, 생각대로 잡혀줄 것 같지는 않다. 이제 매미만 나오면 여름 분위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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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 옆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는데, 방학 때면 한낮의 놀이터였다. 호두나무는 오르기가 쉬워서 초등학교 들어가지 않은 애들 말고는 다들 올라가서 놀았다. 익지 않은 호두를 까먹는다고 손이 새까맣게 물이 들기도 하고, 매미 잡는다고 매달려서는 누가 더 나무를 잘 타나 내기도 하면서 한참을 놀다가, 냇가로 달려가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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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에선 방울토마토 크기의 감자로, 감자산굿을 해 먹는다. 감자산굿은 돌을 쌓아서 이글루처럼 만든 뒤에 불을 땐다. 나무가 다 타서 숯이 될 때쯤 자갈돌도 구워지게 되고, 이때 살짝 무너뜨려서 속에 감자를 넣는다.

감자를 넣고 무너져 있던 자갈들을 감자 위에 덮어서 그대로 두기도 하고, 김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흙으로 다 덮어 버리기도 한다. 흙을 덮을 때는 살짝 물을 붓기도 하는데, 이때는 흙으로 꼭꼭 덮는다.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른데, 그날의 대장 맘이다.

자갈을 구워서 하는 방법이라서 감자가 크면 익지 않아서, 작은 감자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엔 먹을거리가 귀해서, 큰 감자는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은 어려웠다. 어쩌다 큰 감자 몇 알을 가져가는 날에는 대환영이다, 대장 다음으로 감자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

감자산굿을 할 때는 돌무더기를 잘 쌓는 게 중요한데, 이 일은 대부분 대장이나 경험이 많은 형들이 했다. 대장에게 잘 보이면 돌 쌓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 기본뼈대만 세워주고는 자갈돌을 주워 올리라고 한다. 그러다 제법 모양을 갖추고 경험이 쌓이면 처음부터 시켜보고, 잘하면 몇 번 더 시켜주고, 다음부터는 대장 부재 시 대장 노릇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돌을 잘 쌓을 때까지는 함부로 대장흉내도 못 낸다. 애들이 안 따라 준다. 다른 이유는 없다. 감자가 안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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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덮어 놓고는 물속에서 퐁당거리다 추워질 때쯤, 감자도 알맞게 구워지게 되는데, 꺼내 먹는 방법이 좀 희한하다. 왜, 그렇게 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모르지만, 봉긋하게 만든 감자산굿을 그날의 대장이 발로 밟아서 뭉갠다. 그러고 나서 감자를 골라 먹는다.  

흙으로 덮은 날은 깨져서 흙이랑 범벅된 감자도 나오는데 이런 것도 다 먹었다. 안 먹으면 다음번 감자산굿할 때 참석 못한다. 요즘 말도 따 당한다. 한번 찍히면 회복하는데 오래 걸려서 대부분 그냥 먹는다.

따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불참명령이 떨어졌어도 감자산굿 한다고 하면, 엄마 몰래 큰 알을 몇 개 더 가져가는데, 그날로 바로 사면(?)되어서 대장의 귀여움을 받는다. 나는 동생 둘을 달고 다녀서, 할당량이 다른 애들보다 많은 편이라 감자를 가져갈 때마다 엄마와 대장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어린 동생들도 이런 사정을 아는지 흙이 묻었어도 되도록 내색 안 하고 요령껏 털어내고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우리 마을만의 이해하기 어려운 전통(?)이 아니었나 싶다. 동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때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 동생보다 5~6살 어린 친구들을 마지막으로 우리 마을에선 이런 놀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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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씨감자가 좋아서, 알이 작은 것들은 거의 없다. 어쩌나 나와도 대부분 다시 묻어 버린다. 양도 적지만 가져와도 딱히 다른 용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년에 감자를 캐면서 어릴 적 기억이 나서, 작은 감자를 주워 모았는데, 한 바구니 정도 되었다. 감자를 보더니 동생은 대뜸 애들 감자산굿 해줘야지 한다. 주말에 수박 한 통 들고선 애들이랑 냇가에서 한참을 놀다가 왔는데, 애들 말이 아빠만 신나서 먹었다고 한다.
 
그때의 기억이 났는지, 이 놀이(?)를 알려 주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조카 녀석들은 감자를 야외에서 구워먹는 특이한 방법을 배웠다.

본래 이 방법은 산에 소 먹이러 갔다가. 산에서 감자를 익혀 먹는 방법이란다. 따로 솥이나, 물을 가져가지 않더라도 감자를 맛있게 익혀 먹는 방법을 찾다 보니, 이런 방법들이 나왔을 것 같다. 아마 이 방법은 어느 순간 짠~ 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전해져 내려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름방학만 기다려졌던 이유는, 감자를 장마 전에 캐는데 방학 때쯤이면 장마가 끝나고 감자를 마음 놓고 먹어도 될 만큼 풍족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2~3주 정도 늦게 감자를 캔다. 감자는 100일 만에 캔다는 분들도 있지만, 감자를 심어서 캐는 시기가 있는지 모르지만, 감자가 알이 차면 순이 누렇게 변한다. 감자가 다 자랐다는 신호다. 다음 주 말쯤 조카 녀석들 불러서 감자를 캐기로 했다.

텃밭 – 3 / 방울토마토

심어 놓고 두 달 넘게 땅에만 붙어 있던 방울토마토는 2주 만에 무릎 위까지 올라왔다. 꽃도 피우고 열매도 달았는데, 그다지 믿음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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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을 잘라주고 해야 잘 자란다고 하는데, 먹어야 한다는 것보다. 키운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서 그런지 하루하루 자라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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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역시 무당벌레 놀이터다. 동생이 딸을 업고 몇 번 잡아보더니, 그냥 내버려 둔다고 한다. 날씨도 더운데, 벌레랑 아옹다옹 쌈 하기 싫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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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방울토마토 키우기는 쉽지 않다. 다른 작물보다 병충해가 심해서 노지에 키운다는 것은 어렵다. 주로 무당벌레, 진딧물 등이 달라붙어서 해를 입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키우지 않으면, 속 타서 못 키운다.

텃밭 – 2 / 가지, 가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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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벌레(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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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는 꽃도 잎도 보랏빛이 예쁜 작물인데, 병충해에 약해서 키우기 쉽지 않다. 그나마 무당벌레(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놀이터 삼아서 상처투성이다. 보이는 데로 잡아 멀리 보냈는데, 주변 감자밭에서 날아오는지 알을 낳은 흔적은 없는데, 며칠 새 심하게 장난을 쳐놨다.

텃밭 – 1 / 호박, 호박꽃

호박은 모종으로 옮기지 않고, 씨를 바로 심었는데, 순이 나면서 부터 비가 안와서 올해는 호박을 못먹겠다 했는데, 시간이 흐른만큼 못자란 것을 한꺼번에 자라려는지, 장마가 시작되면서 부터는 무섭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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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이정도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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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수꽃이 암꽃보다 며칠 먼저 피는데, 갑작이 자라다 보니 수꽃은 이제 피려고 꽃대가 나오는데 벌써 피었다. 이러면 수정이 안돼 며칠 지나면 꼭지가 똑 떨어진다.

수꽃은 꽃대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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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을 달고 나오는 것이 암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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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순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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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암수한그루에 속하고 수꽃, 암꽃이 따로 핀다. 단성화에 속하고, 수분 방식은 타가수정이다. 오이도 호박과 같다.

복분자의 화려한 변신

복분자(覆盆子)를 다섯 그루 심었는데, 번식력이 엄청나서 온 밭을 다 뒤덮을 기세다. 봄에 몇 번 캐내어 다른 곳에 심고 했는데, 새롭게 자라는 순들이 감당이 안 된다. 꽃은 여느 야생화처럼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서 눈길을 잡지 못한다.

나지막이 키워야 하는데, 몇 그루 안 되어서 그냥 자라는 대로 놔뒀더니 나중에 따낼 일이 걱정이다. 내년엔 싹둑 잘라 허리 높이 정도로만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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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복분자가 열렸는데, 복분자가 익으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몰랐다. 붉은색으로 변해서 한창 익었다 싶어, 따서 입에 넣었다가 바로 뱉어냈었다.

이거 맛이 왜 이래, 이런 걸 뭐가 좋다고 그러지, 투덜거리고는 가을에 다 배어 내버린다고 생각하고는 내버려 뒀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때야 여기저기 물어보니, 복분자는 검은색으로 변해야 익은 것이라고 한다. 부실한 촌놈이라 산딸기만 봐왔던 터라, 산딸기는 붉은색으로 각인되어 있어서, 복분자 역시 붉은색일 거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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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가 익어가는 모습이다. 조금씩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익어가면서 검은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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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딸기(산딸기)의 경우는 넝쿨을 따라 일렬로 줄 서듯 달리는데, 복분자는 새순이 나고 그 마디 끝에 모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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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건 말벌이 먼저 안다. 어디 숨어 있다 오는지, 비가 갠 틈에 복분자를 검사하고 간다. 아직 익지 않아서 그런지 흠집을 내지는 않았다.

[#M_복분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 more..|less..|복분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

옛날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이 이웃마을에 볼일을 보고 돌아오다가 길을 잃게 되어 배가 고파 우연히 덜 익은 산딸기를 먹게 되었다. 시지만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고는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는데 소변 줄기가 너무 힘이 세어 오줌 항아리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인 ‘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 약은 냄새가 없고 맛은 시고 달며 성질은 따듯하다. [甘酸溫]
 
복분자는 신(腎)기능을 북돋아 유정(遺精), 몽정(夢精), 유뇨(遺尿) 등에 사용하며 시력약화에 쓰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를 검게 한다. 또한, 살결을 부드럽고 아름답게 하기도 한다.약리작용으로 항염작용, 항산화작용, 항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작용이 보고되었다. [출처:두산백과사전]_M#]

머루꽃이 떨어지고 모양을 갖춰간다 / 머루거위벌레

머루꽃이 90% 이상 떨어지고 머루가 나오기 시작한다. 많이 큰 것은 녹두알 만하게 자랐다. 아직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덤비고 있지만, 며칠만 지나면 바로 잘못했습니다 한다.

머루는 성장환경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오미자보다는 까칠한 편이다. 병충해에 약해서 공격해오는 벌레, 세균에 적절한 대응을 못 하고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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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는 상처 난 부위에서 나오는 수액에 웬만한 세균은 죽어버리는데, 머루는 단맛이 강해서 그런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나마 오미자랑 같이 있어서 나은 편인데, 오미자에 없는 진드기, 응애 등 벌레도 있고, 벌레의 알이 머루 속에서 부화해서 속을 갉아먹는 벌레도 있다.

머루 꽃이 지고 나서 살충성분의 미생물 농약을 뿌려야 머루 속을 파먹는 벌레는 잡힌다. 순이 나기 전, 꽃이 피기 전, 꽃이 지고 난 뒤에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크게 문제없이 자란다.

이런 시기에 게으름을 피우면, 바로 표가 나서 수확량이 감소한다. 꽃이 지고 난 지금 시기에 잘 관리하면 열매가 자라기 시작하면서는 어지 간 한 건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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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레의 이름은 포도거위벌레인데, 포도, 머루 잎을 갉아먹고, 잎을 돌돌 말아서 그 속에 알을 낳는다. 생김새는 꼭, 개미핥기처럼 생겼는데, 긴 주둥이를 머루잎의 줄기에 박아넣고는 수액을 빨아 먹고는, 싹둑 잘라서 돌돌 말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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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잎을 갉아먹는 벌레는 또 있는데, 갈색여치, 이름을 모르는 쌀알만 한 메뚜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살충, 살균제는 제피나무를 숙성시켜서 사용한다. 효과는 일주일 정도이지만, 중요한 시기에 일주일은 오미자, 머루가 자생할 힘을 충분히 기를 수 있는 기간이다.

오미자 성장 모습

꽃이 떨어지고 3주 정도 되었는데 팥알 크기로 자랐다.
성숙한 크기의 70% 수준인데, 앞으로 2~3주 정도 더 크면 90% 정도 자란다. 지금은 세포분열이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는 상태라 하루하루 크기가 달라지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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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상태의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알이 고르게 자라지는 않는다. 이 빠진 것처럼 듬성듬성 자라고, 알의 크기가 균일하지 않다. 처음엔 영양성분 부족현상으로 판단하고, 밑거름을 많이 해보기도 하고, 시기마다 추가로 거름을 주기도 했는데, 열매의 성숙 정도는 나아졌지만, 포도알처럼 고르게 자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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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상태의 습성으로 판단하고는 토양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머루와 달리 토양에 대해서 민감하지는 않지만, 뿌리를 갉아먹는 충해가 있어서, 토양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황토, 석회 등 주기적으로 뿌려서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해서, 토양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예전엔 돼지, 닭의 분뇨와 퇴비를 섞어서 만든 비료를 사용했었는데, 이 때문인지 병충해에 이겨내는 힘이 약해지고, 열매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이 발생해서 10여 년 전부터는 이런 거름은 오미자, 머루밭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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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서 나오는 유박이라는 거름을 사용하는데, 유박은 식물성 유기물 비료로, 토양을 살리고 미생물활동을 활성화 시켜준다고 한다. 채종박, 피마자박, 대두박, 미강박을 섞어서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거름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서, 번거롭고 힘들고 고생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농협에서 나오기 때문에, 거름 때문에 힘들지는 않지만, 이것만 믿어서는 안 된다. 수시로 토양상태를 점검하고, 땅속의 미생물 상태를 확인하면서, 주기적인 토양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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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볼록볼록 보이는 것은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 시기엔 색의 분포가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거름을 옛날부터 사용하던 방식은 아니지만, 비슷하게라도 맞추고 나서는 자생력도 강해지고, 병충해에 대응하는 힘도 좋아졌다. 토양에서부터 근본적으로 탈바꿈을 시키지 않고는 임시방편으로 끝난다.

요즘은 친환경, 유기농 농법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들이 보편화 되어서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기술습득 방법도 어렵지 않다.

유박(油粕) – 깻묵, 기름을 짜고 남은 깨의 찌꺼기

채종박    : 유채로부터 기름을 짜고 남는 깻묵 유채 油菜 깻묵
피마자박 : 피마자(아주까리)의 열매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
대두박    : 콩깻묵, 탈지대두(脫脂大豆) 중 비료용으로 쓰이는 것
미강박    : 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

오미자 밭의 말벌집 / 말벌집의 재료

오미자 밭에는 장수말벌/말벌들이 자주 나타나지만, 집을 짓지는 않았는데, 교묘하게 눈을 피해서 집을 지었다. 다른 곳을 찾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나 보다. 대부분 말벌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하는데, 오미자 잎으로 살짝 가려진 곳을 택했을 때는 시간상 급했다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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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말벌/말벌의 일생
장수말벌/말벌은 여왕벌 한 마리에서 시작한다.
처음엔 사진처럼 몇 마리에서 몇십 마리 정도를 여왕이 직접 키운다. 태어난 일벌이 활동을 시작하면, 집을 확장 하면서 식구를 늘리게 되고, 먼저 태어난 일벌들이 먹이 사냥, 육아, 집 짓기를 전담하게 되면, 여왕벌은 산란만 한다고 한다.

추석 무렵 교미시기가 되면, 일벌이 아닌 여왕벌, 수벌을 키우게 되고, 교미를 끝낸 여왕벌은 한 마리, 혹은 몇십 마리로 뭉쳐서 성충상태로 동면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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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살았던 여왕벌, 일벌, 수벌은 이로써 일생을 마감하게 되고, 이듬해 봄이 되면 여왕벌은 또다시 삶을 이어 간다고 한다.

꿀벌은 분봉 시에 여왕벌을 중심으로 꿀벌 수벌 등, 작게는 몇천에서 많게는 2만 이상의 식구를 데리고 분봉을 하게 되는데, 말벌류는 여왕벌 한 마리만 다른 곳으로 가서 집을 만들면 분봉 끝이다.

꿀벌의 여왕벌은 산란 이외의 육아, 집 짓기, 꿀 따오기의 일은 못한다.

장수말벌/말벌의 건축재료
말벌류는 나무껍질을 씹어서 종이로 만든 뒤에 집을 만든다고 한다.
집의 모양은 꿀벌처럼 육각 모양으로 짓기는 하지만 일 년 밖에 사용을 안 한다고 한다. 꿀벌처럼 정교한 집을 짓지 않거나, 못하는 것은 말벌류의 생태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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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을 씹어서 종이로 만들어 집을 짓다 보니, 엉성하기도 하고,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재료가 다르다 보니 여러 가지 색이 나온다.

꿀벌의 건축재료는 밀랍이다.
꿀벌은 밀랍샘에서 밀랍을 만들어서 집을 만드는데, 꿀벌은 집이 찌그러지거나, 변형이 생기면 일정 온도의 열을 가하면, 밀랍이 녹게 되고 표면장력이 발생해서, 다시 원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집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집을 만들 때는 정확한 육각형의 모양이 아닌 둥근 형태로 만들어서, 열을 가하면 모양이 반듯하게 육각형으로 변하고, 두께도 일정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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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유백색으로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데, 여기다 열을 가하고, 프로폴리스를 발라 소독을 하게 되면, 꽃가루의 색으로 변한다. 새끼를 키워내고 나면 색은 연한 갈색으로 변하고, 꿀을 저장하고 나면 다음 해엔 검은빛의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곳을 다시 사용하려면, 열을 가하고 프로폴리스로 소독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꿀벌은 한번 만든 집을 여러 번 반복해서 재생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벌의 세계는 인간이 가진 상식과 지식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는 신묘함을 가진 경이로움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 벌의 세계와 벌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세계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