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의 화려한 변신

복분자(覆盆子)를 다섯 그루 심었는데, 번식력이 엄청나서 온 밭을 다 뒤덮을 기세다. 봄에 몇 번 캐내어 다른 곳에 심고 했는데, 새롭게 자라는 순들이 감당이 안 된다. 꽃은 여느 야생화처럼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서 눈길을 잡지 못한다.

나지막이 키워야 하는데, 몇 그루 안 되어서 그냥 자라는 대로 놔뒀더니 나중에 따낼 일이 걱정이다. 내년엔 싹둑 잘라 허리 높이 정도로만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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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복분자가 열렸는데, 복분자가 익으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몰랐다. 붉은색으로 변해서 한창 익었다 싶어, 따서 입에 넣었다가 바로 뱉어냈었다.

이거 맛이 왜 이래, 이런 걸 뭐가 좋다고 그러지, 투덜거리고는 가을에 다 배어 내버린다고 생각하고는 내버려 뒀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때야 여기저기 물어보니, 복분자는 검은색으로 변해야 익은 것이라고 한다. 부실한 촌놈이라 산딸기만 봐왔던 터라, 산딸기는 붉은색으로 각인되어 있어서, 복분자 역시 붉은색일 거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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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가 익어가는 모습이다. 조금씩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익어가면서 검은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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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딸기(산딸기)의 경우는 넝쿨을 따라 일렬로 줄 서듯 달리는데, 복분자는 새순이 나고 그 마디 끝에 모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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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건 말벌이 먼저 안다. 어디 숨어 있다 오는지, 비가 갠 틈에 복분자를 검사하고 간다. 아직 익지 않아서 그런지 흠집을 내지는 않았다.

[#M_복분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 more..|less..|복분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

옛날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이 이웃마을에 볼일을 보고 돌아오다가 길을 잃게 되어 배가 고파 우연히 덜 익은 산딸기를 먹게 되었다. 시지만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고는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는데 소변 줄기가 너무 힘이 세어 오줌 항아리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인 ‘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 약은 냄새가 없고 맛은 시고 달며 성질은 따듯하다. [甘酸溫]
 
복분자는 신(腎)기능을 북돋아 유정(遺精), 몽정(夢精), 유뇨(遺尿) 등에 사용하며 시력약화에 쓰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를 검게 한다. 또한, 살결을 부드럽고 아름답게 하기도 한다.약리작용으로 항염작용, 항산화작용, 항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작용이 보고되었다. [출처:두산백과사전]_M#]

“복분자의 화려한 변신”에 대한 8개의 댓글

    1. 생각보다 번식력이 엄청납니다. 새순이 나서 벌써 2m 이상 키가 큰 순이 많습니다. 재배면적을 넓히고 관리를 정상적으로 한다면, 타 작물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서 농가소득작물로 투자해도 될 만큼 가치가 있는 작물로 보입니다. 딱히 별다른 병충해가 없어서 친환경, 유기농 재배가 가능한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로 생각됩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1.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 것 같네요. ㅎㅎ
    전 복분자가 산딸기의 한자표현인가 했었는데
    다른 거군요.ㅋ
    산딸기는 넝쿨인데 복분자는 나무처럼 보이네요. ^^

    1. 네, 줄기가 휘어지긴 하지만 넝쿨이 아닌 나무딸기처럼 생겼습니다. 작년에 난 줄기에서 새순이 나면서 복분자가 달립니다. 아버님께서 재작년에 다섯 그루를 심었는데, 지금은 엄청 번져서 가을에 다 캐내어서 다시 정리하고, 따로 장소를 마련해서 이사를 시키려고 합니다. ^^

  2. 아주 까만 색이 잘 익은 거였네요~ 저도 몰랐쪄요~
    사진으로 보니 아주 많이 열린 듯 해요! arysasu님께서도 주말
    편안하게 션하게 보내세요!

    1. ㅎ~, 저도 작년에 복분자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상한거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구박받았습니다. 새순이 나면서 열리는데 생각보다 많이 열립니다. 사제스님도 주말 시원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1. 네, 그렇죠.? 꽃이 지고 난 뒤의 모습이 그리 예쁘지 않아서,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는데, 익기 시작하니까 너무 탐납니다. 사실 맛은 산딸기에 비해 훌륭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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