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를 지내고 나서 바로 오미자 수확을 시작했다. 오랜 비에 빛을 자주 보지 못해서, 예년보다 늦어질 거라 예상을 했는데, 꽃이 피고부터 지낸 시간을 어찌할 수 없는지 빠르게 익기 시작해서 정상적으로 수확하고 있다.
소규모 농장이라 저장시설을 마련할 정도의 양도 안 되고, 대부분 생오미자로 팔려서 오전에 따서 오후에 택배를 보낸다. 이튿날 받을 수 있게 하려고 그러는데, 택배도 월요일~목요일까지만 발송한다. 토요일은 택배사의 사정에 따라 달라져서, 다음 주 월요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오미자가 충분히 익었을 때 수확해서, 하룻밤만 자고 나면 발효가 시작된다. 담는 날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발효의 진행이 빨라져서, 설탕/꿀의 비율을 맞춘다고 해도 먹을 때 초 맛이 날 수 있다.
수확하고 4~5일 정도는 맛에 영향이 없었지만, 그래도 오미자 맛을 그대로 느끼려면, 배송기간도 짧아야 하고 받고는 바로 담는 것이 좋다.
아직 배송이 늦어서 초 맛이 난다는 항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택배사의 사정은 내 맘대로가 안 될 때가 잦기 때문이다. 다음날 배송을 원칙으로 배송계약을 해서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늦을 때가 있다.
오미자밭 주변에 심어놓은 취나물 꽃이 한창이다. 날씨가 수상해서 30도를 오르락거리지만, 시간의 흐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지 유난히 꽃이 곱다. 꽃등에 한 마리가 열심히 꽃을 찾아 다녀보지만, 그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듯하다.
오미자밭에서 보이는 앞산이다. 고개를 한참을 들어야 하늘이 보이는 협곡이지만, 산에 오르지 않고 유일하게 멀리 볼 수 있는 곳이 오미자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