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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산골이야기/야생화, 화단

산골의 봄은 늦게 온다. 야지 보다 보름 정도는 늦은 것 같다.

산에 가는 길에는 생강꽃 봉오리가 터져 있었다.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달라져 있다. 산수유 꽃도 봉오리를 키워냈고, 눈이 녹은 틈 사이로는 곰취가 보인다.

겨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철도 모르고 나왔다 싶었는데, 모르는 건 나였다.
벌써 3월도 중순으로 넘어가고 있다.

양지 바른 곳엔 파릇한 새싹이 제법 나와 있다. 며칠 내린 눈 때문에 아직 겨울인 줄 알았는데, 먹을 수 있는 것보단 먹지 못하는 것들이 먼저 나오는 것 같다. 새순이 나는 것은 뭐든 먹을 수 있다고, 매일 가짓수를 늘려 가면서, 봄나물을 해 먹는 옆집 삼촌은 기대가 크다. 오늘도 몇 가지 구했다면서 자랑을 하고 갔다. 아직 눈도 다 안 녹았는데 정말 나왔나 싶어서 둘러보니, 제법 먹을 수 있을 만큼 싹이 난 것도 있다.

생강꽃(산동백)이 피면 경칩물(고로쇠)은 끝이 난다. 지금부터는 한해 농사를 시작해야 한다. 겨우내 묶었던 오미자 밭도 옮길 것은 옮기고, 뽑아낼 것은 뽑아내고, 작년에 시들하거나 고르게 자라지 못했던 곳은, 황토나, 퇴비를 보충하면서 싹이 나오기 전, 정리를 해놔야 한다. 순을 자르거나 솎아 내는 작업은 보통 겨울에 한다. 싹이 나서 해도 되지만, 아무래도 성장을 멈춘 겨울에 하는 것이 좋다. 이미 일차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싹을 틔우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다.

마음을 내고서, 처음 하는 일이라서 마음만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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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3 00:37 2010/03/1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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