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두릅(독활) 효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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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새순은 나물로 먹고, 조금 억세지거나 커지면 그냥 두었는데 올해는 효소를 만들어 봤다. 산에서 나는 약초는 어느 것이건 좋겠지만, 집에 어른이 계시다 보니 약으로 쓸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키가 1m 내외로 자란 것들을 잘라다. 알맞은 크기고 자른 다음 설탕에 재어 담근다. 열매를 주로 담가 보다가 약초를 담그긴 처음이라 설탕의 비율을 일대일로 했는데, 나중에 효소를 보고 내년엔 조절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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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두릅의 향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좋다.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향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효소에도 향이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땅두릅 줄기는 수분이 많아서 그런지 담근 지 하루만 지나도 1/3로 줄어든다. 처음엔 너무 꽉 넣은 것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 며칠 지나면 두통을 하나로 합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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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만들기에서 대부분 물로 씻어서 담근다. 여기에 개인적인 생각을 붙인다면, 물로 씻지 말아야 좋다. 흙이 묻었을 땐 그 부분만 살짝 씻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처음부터 흙이 묻지 않도록 베어내면 된다.

이 시기엔 온갖 꽃가루나 먼지가 잎이나 줄기에 묻어 있기도 하겠지만, 그냥 살짝 털어내는 수준에서 그대로 담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식물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액이나 기타 성분들을 표피 면으로 내어 보낸다고 한다. 이런 수액들을 꿀벌이 모아 만든 것이 프로폴리스라는 천연 항생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다 보면, 씻지 않고 담는 것이 좋다. 미세한 먼지나, 꽃가루 정도는 발효되면서 효소작용으로 충분히 분해된다고 본다.

으름꽃 / 으름덩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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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 꽃이 한창이다. 막 새순이 나는가 했는데, 벌써 꽃을 피운다. 지난주에 새순을 따서 차를 만들었는데 하루하루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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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꽃은 암수한그루에 피는데, 암술과 수술이 따로따로 핀다. 작고 많이 달린 것이 수꽃이다. 수꽃에도 암술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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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꽃: 당연한 말이지만, 정상적으로 자라면 암술의 숫자만큼 열매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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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꽃: 수꽃에도 암술이 있었던 흔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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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은 어린 새순은 차로 만들기도 하고, 줄기는 목통이라 해서 겉껍질을 벗겨서 그늘에 말려 약용한다. 으름은 잎, 열매, 줄기, 뿌리를 약으로 이용한다.

야생 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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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 새순이 많이 자랐다. 2~3일 뒤엔 따도 되겠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어머니가 따기 전에 먼저 따야 한다. 그래야 맛을 볼 수 있다. 돈으로 바꾸러 간다는데 맛보자고 조르긴 염치가 없어서 차라리 먼저 따야 한다.

봄철 어머님의 유일한 수입원이라 아무도 못 건드린다. 몰래 따지 않는 한. 그래도 이 시기엔 봄나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바람이 차지 않아서 좋고, 연록으로 물들어 가는 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한껏 기지개를 켤 수 있어서 좋은 봄이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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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나무엔 벌레가 유난히 많이 산다. 개미, 진딧물, 응애 등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벌레는 다 모인다. 두릅을 갉아 먹기도 하고, 껍질을 벗겨 수액을 빨아 먹기도 해서 나무까지 죽게 된다. 벌레가 많이 보이는 나무는 겨울에 죽는다.

두릅나무도 나름의 방어 능력을 갖추곤 있다. ‘가시’가 무기인데, 이건 사람이나 동물에 해당되지만, 작은 벌레나 개미에겐 아무 효용이 없다. 맛있는 건 벌레가 먼저 안다. 야생에선 벌레가 달려들지 않고 매끈하게 자라는 놈이 있으면 독초이고, 독을 가진 나무다.

땅두릅(독활) 새순 / 첫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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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두릅이다. 독활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새순을 땅두릅이라고 하고, 뿌리는 독활이라고 구분한다고도 하는데, 우린 그냥 독활이다.

새순일 때만 나물로 먹고 이 시기가 지나면 나물로 먹지 않는다. 뿌리는 독활이라고 해서 약으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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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약으로 쓸 때는 근육통, 하반신마비, 두통, 중풍의 반신불수 등에 많이 쓰인다. 줄기와 잎은 열내림약, 기침약, 염증약 등으로 이용되며 각종 풍을 다스리고 신경쇠약, 성기능저하, 신장병, 당뇨병 등에 쓰기도 하며, 뿌리의 알코올 추출액은 중추신경 계통에 대한 흥분작용이 있고 혈압강하 작용이 알려져 있다. 새로운 항균제를 만들 수 있는 성분도 독활에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독활(뿌리)을 약이라고, 생으로 그냥 먹으면 안 된다. 술을 담가 먹기도 하고, 약으로 내려서 먹기도 하는데, 술로 마시는 것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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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으로 자라는 놈이라 향이 강하다. 일주일쯤 뒤에 나오는 두릅하고 같이 먹으면 두릅은 못 먹게 된다. 맛과 향이 좋다는 말이다. 예전엔 향이 너무 강해서 먹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입맛도 변하는지 몇 개씩은 먹는다. 우리 식구들은 향이 강한 것은 뭐든 좋아하는데, 양아들 왔는지 나만 못 먹는다.

곰취 / 취나물 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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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벚꽃 소식이 들려오는데, 아직 우리 마을은 꽃봉오리만 키우고 있다. 며칠 한여름 같더니만 나물이 제법 올라왔다. 지난주만 해도 몇 개씩 보이더니 온 밭 가득 파릇하게 새순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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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새순은 기다림 같은 설렘이 있다. 한껏 꿈을 꾸게 하는 묘한 힘을 가졌는지, 무엇을 하건 어떤 것을 생각하건 다 이루어질 것 같은 무한의 힘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에서 오는 반가움인지, 여름의 짙은 녹색의 무서움 같은 힘이 아닌 한여름 부드러운 바람처럼 온몸을 감싸는 듯한 전율을 느낀다. 생명의 신비로움이 주는 청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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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참취)

아직 씨앗으로 뿌린 것은 순이 나지 않는다. 한두 번 정도 나물을 뜯어 먹고 나면 처음 순을 틔우는 놈들도 땅을 뚫고 올라올 것이다.

생강꽃, 진달래, 산수유 꽃들이 산을 물들이고 있다. 담장 아랜 수선화가 꽃을 피웠다. 산골에도 이젠 봄이 지나가고 있다.

두릅 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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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힘겹게 한 꺼풀씩 옷을 벗어 애를 태우더니만, 드디어 속살을 내어 보인다. 가시가 있어서 덥석 손으로 잡지 못하는데도, 두릅은 보자마자 손이 먼저 나간다.

남에게 빼앗기기 싫어서인지, 아무도 모르게 얼른 따 오려고 해서 그런지, 망설임 없이 손이 나가다 찔리고 만다. 그때야 가시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눈으로 가시를 보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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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이 강해서 그런지 주변 정리만 잘해 주고 성장을 방해하는 가시나무, 칡 같은 덩굴만 제거해 주면 2~3년만 지나면 주변에 많이 번져 있다.

성질이 까칠한 면도 있어서, 조금만 맘에 안 들면 죽어버리기도 하지만, 비위만 맞춰 주면 바로 주변으로 번진다.

오미자 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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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꿈틀거림이 느껴지더니만, 봉오리를 터뜨리고 새순이 나왔다. 뾰족뾰족 썰렁한 분위기지만, 며칠 지나면 품고 있던 꽃봉오리가 같이 나오면서, 연록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두텁게 입었던 옷을 벗어내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다.

20일 정도 지나면 꽃봉오리가 터지고 은은한 오미자 꽃향기기 온 마을을 향기롭게 만들 것이다. 아직 봄을 맞을 준비가 덜 되었는데, 양지쪽 비탈엔 진달래가 피었다.

생강꽃봉오리 / 산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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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밤엔 영하로 떨어지고, 며칠 눈보라에 비바람이 거셌는데 꽃봉오리가 터졌다. 아직 꽃을 피우진 않았지만, 양지쪽엔 제법 모양을 갖춰간다.

화단에 수선화, 상사화가 한 뼘 정도 올라오고 나면 산에서 제일 먼저 보는 게 생강꽃(산동백)이다. 이젠 봄이 왔으니까 바쁘게 움직이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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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라고 하는 것은, 생강꽃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산동백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나무의 향이 독특한데 생강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고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코를 대고 킁킁대보기도 하고, 가지를 씹어보기도 하지만, 어째서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생강나무 어린잎은 부각을 만들거나 차로 즐기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산수유 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색만 비슷하지 다르다. 생강나무는 암수딴그루지만, 산수유는 암수한꽃이라 꽃 모양이 다르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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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꽃은 24절기 중 청명을 지나면(1주일 정도) 볼 수 있는데, 이때쯤 감자심기 준비가 끝난다. 감자씨를 넣기도 하고 북을 돋아 비닐로 덮어 두기도 한다.

우리는 고로쇠 수액 채취하던 뒷정리를 하는 것이랑 겹쳐져서 길게는 보름 정도 늦게 심기도 한다. 날씨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4월 중순이면 대부분 끝난다. 올해는 빠르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다음 주 말쯤 되어야 감자심기를 할 것 같다.

고로쇠나무 말굽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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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말굽버섯을 본다. 최근엔 날씨변화의 탓인지, 나쁜 비의 탓인지 버섯을 보기가 어렵다. 오래전에 태풍에 부러진 고로쇠나무에서 버섯이 나기 시작한다.

말굽버섯, 말굽 상황버섯은 가을까지만 자라고 겨울은 동면에 든다는 말도 있고, 겨울엔 죽는 1년생이라고도 한다. 물결 모양으로 층층이 자라는 건, 다음 해에 덧붙어서 산다고 하는데 산에 살면서 본 결과론, 일 년 동안 물결 모양이 여러 겹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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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섯은 모양이 매끄럽지 않아서 자세히 보니 벌레나 산짐승이 파먹었다. 아랫부분에 달팽이가 지나가고 나면 끈적한 액체가 남듯 그런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달팽이가 살던 시기가 언젠데 하고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폭탄이 터진듯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있다. 날카로운 흔적이 있는 걸로 봐선, 다람쥐나 새가 파먹기도 한 것 같다.

말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말굽버섯이라고 하는데 이름값을 하는 버섯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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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버섯을 따려고 맘먹으면, 한나절만 산을 뒤져도 한 자루씩 따서 한 번에 다 지고 오지도 못했었는데, 요즘은 만나는 것만도 감사하다.

운지버섯 / 구름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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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가 죽었다. 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 서 있다. 대부분 부러지거나 넘어져 죽어서 십여 년 안 돼서 사라지는데, 이 나무는 서서 죽어서 그런지 아직 꼿꼿하게 서 있다.

고로쇠나무에 운지버섯이 나는 건 처음 본 것 같다. 대부분 말굽버섯이나 말굽 상황버섯이 피는데 온몸을 운지버섯으로 덮었다. 작년엔 없었던 것 같은데 버섯나무가 되었다.

이 나무는 말라 죽게 되면 주상절리처럼 사각형의 우드칩이 생긴다.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속살이 멋진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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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는 고로쇠 수액, 죽어서는 버섯을 피운다. 이 나무에서 나는 버섯은 항암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말굽상황버섯, 말굽버섯, 운지버섯.

다른 나무에도 나지만 고로쇠나무, 자작나무에서 나는 버섯의 약리작용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운지버섯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워낙 많이 보는 버섯이라 천대하는 경향도 있지만, 어느 버섯보다 항암작용이 우수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항암효과에 좋은 버섯은 표고버섯이라고 한다. 물론 연구결과에서도 상황버섯보다 우수하다고 나와 있다.

송이버섯을 달인 물을 암에 걸린 흰쥐에게 먹였을 때 암을 91.3% 억제하거나 파괴했으며, 팽나무버섯 86.5%, 표고버섯 80.7%, 아카시아 버섯 77.5%, 상황버섯 64.9%의 종양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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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지버섯은 오래전부터 약으로 사용됐었다. 언제부턴가 높은 대가를 지급해야 좋은 약이라는 생각이 우선하다 보니,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멀리하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약으로도 가장 좋은 약이 아닐까 한다.

고로쇠나무, 자작나무에 나는 버섯은 그 나무 특유의 맛이 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로움을 남기는 나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