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이 좀 더 멀리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자연의 흐름은 순응할 수밖에 없고, 기대지 않으면 의지하고 살 수가 없다. 욕심이 과해서인지 바람으로 끝난다.
양지쪽 담벼락 아랜 쑥이 제법 올라왔다. 파릇한 봄옷을 입었지만, 채 가시지 않은 추위를 막으려고 하얀 털옷을 걸쳤다. 밤엔 영하 4~5도로 떨어지지만, 이 정도 추윈 이겨낼 수 있는지 어제보단 제법 커 보인다. 냉이도 달래도 보이긴 하지만 아직 음지쪽은 깊게 얼어 있어서 밭일하기엔 이르다.
지난가을에 곰취, 취나물 씨앗을 뿌렸지만, 씨앗 상태가 안 좋아서 지난주에 새로 뿌렸다. 씨앗을 말리면서 비를 맞히고, 관리를 잘못해서 그렇다. 잠깐 깜빡한 게 대가를 치를 만큼 상태가 나쁘다. 옆 동네 할아버지가 산에서 채취한 100% 자연산이라 강조하셔서 제법 비싼 가격을 치렀다.
곰취, 취나물 씨앗을 넣기엔 적당하지만, 감자를 심기엔 아직 이르다. 예년엔 지금쯤 감자 심을 준비하느라 밭을 뒤집고 있었는데, 올핸 좀 더 늦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