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꽃이 피었다 / 산머루 이야기

머루는 새순이 나면서 꽃대(머루가 달리는 순)가 같이 나온다.
오미자보다 2주 정도 뒤(4월말)에 순이 나와서, 50일 정도 순, 꽃대를 키운 뒤에, 6월 초 정도에 꽃을 피운다. 작년보다, 2주 정도 늦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머루 순이 나오면서 머루 꽃대가 같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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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의 꽃봉오리는 자세히 보면, 무화과 열매를 축소해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수술이 5~6개, 암술이 하나인데, 암술의 머리에는 끈끈한 점액이 분비되는 것으로 봐서는 꿀벌이나 벌레에 의한 충매화가 아닌, 바람에 의한 풍매화로 보인다. 암술을 중심으로 5각형, 육각형의 모양으로 수술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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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것은 대부분 꽃은 꼭지 부분이 열리고 꽃받침으로 내려가는데, 머루꽃은 꽃받침이 되어야 할 부분(아랫부분)이 열려서 옷을 벗듯이 벗어 던지면, 속에 있는 암술과 수술이 나와서 개화를 하는 형태를 보인다.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머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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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는 겨울에, 순이 나올 부분을 1~2마디 정도 남겨 놓고 가지를 자르는데, 이는 머루의 특성이 새순이 나면서 머루가 달릴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산머루 이야기
산머루를 이식해 와서, 밭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은 40년이 넘었다.
산머루는 성질이 까칠해서 환경이 변하면 적응을 못 하고 바로 죽어 버린다. 황토, 석회 등을 뿌리고 토질을 바꾸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 처음 산머루를 옮기고부터, 5~6년 뒤부터 조금씩 수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머루는 꿀벌, 말벌, 산까치 등의 먹이가 되어서 정상적인 수확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오미자를 옮겨 심는 일이었는데, 알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산머루의 사이사이에 오미자를 심었더니, 다음 해부터는 꿀벌, 말벌의 공격이 줄어들었고, 꿀벌은 아예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오미자의 성분 중에 꿀벌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서인지 오미자는 꿀벌, 말벌, 새들이 건드리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머루가 어느 정도는 보호되었다.

암술을 중심으로 5~6개의 수술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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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원이 옷을 벗듯이 꽃을 싸고 있는 껍질을 벗는 모습이고, 흰색 원은 벗겨진 껍질이다.

머루를 처음 심고 10여 년쯤 뒤에, 장마가 지루할 정도로 길고, 비가 많이 온 해에 머루가 다 죽어 버렸다. 700평 정도 심은 머루가 그해 다 죽어 버렸는데, 10여 그루도 못 살렸다. 그 후로 야생 오미자를 옮겨 심고, 번식시키면서 오미자 농사로 바꾸었다.

그래서 머루를 처음 심었던 밭에는, 오미자랑 머루가 같이 자란다. 머루에 아픔이 많은 아버지가 남은 10여 그루를 번식시켜서 지금은 전체 규모에서 200평 정도가 머루다.

오미자는 흰가루가 가장 무서운 병해이지만, 머루는 장수말벌/말벌, 산까치가 가장 큰 적이다.

“머루꽃이 피었다 / 산머루 이야기”에 대한 8개의 댓글

  1. 머루가 재배하기 어려운 작물인가봐요.
    한번도 자라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사진으로 처음 보는 듯 합니다.
    오미자 사이에서 자라고 있다고 하니 어떨지 짐작됩니다.
    오랜 시간 공을 드린거니 수확까지 별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1. 네, 무사히 잘 자라야 하는데, 어리바리한 촌놈이라 요즘 무시하는 놈들(해충)이 많아져서 바쁘게 다니고 있습니다. ^^

  2. 머루꽃.. 볼수록 정말 신기하네요.
    곤충들의 탈피장면같아요. ㅎㅎ
    수술은 긴 다리같고.
    저렇게 꽃 피우는 건 첨봐요. ^^

    1. 머루는 좀 특이한 구석이 있나 봅니다. 옷을 벗듯 모자를 벗듯 홀랑 벗어 버리는 모습을 보면 신기해서 한참 동안 눈을 데지 못합니다. 벗겨지는 모습 보려고요., 감사합니다. ^^

    1. 네,^^ 머루는 서리를 맞고 나서, 시든 듯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따야 맛이 제대로 들고, 이때 담가야 맛이 좋은데, 말벌, 산까치 등이 그냥 두질 않아서, 오미자 수확이 끝나고 나서 1~2주 뒤쯤 수확하게 됩니다. 몇 알 따먹고 나면 입속까지 물이 들어서 한참 동아 우스운 모습을 하게 됩니다. 가을에 수확하게 되면 맛 자랑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1. 감사합니다. ^^
      작년엔 설마 하고 그냥 뒀다가, 부랴부랴 온 밭에 그물망을 덮었습니다. 올해는 미리 준비해서 차단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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