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지킴이 풍란

소엽종, 대엽 종으로 나눌 때는 대엽 종으로 분류되고,
이름은 나도풍란이라고 한다.

동생이 결혼하기 전 키우던 놈인데, 분가하고 나서는 어머님이 키우신다. 달랑 하나지만, 주방을 벗어나진 않는다. 주방 창가나 구석, 애들 손이 잘 안 가는 곳이 자리다.

잎이 작은 풍란화분은 두 개였었는데, 큰조카(초딩5)녀석 기어다닐 때 손을 봐서, 겨우 하나 살려서 키워오다, 한 달 전 기어다니는 놈이 물어뜯어서 잎이 두 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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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이 드는지 꽃대를 세웠다. 동생 말이 풍란은 위협을 느끼게 되면 꽃을 피운다고 한다. 동생 말이라 다 믿지는 않지만, 사실인 것 같기는 하다. 화분 새로 만들어 주고, 겨우 살아나나 싶었는데 꽃대가 나오는 걸 보면.

오래전에 소엽풍란, 이것보다 잎이 가늘고 짧은 풍란을 키워본 적이 있다. 정성을 주고 보살펴 주면 색도 고와지고, 새순도 나오고 하는데,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바로 표가 났었다.

오래 집을 비울 때가 잦아서, 물통에 넣어 두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잊어버리면 바짝 말라 있다가도, 물에만 담가 놓으면 금방 살아났었다. 생명력이 강하긴 한 것 같은데, 게으름이 배인 나하고는 살기 싫었는지, 한꺼번에 다 죽어 버렸다. 그 뒤론 난을 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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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가 1주일 넘게 나온 모습이다.
4~5cm 정도 나왔는데, 신기하기도 하지만 애처로워 보인다.

잎도 1년에 하나 정도 나오고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잴 아래 하나는 떨어져 나가고, 관리를 잘 못해서 그런지, 항상 3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하나를 이번에 잃어 버렸다. 균형이 맞지 않아서 영 어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진정으로 대하고, 마음으로 보듬으면, 기쁨이라는 것으로 보상한다. 대가를 바라고 하지는 않는 일이겠지만, 꼭 그만큼, 혹은 그보다 큰 것을 주는 것이 법칙인 것 같다. 주면 주는 만큼, 받으면 받는 만큼 돌려지게 되는 것이 살아가는 묘미인 것 같다.

“주방 지킴이 풍란”에 대한 4개의 댓글

    1. ^^ 감사합니다.
      기어다니는 놈 = 이제 한 돌 된 조카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 사고뭉치라,
      구석구석 뒤지고 다니다 풍란을 물어뜯었습니다. 아래위에 토끼 이가 나서 요즘 뭐든 만만하게 보이면 물어대고 있습니다.
      ㅎㅎㅎ

  1. 반갑습니다.
    풍란을 좋아하세여?
    저도 란을 좋아하는데여, 풍란이 좀 고가 이져?
    생활속 이야기 많이 들려주시길…
    텍스트큐브 서비스 쓰시나봐여…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1. 잎이 긴 난보다는 짧은 풍란이 더 예뻐 보이고, 공간도 많이 차지 않고 해서 많이 사다 나른 적이 있었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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