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종일 비가 오더니 오전엔 잠깐 개었다. 그새 안 보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취나물, 머구(머위)가 올라오고, 어머닌 쌈 싸먹는다며 민들레를 캐 가지고 오셨다.
숲이 우거져 산나물은 구경하기 어렵다. 볕을 못 봐서 살아나지를 못한다.
취나물, 곰취 등 산나물은 산에서 뜯어 온다는 것은, 어른들 이야기 속이다.
지금은 밭에서 기른다. 우리 집에도 산에서 옮겨 심은 곰취, 취나물이 번식해서 그것을 뜯어서 먹거나, 팔기도 한다. 봄철 우리 어머니의 재미나는 수입원이다.
우리 집 뒷산이다. 이제 생강꽃(산동백)이 피기 시작한다.
초오라는 약초인데, 먹으면 혀를 마비시키는 등 치명적 독초이자 약초다.
어릴 적 거품을 물고 식식거리며, 뒤집혀서 며칠 고생한 염소를 본 적이 있다. 어른들 말로는 초오를 먹어서 그렇다고 했었다.
약초로 사용하는 부분은 뿌리를 주로 사용하는데,
“초오는 두통, 복통, 종기, 반신불수, 인 사불성, 구안와사에 쓰인다.
풍습증으로 인한 마비증상이나 인사불성, 류머티즘성관절염, 신 경통, 요통, 파상풍 등을 치료하며 배가 차가워서 생기는 복통 등에 응용된다. 약리작용으로 진통, 진정, 항염, 국부마비완화 작용이 있으며 다량 복용시 심장운동흥분작용이 보고되었다. [출처:두산백과사전]”
일부 연구에서는 초오의 독성 중 성분에 대한 의심도 있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 약초라고 한다. 술을 담가 나눠 먹다가 집단중독 현상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고, 심장마비현상으로 장기간 심폐소생술을 요했다는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한다. 해서, 산에 가더라도 초오를 보면 도망가야 한다. 짐승이 못 먹는 것은 사람도 못 먹는다.
소개할까 말까, 몇 번 망설이다 올리게 된 것은, 산에 가서 봄나물이라고, 아는 약초라고 해서 초오를 캐서 먹거나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서다. 약은 약이지만 토부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독약이다.
봄은 봄인 것 같은데, 지금 보이는 현상은 작년 3월10일을 전후한 모습이다.
그때의 기록으로는 생강꽃은 물론 진달래 봉오리가 터지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아직 꿈만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