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부른다 / 화엄사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 성격이라서, 먹고 사는 것에 연관된 일이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한군데 자리를 잡으면 좀처럼 근처를 벗어나지 않다 보니, 사람이 많은 곳이나 낯선 곳은, 아주 큰맘 먹고 움직이지 않는 한 그냥 참는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청승을 떨고, 안개까지 구색을 갖춰 주는 바람에, 심란한 마음으로 밖을 보다가,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차 키를 집어든다. 딱히 정하고 …

지리산 3사순례 3 – 화엄사

장마철이고 비가 온 뒤라서 안개에 싸여 있었지만, 대가람의 위엄에 압도되어 죄인인 양 한발 한발 내 딛는 걸음이 무거웠다.금강문에서, 잘못했습니다(?)고 하고선 겨우 들어갔지만, 천왕문을 지나면서 가벼워진 발걸음은, 대웅전, 각황전을 보면서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전되듯 온몸을 타고 흐르는 법음을 들은 것 같다. 차례로 참배하고선, 각황전 석등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분이 위에 더 화려한 곳이 있다고 알려주신다. …

지리산 3사순례 1, 2 – 실상사, 사성암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송이가 나는 철이라 집을 비우면 두 배로 손해가 나서, 송이 철에는 어지간하면 산에서 사는데, 자다가 새벽에 납치(?)당하듯 짐짝처럼 차에 실려서, 본의 아니게 3사순례에 언젠가 꼭 한번은 가 보고 싶었던 다산초당을 다녀왔다. 집에서 가까운 실상사를 시작으로 사성암, 화엄사, 남원 광한루 앞 사랑의 무지개다리의 멋진 야경을 보고선 강진으로 갔다. 집에 가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