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봄 소식 1 / 버들강아지

시간의 흐름은 어떤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마력을 가졌는지 산골에도 봄이 찾아왔다. 추워도 너무 추워서 겨울만 계속될 것 같더니만, 개울을 따라 모여 있던 버들강아지는 벌써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봄의 전령사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아는지, 일찍 핀 놈들은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잔뜩 움츠리고 있던 밭에도 묶은 옷을 벗어서 태우느라, 바람이 없는 날엔 구수한 냄새가 …

경칩 (驚蟄) / 봄이오는 소리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라고 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냈던 만큼, 따스한 햇볕이 반가운 봄이다. 보름 전 절기인 우수 이전부터 고로쇠나무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경칩을 절정으로, 1주일 뒤부터는 더는 고로쇠 수액이 나오지 않는다.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자양분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화단에 씨앗을 내려 자라기 시작한 단풍나무에 고로쇠 수액이 달렸다. 게으른 촌놈을 구슬려 한해를 시작하기 위함인지 방울방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