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순이 올라온다 / 봄은 지혜로운 기다림에 대한 보답

올해는 남들보다 일찍 심어본다고 서둘렀는데도 며칠 늦게 심었다. 그래도 작년보단 일찍 심어서 그런지,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일찍 올라온 놈들은 냉해를 입어 말라 버리더니만, 가운데서 다시 순이 나온다. 며칠 전만 해도 드문드문 땅을 밀어 올리는 게 보이더니만, 이젠 전부 다 올라오기 시작한다. 성질 급한 놈은 밖을 못 찾고 비닐 밑으로 방향을 잡아서 자란다. 이런 놈들은 밖으로 …

감자캐기 / 감자캐는 날

열흘 정도 더 있어야 하는데, 이틀 전부터 산돼지가 찾아온다. 첫날은 몇 군데 뒤지다 갔는데, 어젯밤에는 제법 많이 뒤져 감자를 캐 먹었다. 오늘 캐지 않으면 저녁엔 산돼지 놀이터가 되고 만다. 꿩이 뒤져서 파먹은 적은 있어도, 산돼지가 감자를 캐 먹긴 처음이다. 농사를 지을 땐 놀고 있다가, 캘 때가 되어 가니까 살살 내려와서 캐 먹어 버린다. 이놈들은 한두 …

감자캐기 / 감자캐는 시기, 감자고르는요령

장마 전에 캐는 게 좋은데, 올해는 시기가 이상해서 조금 늦었다. 씨감자가 좋아서 그런지 알이 제법 굵다. 먹기엔 조금 크다 싶을 정도여서 맛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종자가 개량되어서 그런지 크기와 상관없다. 예전엔 감자가 크면 맛없다고 삶아 먹지 않고, 볶아서 반찬으로 먹거나, 자반으로 만들어 먹었다. 감자를 캘 때 호미를 이용했는데, 캐다 보면 아이고~ 소리가 그냥 나온다. 호미에 감자가 …

여름방학만 기다려지던 감자산굿

깜짝 소나기가 한차례 내리고 나더니 더위가 조금 가셨다. 여름도 중간으로 접어들었는지, 며칠 전부터 잠자리가 보인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초등학교 방학을 맞춰서 나와선 조카 녀석들의 밥이 된다. 잠자리 잡는 방법을 연구해서 양파 주머니에 한가득 잡는다고 벼르고 있는데, 생각대로 잡혀줄 것 같지는 않다. 이제 매미만 나오면 여름 분위기 난다. 어릴 적 집 옆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는데, …

감자벌레의 공격 /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제피나무 숙성시킨 것을 뿌렸는데, 며칠 조용하더니 다시 공격이 시작되었다. 오늘 본 놈들은 등껍질에 28개의 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확실한 것 같다. 감자잎을 먹고 있다가 걸렸는데, 미동도 하지 않다가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자 도망가 버렸다. 물관은 질긴지 남겨두고 파먹어 버린다. 이 정도면, 예술에 가까운 기술이다. 날개가 있다 보니, 제피나무 액을 뿌리면 도망가고, 냄새가 날아가 버리면 …

감자순 고르기 / 감자순 자르기, 감자가 달리는 부분

새순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는 키울 것 솎아내 버릴 것을 구분해서 하나나 둘 정도만 키워야 된다. 순이 올라오는 대로 다 키우면, 순만 키워서 감자는 잘게 되고 순만 무성하게 자라다 만다. 감자는 순만 키워서는 쓸모가 없다. 고구마라면 순이라도 먹지만., 일찍 올라온 순 중에 강하게 크는 놈을 남겨두고 부실하거나 불필요하다 싶은 순들은 정리를 해줘야 뿌리를 일찍 내리고 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