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부른다 / 화엄사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 성격이라서, 먹고 사는 것에 연관된 일이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한군데 자리를 잡으면 좀처럼 근처를 벗어나지 않다 보니, 사람이 많은 곳이나 낯선 곳은, 아주 큰맘 먹고 움직이지 않는 한 그냥 참는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청승을 떨고, 안개까지 구색을 갖춰 주는 바람에, 심란한 마음으로 밖을 보다가,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차 키를 집어든다. 딱히 정하고 …

생명 / 취나물 새순

밭매기 귀찮아서, 구멍이 뚫린 양파용 비닐을 사다가 멀칭을 하고선, 씨앗을 넣었다. 여태껏은 가을에 씨앗을 채집해서 말린 다음, 그 자리에 다시 뿌리거나, 창고에 보관했다가 봄에 뿌렸는데, 발아율이 신통치 않아서 올해는 휴면타파를 한 뒤 씨앗을 넣었다.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루에 담아 땅속에 묻어서, 겨울을 보냈다. 30~40cm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는데, 싹이 다 나 봐야 알겠지만, 구멍구멍 올라오는 모양을 …

두릅 / 두릅나무 새순

두꺼운 껍질을 벗어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뾰족이 순을 내민 지가 열흘이 넘었는데, 아직 속이 보이지 않는다. 껍질을 벗어내고 나면, 며칠 새 쑥 자란다. 하루 이틀 한눈팔면 너무 자라서 억세진다. 작년보단 이른 시작을 했는데, 시간이 하는 일이라, 얼추 때를 맞춰 간다. 두릅나무도 새순을 따는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가지를 잘라 줘야 한다. 그냥 야생상태로 놔두면 5~10년 자라면 …

잔인한 심술 / 4월에 내린 눈

예년보다 1~2주 정도 빠른 시작을 한다 했는데, 결국 심술을 부린다. 오미자 꽃봉오리가 살짝 보이기 시작하는데, 밤새 폭설(?)이 내려 덮어 버렸다. 해가 나기 시작하니까, 빠르게 녹아 사라져 버리긴 하는데, 새순이 얼어 버렸을 것 같다. 안 그래도 새순이 나기 시작하고 밤엔 영하로 떨어져서 걱정하고 있는데, 눈까지 와 버렸다. 우리 마을은 4월 초순경엔 눈이 자주 온다. 3년 전에도 …

곰취 / 취나물 새순이 나왔다

뾰족이 땅을 뚫고 올라오더니만, 며칠 새 많이 자랐다. 밤엔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인데도, 이겨내고 있다. 우리 밭은 아니지만, 집 근처라 묵혀 놓으면 풀이 우거져 보기가 민망해서, 곰취를 심어 놨는데, 그늘이 많이 지는 곳이라 풀 못 자라게 하는 구실만 한다. 집이건, 땅이건 사람 손이 가지 않으면 금방 못 쓰게 된다. 산골이라 한 뼘이라도 유용하게 사용하려고 하지만, 잡초가 …

흰노랑민들레

어중간한 놈이라고 시뻐하다가, 우리 집 근처에 많이 자라는 놈들이라서 이름을 찾아봤다. 정확한 이름을 알아보니 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흰노랑민들레”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토종이란다.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합쳐진 것처럼 보인다. 흰민들레는 요즘은 아예 없다. 약으로 한다면서 낯선 사람들이 와서 캐가는 바람에 사라져 버렸다. 이놈들은 집 근처에 자라고 있어서, 제초제 쳤다고 내 쫓아서 그나마 남아 있다.

진달래 / 참꽃

겨울에 다 얼어 죽었나 했는데, 언제 봉오리를 냈는지 잠깐 쉬는 틈에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하다가, 봄이 오면 살짝 헛기침을 한다. 장갑을 벗어 던지고 똑딱이를 가지고 왔다. 이상하게도 입이 먼저 가서 한입 먹어 버린다. 본다는 것보다 먹는다는 것이 먼저인지, 한입 먹고 시작한다. 어릴 때는 참꽃이 필 때면 학교 갔다 오면 산이 놀이터다, 한 …

산골의 봄소식 / 쑥 냉이 달래

너무 추워서 봄은 없어졌나 했더니, 며칠 햇볕이 따뜻하더니만 돌담 따라서 새순이 돋아난다. 부풀어 올랐던 땅이 제법 가라앉아서 씨앗을 넣어도 좋겠다. 어머님은 나물 밭 정리에 바쁘다. 겨우내 잠자던 씨앗을 잠에서 깨운다.

겨울 지나가기

다른 해보다 힘든 겨울을 보낸다. 몸도 마음도 지칠 때로 지쳐서, 조그만 것에도 신경이 곤두서 날카로워진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사람인지라 서운할 때가 많아진다. 해인사 소리길은 사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특히 단풍이 들 때가 아름답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소개하려고 시작을 하다가, 집안에 일이 생겨서 몇 달째 블로그를 팽개쳐 버렸다. 블로그에 소개하려고 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찾아올 때가 …

가야산 소리길 구간 안내 / 소리길 구간 선택 방법

가야산 소리길은 총 3구간으로 되어 있는데, 1구간은 대장경축전 주차장 다리 옆에서 시작해서 홍류문 까지고, 2구간은 홍류문에서 길상암 까지, 3구간은 길상암에서 해인사 주유소를 지나, 성보박물관 해인사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는 해인사 주유소 옆에서 소리길은 끝나고, 여기서부터는 성보박물관을 지나 해인사로 올라가기도 하고, 성보박물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해인사 버스터미널로 올라가기도 한다. 총 7km 정도로 이 중 3구간은 장애인도 탐방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