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식구의 가장이다 / 오미자, 머루 밭의 식구들

오미자를 따다가 발견한 새 둥지, 오미자 덤불 속에 집을 지어 새끼를 치고 떠난 집이다. 그동안 식구(?)라고 인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오미자, 머루 밭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모르는 식구들이 있었다. 땅속의 보이지 않는 미생물부터 시작해서 지렁이, 두더지, 좁쌀보다 작은 진딧물, 응애, 노린재, 여치, 무당벌레, 말벌, 장수말벌, 물까치, 산비둘기, 가끔가다 정신없이 밭을 망쳐 놓는 산토끼, 노루, 고라니, 멧돼지까지 대식구가 …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둘러보지도, 이웃 블로그를 방문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오미자, 머루 수확이 끝나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오미자, 머루를 봐서는 수확 끝날 때까지 비가 오지 말라 하고,송이버섯을 생각하면 비가 좀 왔으면 하면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요즘 이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고향 잘 다녀오세요. ^^ 짧은 인사로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 집 새 식구 / 강아지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 왔다. 이제 막 젖을 뗀 강아지 두 마리, 어미가 젖을 먹이지 않으려 한다면서 얼른 가져가란다고, 동생이 번개같이 데려왔단다. 동생네 집은 개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 매번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 그동안 식구가 되었던 놈들은 삽사리, 풍산개, 진돗개, 시추, 아이리시 세터 깜장이 한 놈, 그중 가장 똑똑하면서 성질 까칠하게 굴던 …

지리산 3사순례 3 – 화엄사

장마철이고 비가 온 뒤라서 안개에 싸여 있었지만, 대가람의 위엄에 압도되어 죄인인 양 한발 한발 내 딛는 걸음이 무거웠다.금강문에서, 잘못했습니다(?)고 하고선 겨우 들어갔지만, 천왕문을 지나면서 가벼워진 발걸음은, 대웅전, 각황전을 보면서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전되듯 온몸을 타고 흐르는 법음을 들은 것 같다. 차례로 참배하고선, 각황전 석등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분이 위에 더 화려한 곳이 있다고 알려주신다. …

지리산 3사순례 1, 2 – 실상사, 사성암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송이가 나는 철이라 집을 비우면 두 배로 손해가 나서, 송이 철에는 어지간하면 산에서 사는데, 자다가 새벽에 납치(?)당하듯 짐짝처럼 차에 실려서, 본의 아니게 3사순례에 언젠가 꼭 한번은 가 보고 싶었던 다산초당을 다녀왔다. 집에서 가까운 실상사를 시작으로 사성암, 화엄사, 남원 광한루 앞 사랑의 무지개다리의 멋진 야경을 보고선 강진으로 갔다. 집에 가자고, …

여름방학만 기다려지던 감자산굿

깜짝 소나기가 한차례 내리고 나더니 더위가 조금 가셨다. 여름도 중간으로 접어들었는지, 며칠 전부터 잠자리가 보인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초등학교 방학을 맞춰서 나와선 조카 녀석들의 밥이 된다. 잠자리 잡는 방법을 연구해서 양파 주머니에 한가득 잡는다고 벼르고 있는데, 생각대로 잡혀줄 것 같지는 않다. 이제 매미만 나오면 여름 분위기 난다. 어릴 적 집 옆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는데, …

호두가 많이 자랐다.

모처럼 오전이 한가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면 다니다, 키 높이로 열린 호두를 찍어왔다. 떨어질 놈들은 다 떨어지고 실하게 열매로 자랄 놈들만, 남아 있는지 열매가 떨어진 흔적이 많다. 호두잎을 따서 살짝 비벼보면 기분 좋은 냄새가 난다. 어릴 때 이 냄새가 좋아서, 몇 번이고 따서 비벼보곤 한 적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가끔 잎을 따서 냄새를 맡아보곤 한다. 호두는 익으면 …

오미자 꽃망울이 얼었다.

날씨가 이상하다. 종일 눈이 내리더니 밤이 되어서는 쌓이기 시작한다. 이제 막 오미자 꽃망울이 나오고 있는데, 눈에 덮여 얼어 있다. 한낮에도 영하 2도까지 떨어졌다. 내일, 모레 새벽에는 영하 4~5도까지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는데, 올해 오미자 농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꽃이 필 무렵의 날씨가 중요한데 냉해를 입었다. 오늘 하루였다면 기대를 해보는데, 연속 3일을 영하로 떨어지면 연약한 새순이 얼어 버려서 …

이웃 블로거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

며칠 오미자 밭에 잡혀 있느라 쉴 틈이 없다가, 오늘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참꽃이 제법 많이 피었다. 어디 숨어 있었는지, 존재감마저 없던 것들이 봄이면 살아 있음을 알려 준다. 평소엔 느낄 수 없었던 작고 예쁜 생명의 신비로움이 새삼 느껴지는 봄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주변에 관심을 두고 보게 되고, 평소엔 그냥 지나쳐서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이 새롭게 …

산을 보러 왔으면 산만 보고 갔으면 좋겠다.

두릅이 뾰족이 나왔다.야지 엔 벌써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 마을은 이제야 나오기 시작한다. 두릅은 살짝 데쳐서 먹으면, 입안 가득 쌉쌀하게 퍼지는 향이 좋은 나물이다. 어린 새순이 부드러워서 먹기 좋은데, 너무 어리면 먹을 것이 없고, 너무 피면 억세져서 먹기 부담 서럽다. 적당한 크기가 되었을 때 따야 하는데, 시기를 못 맞추거나 한눈팔다 보면, 하루이틀새 너무 자라버린다. 어머님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