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밭의 말벌집 / 말벌집의 재료

오미자 밭에는 장수말벌/말벌들이 자주 나타나지만, 집을 짓지는 않았는데, 교묘하게 눈을 피해서 집을 지었다. 다른 곳을 찾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나 보다. 대부분 말벌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하는데, 오미자 잎으로 살짝 가려진 곳을 택했을 때는 시간상 급했다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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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말벌/말벌의 일생
장수말벌/말벌은 여왕벌 한 마리에서 시작한다.
처음엔 사진처럼 몇 마리에서 몇십 마리 정도를 여왕이 직접 키운다. 태어난 일벌이 활동을 시작하면, 집을 확장 하면서 식구를 늘리게 되고, 먼저 태어난 일벌들이 먹이 사냥, 육아, 집 짓기를 전담하게 되면, 여왕벌은 산란만 한다고 한다.

추석 무렵 교미시기가 되면, 일벌이 아닌 여왕벌, 수벌을 키우게 되고, 교미를 끝낸 여왕벌은 한 마리, 혹은 몇십 마리로 뭉쳐서 성충상태로 동면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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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살았던 여왕벌, 일벌, 수벌은 이로써 일생을 마감하게 되고, 이듬해 봄이 되면 여왕벌은 또다시 삶을 이어 간다고 한다.

꿀벌은 분봉 시에 여왕벌을 중심으로 꿀벌 수벌 등, 작게는 몇천에서 많게는 2만 이상의 식구를 데리고 분봉을 하게 되는데, 말벌류는 여왕벌 한 마리만 다른 곳으로 가서 집을 만들면 분봉 끝이다.

꿀벌의 여왕벌은 산란 이외의 육아, 집 짓기, 꿀 따오기의 일은 못한다.

장수말벌/말벌의 건축재료
말벌류는 나무껍질을 씹어서 종이로 만든 뒤에 집을 만든다고 한다.
집의 모양은 꿀벌처럼 육각 모양으로 짓기는 하지만 일 년 밖에 사용을 안 한다고 한다. 꿀벌처럼 정교한 집을 짓지 않거나, 못하는 것은 말벌류의 생태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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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을 씹어서 종이로 만들어 집을 짓다 보니, 엉성하기도 하고,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재료가 다르다 보니 여러 가지 색이 나온다.

꿀벌의 건축재료는 밀랍이다.
꿀벌은 밀랍샘에서 밀랍을 만들어서 집을 만드는데, 꿀벌은 집이 찌그러지거나, 변형이 생기면 일정 온도의 열을 가하면, 밀랍이 녹게 되고 표면장력이 발생해서, 다시 원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집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집을 만들 때는 정확한 육각형의 모양이 아닌 둥근 형태로 만들어서, 열을 가하면 모양이 반듯하게 육각형으로 변하고, 두께도 일정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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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유백색으로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데, 여기다 열을 가하고, 프로폴리스를 발라 소독을 하게 되면, 꽃가루의 색으로 변한다. 새끼를 키워내고 나면 색은 연한 갈색으로 변하고, 꿀을 저장하고 나면 다음 해엔 검은빛의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곳을 다시 사용하려면, 열을 가하고 프로폴리스로 소독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꿀벌은 한번 만든 집을 여러 번 반복해서 재생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벌의 세계는 인간이 가진 상식과 지식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는 신묘함을 가진 경이로움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 벌의 세계와 벌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세계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오미자 밭의 말벌집 / 말벌집의 재료”에 대한 11개의 댓글

    1. 여왕벌 중에 꿀벌의 여왕벌만, 호사를 누리는 것 같습니다. 종족 번식이라는 특별한 임무가 있는 만큼, 이외의 일에서는 특혜를 받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

  1.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고 있었네요.
    벌에 쏘일까봐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멋진 이미들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누려봤습니다. ^^

    1. ^^ 감사합니다. 저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작은 것들에 눈이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존재감도 없던 것들에서 생명의 신비로움을 배우고 있습니다.

  2. 전 꿀벌보다 말벌의 집이 더 멋스럽고 근사한걸요. ^^
    클로즈업된 이미지는 마치 모시적삼처럼 시원스레 보이기까지 하구 말이죠. ㅋㅋ
    그리구, 프로폴리스.. 겨울에 우리가족 달고 사는 천연항생제..라죠. ㅎㅎ
    맛은 역하지만 기침과 천식에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조금 많이 탐나는군요. ^^;

    1. 저도 종이를 만들어 집을 짓는다는 부분에서 놀랐습니다.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인간의 방법과 같다고 합니다. 프로폴리스 천연항생제로서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꿀벌은 출입구, 집의 틈새 등에 프로폴리스를 발라 소독을 한다고 합니다. 외부에서 일하고 들어오는 꿀벌에 묻어 있던 세균은 출입구를 통과하면서 살균되어 버린다고 합니다.

      프로폴리스만 드시는 것도 좋지만, 벌꿀에 꽃가루를 섞어서 같이 먹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토종 벌꿀에는 꽃가루가 섞여 있지만, 가격이 부담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질 좋은 꿀과 꽃가루를 구매하셔서 섞어 드시면 좋다고 합니다. 한가지 주의사항은 꿀에 꽃가루 섞어 드시면 꿀벌 됩니다. –; ^^

  3. 이렇게 자세한 말벌집 첨봐요~
    정말 aryasu님 덕분에 세상에서 첨 보는 것도 많아집니다.
    여왕벌은 그저 애만 낳는군요—.—
    aryasu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1. 꿀벌의 여왕벌을 직접 보면 그 분위기와 위엄에 압도되어 버립니다. 처녀 여왕벌은 다리, 배 부분이 선홍빛을 내고 있어 그 화려함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벌통을 헤집고 여왕벌을 찾진 않지만, 분봉 때 가끔 눈에 뜨이는데요, 다른 생각 못하게 만듭니다. 재미난 사실은 여왕벌은 시녀벌의 도움 없이는 생활을 못합니다. 밥 먹는 것도 혼자 못 먹습니다. 시녀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로열젤리만 먹다 보니 그렇습니다. 간혹, 유충을 키우기 위해 유충 방에 넣어둔 로열젤리를 직접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는 아주 드문 현상으로 급하지 않으면 대부분 혼자 못 먹는다고 합니다. 사제스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1. ^^ 위험합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처리했습니다. 그냥 두면 아직은 오미자 밭의 벌레를 잡아먹는 수준이지만, 가을엔 머루를 공격해 파먹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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