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취나물, 고사리, 두릅

나물 뜯으러 가신다면서 나가신 어머니가 아침 먹을 때가 지났는데 안 오셔서 찾아 나섰다가 집 뒷산에서 만났다. 나물 밭에 간다면서
여기 왜 왔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님만 아시는 고사리 밭에 다녀오셨단다.

해가 갈수록 산나물이 사라진다면서 내 놓은
산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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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0% 야생 산나물은 정말 귀하다. 숲이 짙어져서 나물이 살 수 없다. 나물뿐 아니라, 약초도 사라져서 거의 없다.

취나물이다. 밭에서 자란 녀석들보다는 여려 보이지만 향은 몇 배로 강해서, 입안 가득 번지는 향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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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는
해마다 같은 곳에서 자라는데, 어머님이 아시는 장소의 고사리는 통통하게 나온다. 혹, 남에게 빼앗길까 봐 이삼일 간격으로 이른
새벽에 산에 가신다. 산돼지라도 만나면 어쩔 거냐고 가지 말라고 말려도, 내 집 근처인데 멀리 있는 사람들한테 뺏기면 안된다면서
봄날의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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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은 조금 시기가 늦었는데, 누군가 따 갔을 거라면서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고
가봤더니 아무도 다녀가지 않아서, 조금 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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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물은 미역초라는 나물인데, 정확한 이름이 미역초인지
모르지만, 취나물보다 약간 매운맛이 난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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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은 어머님의 수입원이다.
봄철엔 우리 집에선 어머님
수입이 제일 좋아서, 다른 땐 용돈 달라면 안 주시는데, 나물 팔고 오시는 날엔 기분 맞춰서 재롱떨면 용돈도 주신다.


에서 살아가면서 제일 행복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조금만 수고하면 밥상이 풍성해진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을 매일 구경
한다는 건, 산골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

아침나절 수고한 대가를 돈으로 바꿀 수 없겠지만, 양으론 얼마 되질 않다 보니, 식구들 나눠 먹자고 하신다. 동생이 용돈 드리면서 사겠다고 해서 내일 저녁에 아랫동네 사는 동생네 불러서 삼겹살 구워 먹기로 했다.

배 아픈 이웃 블로거님들 많을(?) 것 같아서, 냄새는 풍기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랑하고 싶은
맘에 참지 않고 올려 본다.

“야생 취나물, 고사리, 두릅”에 대한 6개의 댓글

    1. ㅎ~ 네, 동생이 퇴근하면서 삼겹살 사오기로 했습니다. 어머님 나물 밭에 있는 곰취도 먹기 딱 좋을 만합니다. 아직 어린 순이라 향도 강하지 않고., 봄이 다 가기 전 한번 놀러 오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1. 예전에 등산가서 산나물을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산나물이 그렇게 고소하고 맛있는지는 태어나서 처음 알았다는…ㅋㅋ
    어머니께서 귀한 보물을 캐오셨네여..
    즐거운 하루 되세요..

    1. ^^ 감사합니다. 건강천사님도 좋은 날 되세요.
      산나물은 정말 향도 강하고 좋습니다. 어릴 적만 해도 전부 산에서 뜯어 왔는데, 숲이 짙어지다 보니 요즘은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다래순이라는 나물이 있는데, 이 나물은 아직 재배한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중국산이 아니면 야생일 겁니다. 혹, 시장에 보이면 사서 드셔 보세요.^^

  2. 전에 두릅 글보고 결국 두릅 사와서 먹었네요 ^^ 아수라님 사는 곳에서 나느거보다는 맛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맛 있더라고요 ^^

    1. 이번엔 안 나누고 우리만 먹을 건데요., ^^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봄철 우리 마을에서 나는 취나물, 곰취, 더덕 등 산나물/약초를 이웃 블로거님들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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