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오미자 수확 / 수확시기를 결정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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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주 정도 먼저 시작한다 했는데, 새순이 나고 꽃봉오리가 나올 무렵 영하10도 이하로 떨어지기를 몇 번 하더니만, 냉해를 입어서 작년의 1/5 정도밖에 안 된다.

오미자는 꽃이 피고 120~125일 사이에 수확하는데, 올해는 날짜는 다 채웠는데 익음 정도는 110~115일 정도의 상태였다. 추석을 지나면 너무 익어서 손을 대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추석 전으로 잡았는데 배송 때문에 어중간해서 고민하다가, 다 채운 날짜를 믿고 수확을 했다.

9월 10, 11일 이틀 동안 배송 분량은 다 보내고, 직접 가지러 오시는 분들의 분량은 추석 뒤로 미뤘다. 자칫 배송이 늦어지면 배송 중 발효되어서 초 냄새가 강하게 나는데, 싫어하시는 분들이나 오미자 담금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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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시기와 수확시기가 적절할 때는 충분히 익어서 보낸다. 올해는 날짜는 다 채웠지만 익음 정도는 5~7일 정도 더 있어야 하는 상태라서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항의(?) 전화가 있었다.

오래 거래하신 분들은 오미자의 습성을 아시는 분들이라서, 오미자만 보고도 대충 상태를 짐작하시는데, 오래되지 않은 분들은 이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안 그래도 올해는 익음 정도가 느려서, 수확하기 일주일 전에 오미자를 따서 담가봤다. 설탕의 녹는 속도는 말랑말랑 한 것보다 2~3일 늦었지만, 날짜를 다 채워서 그런지 정상적인 순서로 발효되어서 수확을 결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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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시기에 수확하고 저장한 뒤에, 배송이 편한 시기에 배송하면 안 해도 될 고민을 한 셈이다. 그날 따서 그날 배송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신선도에선 좋을지 모르지만, 오미자가 알알이 낱알로 떨어져서 지저분하게 보이기도 한다.

낱알이 떨어지지 않고, 색도 구매하는 사람들 성향(?)에 맞출 줄 몰라서, 덜 익은 듯하고 푸른빛이 남아 있고, 거뭇거뭇 마른 오미자잎이 붙어 있는 오미자를 수확하고 판매를 하는 건 아니다.

본래 야생에서 가져온 토종오미자라서, 포도송이처럼 촘촘히 알이 박혀 있는 건 드물다. 우리 밭에만 7종류 정도의 오미자가 있는데, 중간중간 성장하지 못한 푸른 알갱이가 더 많은 오미자도 있다. 다 익어도 30% 이상은 푸른 알갱이를 가진 오미자도 있다.

젊은 혈기에 보기 좋은 오미자를 만들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그만두었다. 본성은 변하지 않아서, 그대로 두는 게 더 좋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젠 억지로 맞추려 노력하지 않는다. 적으면 적은 만큼만 먹으면 된다. ‘약으로 쓴다’는 팔순 노인네의 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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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주 힘든 한 해였다. 중간에 포기하려고 하기도 했는데, 오래전부터 인연 되어 온 분들이 힘을 실어 주셨고, 알알이 굵어지는 것을 보고 힘을 내서, 마무리까지 하게 되었다. 그분들과의 약속이 부족하지만 건강한 오미자를 키웠다.

감사의 마음으로 오미자 수확을 마무리한다.

“토종오미자 수확 / 수확시기를 결정하기 힘들었다”에 대한 2개의 댓글

  1. 오미자는 냉해입어도 죽지안나요? 토양만 맞으면 농약 비료 덜줘도 되나요?
    귀농교육중이고 대출해서 토지를 알아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어요 많이 도와주세요

    1. 안녕하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

      1. 오미자도 냉해가 있습니다. 줄기 자체에는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만, 꽃봉오리가 냉해를 입어서 암술(암꽃)이 정상적인 성장을 못 해서, 꽃이 떨어짐과 동시에 떨어지거나, 꽃봉오리 자체가 타서 말라 버립니다.

      순이 나고 꽃봉오리가 올라올 무렵(4월 초)에, 영하 5~10도 정도 떨어지면 50~60% 정도 냉해를 입었습니다. 이 시기엔 서리까지 같이 내려서 영하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깁니다.
      개화시기(4월 말 ~ 5월 초)가 다 되어서는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가지고, 영하로 떨어지는 시간이 이른 새벽 두세 시간 정도라, 냉해를 입더라도 10~20% 정도만 피해가 있고 대부분은 이겨냈습니다.
      개화시기에 5~10도 정도까지 내려간다면, 삶아 버려서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봐야 합니다.

      최근엔 개화시기에 며칠 간격으로 영하로 떨어져서(영하 5~10도), 우리 집은 2012년에는 30% 정도, 2013년엔 80% 정도 냉해를 입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날 수 있는 건, 같은 공간이라도 빛을 보는 방향 등 공간적인 특성, 오미자 각각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고, 늦게 꽃봉오리가 나오는 순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시기엔 오미자뿐 아니라 배, 사과 같은 과실도 심하게 냉해 피해를 봅니다. 올해도 일부 배 농사를 하시는 분들은 거의 포기 상태인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물이건 이른 봄에 꽃을 피워서 결실을 보는 농사를 하시는 분들이나 시작하시려는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시고 목표 수확량의 30% 이상 더 심어나, 낮게 잡아야 어느 정도 계획(?)을 할 수 있습니다. 매실처럼 추위에 강한 과실들은 자체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서 피해 정도가 약하긴 하지만, 역시 냉해를 입습니다.

      2. 토질은 진흙이 많아서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곳만 피하시면 특별히 가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물 빠짐이 좋은 마사토질은 가뭄을 타서 좋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만 피하시고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선택의 폭이 좁다면, 마사토질이 났습니다. 마사토질은 강제로 물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생에 자생하는 토종 오미자는 계곡이나 물을 끼고 많이 자랍니다. 그렇다고 자라는 흙 자체가 물구덩이는 아닙니다. 땅을 파보면 수분이 적당히 배어 있는 땅들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지만, 제가 어디에 맞춰서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고, 부모님 때부터 토종 오미자를 재배해서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저도 아직은 보고 듣고 한 것이 전부라서 경험이 부족하고 해서, 간단하게 이 정도에서 마치고 사이트를 두 군데 소개하겠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농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와 오미자 농사에 대한, 오미자에 대한 연구 자료가 있는 사이트입니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함께합니다. / 자연을 닮은 사람들
      천연 농약, 친환경 유기농법 등 많은 정보, 경험담들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http://www.naturei.net/

      오미자재배기술 / 오미자에 대한 간단하지만, 핵심 정보만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namu-ro.com/treebank/gita01/omija00list.htm

      다른 궁금한 점은 전화를 주시거나, 우리 농장과 거리가 멀지 않다면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유기농으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땅심만 좋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불과 5~60년 전만 해도 우리 어른들은 친환경 유기농 재배였습니다. 말이 지금 생겨난 것이지…,
      최상으로 선택하시길 응원합니다. ^^ (전화 한번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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