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말벌의 습격 / 말벌, 쌍살벌(바다리) 구분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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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소리를 듣는 것도 보는 것도 귀해서 신경을 안 썼는데, 처마 끝에다 집을 지었다. 왕바다리다, 다섯 살란 조카 녀석이 호들갑을 떨면서 삼촌을 불러대길래, 언넘이 마당에 나타났나 싶어서, 맨발로 쫓아 나갔더니 벌이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운다.

말벌이 아니라서 그리 위협적이진 않지만, 애가 신경이 쓰이는지 지붕만 쳐다보고 다녀서, 해가 지면 때어 내려고 했는데, “붕~붕 쉭~쉭” 거리면서 다니는 놈이 있는 것 같아서 찾아보니까. 장수말벌 한 마리가 벌을 잡아먹고, 애벌레를 공격하고 있다. 빠각빠각 애벌레 집 뚜껑을 벗겨 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사진을 찍고 나서 나와보니 장수말벌은 사라졌고, 도망갔던 몇 마리가 돌아와 폐허(?)가 집을 정리하고 있다. 한차례 공격으로 끝날 것 같진 않은데, 뒷정리하는 모습이 애처로워서 집을 때어내는 건 잠시 보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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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쌍살벌(바다리), 땅벌을 구분하는 방법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허리 부분이 수직으로 몸통과 간격 없이 붙어 있으면 말벌류에 속하고, 몸통에서 이어지는 허리 부분이 유선형이면서 개미허리처럼 간격이 있으면 쌍살벌이나 땅벌이다.

큰 특징은 꿀벌을 수십 배 확대한 것처럼 보이면 말벌이고, 개미를 수십 배 확대한 것처럼 보이면 쌍살벌이나 땅벌이다.

종류는 모르더라도 주황색의 허리띠가 더 느껴지면 말벌, 검은색의 허리띠가 눈에 더 들어오면 쌍살벌, 노란색 허리띠를 하고 있으면 땅벌로 보면 대부분은 맞다.

집을 짓는 위치나 모양에 따라서도 벌의 종류를 알 수 있다.
장수말벌 등 대부분 말벌이나, 땅벌은 땅속 틈에다 집을 짓고 살지만, 쌍살벌은 처마 끝처럼 비를 피할 수 있는 틈에 집을 짓는다.

사진의 벌은 쌍살벌 종류인 왕바다리인데, 내부가 보이는 단층 구조이고 옆에서 보면 부채꼴 모양으로 집을 짓는다. 땅속에 집을 짓는 말벌이나 땅벌은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집을 짓는다.

말벌 중에서도 털보말벌은 땅속에 집을 짓지 않고, 처마 끝이나 틈새에 집을 짓는데, 다층구조로 되어 있고, 외부를 껍질 막으로 둘러싸서 내부를 보지 못한다. 둥글게 집을 지으면서 벌집(6각형) 형태나, 애벌레를 외부에서 보지 못하면 털보말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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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예쁜 모양이었는데, 장수말벌이 애벌레 집 뚜껑을 벗겨 내느라 갉아 내서 둥근 모양이 되었다

말벌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

일상에서 말벌이 주변을 맴돌거나, 산행 시에 집을 잘 못 건드려 공격할 것 같으면, 팔을 휘젓거나, 뛰지 말고 자세를 낮춰서 살살 뒤로 물러나 피해야 한다. 처음부터 떼로 몰려나와 공격하지는 않는다. 집이 통째로 부서져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전에는, 정찰병이 나와서 윙윙거리다가 별 이상 없으면 그냥 들어가는데, 팔을 휘젓거나 뛰면 바로 공격 명령을 전달해서 벌집에서 떼로 몰려나온다.

주로 머리부분을 공격하기 때문에, 살짝 숙이거나 자세를 낮추는 것이 좋고, 야외활동을 할 때는 모자를 쓰는 것도 좋다.

공격위치가 몸 전체인 벌은 독성이 그리 강하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
머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말벌류는 독성이 강해서,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오늘 장수말벌의 폭격을 받은 왕바다리는 독성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닌데, 하루 정도는 고생한다. 어떤 벌에 쏘였는지 모를 때는 아프다는 개념을 새로 잡을(?) 만큼 고통이 심하면 장수말벌이나 말벌에 쏘였다고 보면 된다. 호흡곤란 증세까지 나타난다면, 바로 119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리고 과일 껍질, 우유 제품류는 외부에 노출하거나 근처에 버리는 건 피해야 한다. 애벌레에겐 곤충, 벌, 애벌레 등의 고기 경단을 먹이지만, 정작 성충은 꽃꿀이나 수액, 과즙을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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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도심에 벌떼가 나타났다고 뉴스에 나오는 건, 4~5월경에 분봉을 하면서 새로운 집을 찾아서 나온 꿀벌무리다. 말벌이나 쌍살벌을 도심에서 보는 건, 집을 짓고 살고 있을 때의 모습이고, 장수말벌이나 땅벌은 본다고 하더라도, 무리지어 있는 건 보기 어렵다.

이중 털보말벌은 개체가 불어나기 시작하는 여름엔 생각보다 빨리 불어나고, 쌍살벌과 달리 공격성도 강해서, 주먹만 하게 집을 지은 것이 보이면 더 크게 짓기 전에 때어내야 한다. 물론,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용감하게(?) 덤비다 고생한다.

말벌종류가 아니라면, 공격성이 약해서 일부러 공격하지 않는 한 쉽게 공격하지 않는다. 찬바람이 불기 전에 겨울나기 준비를 해서 떠나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잘 달래서(?) 함께 살면 된다. 이듬해엔 그 집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겨울에 때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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