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덩굴꽃 / 으름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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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꽃은 보기 쉽지 않다. 덤불에 숨어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보기가 어렵다. 집 주변에 지천이라 집으로 밭으로 침범하려 해서 자꾸 걷어내고 뽑아 버려서 그렇기도 하지만, 넝쿨로 자라서 의지처가 있어야 하는 놈들이라서 덤불에 많이 자란다.

뽑아내도 뿌리가 조금만 남아있으면, 어느 틈엔가 자라서 오미자 넝쿨을 타고 오르거나 담장(?)을 넘어온다. 제초제나 뿌리 죽는 약을 뿌리면 쉽지만, 다른 작물들 때문에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해서, 천덕꾸러기가 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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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봉오리가 암꽃이고 작은 봉오리가 수꽃이다

꽃은 화려하진 않지만, 특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야생화/약초 꽃은 다들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으름꽃은 수수한 시골 아낙의 냄새를 풍긴다. 수줍은 듯 보일락 말락 숨어 피지만, 가까이 보면 넉넉한 아름다움을 나눠준다.

열매가 있으면 당연히 꽃이 있게 마련인데, 으름꽃이 있다는 걸 인지한 건 몇 년 안 되었다. 눈에 들어오고 나선 순이 돋고 나면, 꽃이 피었나 안 피었나를 살피게 된다. 올해는 유난히 눈에 많이 들어 오는데, 덤불 속이라 언넘이 무서워 못 들어가고 있다가. 집 옆 언덕에 자라는 놈들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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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꽃만 달렸다

으름덩굴 꽃은 한 꽃대(씨눈)에서 한 줄기가 나오는데, 여기에 암수 꽃이 다른 가지로 함께 핀다. 한 꽃대(씨눈)엔 암꽃은 하나나 둘이지만 수꽃은 여러 개가 달리고, 수꽃만 있는 씨눈도 있다.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야 해서 더 많이 필요한 걸 거다.

암술은 진한 보랏빛을 가졌고, 암술 하나가 열매 하나가 된다. 보통은 암술 숫자만큼 열매가 달려야 하는데, 어찌 된 것인지. 하나나 둘이 보통이고, 어쩌다 암술 숫자만큼 다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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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씨눈마다 다 내지만, 넝쿨 한 뿌리에서 열매가 달리는 건 한둘이 전부다. 수분이 원활하지 않아서 그런지, 꽃을 본만큼 열매를 보질 못했다.

으름덩굴은 잎, 줄기, 뿌리, 열매를 약용하는데, 어린순은 녹차 만드는 방법으로 덖어서 차를 만들면, 얼핏 녹차와 착각할 때도 있을 정도로 비슷한 맛을 가졌지만, 새순들의 특징인 것 같고, 으름덩굴 새순은 약간 쓴맛이 있다. 열매/으름은 속이 벌어지기 전에 따서 큼직하게 잘라서 설탕에 재어서 발효효소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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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껍질이 벌어지면 속살이 하얗고 투명한 젤리처럼 생겼는데, 검은 씨앗이 촘촘히 박혀있다. 인내심 없는 사람들은 씨를 발라먹지 못한다. 한참을 입에 물고 우물거려야 젤리 같은 속살을 다 발라먹고 씨만 뱉어낼 수 있다. 먹기 좋게 익을수록 투명도가 더해가다가 썩어버리는데, 보통은 벌레나 새가 그전에 다 파먹는다.

오미자 수확할 무렵 으름이 익어서 특별히 기억하지 않는 한 내차지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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