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말리기.

자존심을 건 대결에서 졌다. 아야~ 소리도 못하고 자빠졌다.  ‘뭐, 1회전인데’라고 스스로를 위로 하면서,
오미자를 담고, 말리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했다.


이건 통은 20L인데, 오미자, 설탕 각각 8kg밖에 안된다. 조금 여유 있게 공간을 두려고 했는데, 옆집 삼촌이 통을 가져와서 담가 가면서, 단것을 좋아한다고 설탕을 1kg 더 넣는 바람에 여유가 없어졌다.

어제 따온 것을 물에 살짝 씻어서 말리고 있다. 다행히 아직 까지는 볕이 좋아서 잘 마르고 있다. 전에도 조금씩 상태가 나쁜 것들은 말렸는데, 이렇게 왕창 말리는 것도 처음이다. 주위에서 고추 말려 주는 곳에 가서 말리라지만, 그래는 못한다. 그냥 다 버리는 한이 있어도 볕에 말린다.  빛깔이 나쁘고 더디 말라도 좋다. 아직 다 부러지지 않았다. ‘자존심은 지켜야 된다’는 게 가족 모두의 의견이다.

물에 씻는 것을 가지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친구에게 전화까지 해가면서 ‘씻으면 안된다.’라는 여동생, 나중에 그냥 우려 마실 건데 ‘먼지는 씻어야지’ 하시는 울아버지, ‘언능 결정해 빨리 늘고 따로 가야지.’  나와 어머닌 빨리하고 따서 말리는 것과 담는 것이 급하다. 생각보다 일찍 물렁물렁해졌기 때문이다.

항아리가 없다. 400~500kg 정도를 담거나, 말려야 하는데, 이런 일을 처음 당하다 보니 당연히 없다. 내일까지 이 작업을 하고, 일단은 머루를 따야 된다. 머루가 다 익었다. 오미자는 그냥 넝쿨에 달려서 마르게 놔두고 머루부터 해결해야 된다. 머루는 아직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주문이 밀려 있다. 식구들 먹을 것도 없을 것 같다. 이건 자존심 걸고 대결 안 해도 된다. 적어도 올해는…,

“오미자 말리기.”에 대한 한개의 댓글

  1. 오미자 말리기에 대해서 문의 메일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오미자를 볶거나, 건조기에서 말리게 되면 영양성분들이 파괴된다고 합니다. 힘들고, 귀찮지만 태양 건조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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