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가득 넘쳐 나는 2011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지만 추워도 너무 춥다. 지난 연말에 내린 눈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온건 어릴 적 말고는 기억이 없다.

버스가 다니는 큰길까지 1km 정도가 되는데, 일일이 힘으로 밀어서 치워야 한다. 혜택(?)을 받을 만큼의 규모도 아니고, 워낙 협곡이라서 농사를 크게 짓지도 않다 보니, 대체할 장비도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눈이 오면 마을 어른들의 일과가 눈 치우는 일이다. 아침을 먹고서 치우기 시작하면, 점심때가 지나서 끝이 난다. 눈을 치우는 날은 마을운영비(?)로 점심을 먹는다. 약주가 한 잔씩 들어가고 흥이 나기 시작하면, 어릴 적부터 듣던 소리를 듣게 된다. 아직 그 이야기 속에 섞이거나, 어울릴 정도가 아니라 밥을 먹곤 살짝 빠져나오기도 하지만, 산골사람들의 겨울나기다 보니 그 속에서 오래된 지혜를 볼 때도 있다.

어느 골짜기에 어떤 약 나무가 있고, 어느 능선엔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하는 장소가 있다. 집 뒷산 어디쯤엔 송이가 많이 나고, 앞산 넘어 골짜기엔 말굽버섯이 자란다는 이야기는 이젠 내가 듣고 기억해야 할 것들이다. 내 나이보다 오래된 바위나, 나무의 사정은 이럴 때가 아니면 듣기가 어렵다.

감사한 것은 아직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갈길 헤매는 나를 위해서 틈만 나면 오래된 이야기들을 해 주신다. 젊은 놈이 다시 돌아온 산골이 낯설지 않게 해 주기 위한 마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갈길 먼 겨울이지만 지금 할 일은 지금 해야만 기다리는 봄이 온다. 이젠 잠에서 깨어나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처음을 시작하려 한다.

못난 촌놈 이야기 들어주시는 이웃 님들께 새해 인사로 대신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가득가득 넘쳐 나는 2011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가득가득 넘쳐 나는 2011년 되시길 기원합니다.”에 대한 8개의 댓글

  1. 너무 예뻐요. ^^ aryasu님.
    이 삭막한 아파트 촌에도 눈이 내리고 나면
    없던 낭만도 있어보이는데
    자연 속에 내린 눈은 정말 하늘의 축복같아요. ^^

  2. 눈꽃이 너무 아름다워요.. 치우시는 분들은 너무 힘드시겠지만요…
    올해 새로운 농작를 위해 겨울은 잘 쉬시고.. 라고 리플달았었는데..
    겨울은 또 다른 일이 있네요..^^;;
    그래도 사진으로 보는 저는 너무 아름답기만 합니다..

  3. 화려한 산 모두를 하얀 가루로 뿌려 덮은 겨울이 참 놀랍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반짝 반짝 빛나는 환한 산골…
    보기좋다 말하기엔 힘에 부치는 눈이기도 합니다.
    그져 봄을 기다릴수 있도록 포근히만 내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 감사합니다. ^^ 그냥 보기만 하는 거라면, 환상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치워야 한다는 문제가 있어서, 마음을 간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 얼마나 많이 왔는지, 무게를 못 이겨 가지가 부러지기도 했답니다. 2011년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

  4. 새해가 시작되었는데도 체감적으로는 봄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네요.
    소망하시는 모든 것을 성취하시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1. 감사합니다. ^^ 밤부터 기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산골의 밤은 가끔은 무서움을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ㅎ~ 불탄님도 좋은 일 가득한 한해가 되세요. 감사합니다.

  5. 눈 구경하기 힘든 부산은 그야말로 “그림의 눈”입니다.ㅎㅎㅎ(^^*)
    설경이 참으로 아름답네요…
    그 아름다움 뒤에는 고충이 많으시겠지만요,ㅎㅎㅎ
    소복히 쌓인 장독대 위의 눈을 쓸어 드리고 싶은 충동이 막 생깁니다.
    올 겨울 무지 춥다고 연일 방송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지만
    부산은 늘 예외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부산으로 놀러 오세요.(^^*)

    1. 좀 많이 왔습니다. ^^ 이젠 눈발이라도 날릴라 치면,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ㅎㅎ 그래도 눈 없고 따뜻한 겨울은 조금 어색할 것 같습니다. ^^ 겨울 잠자기(?) 끝나기 전에 한번 놀러 가야 할 텐데, 제가 좀 굼떠서 믿지를 못합니다. –; ^^ 늘, 지켜봐 주시고, 용기 잃지 않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엔 좋은인연님의 집에도 좋은 일만 가득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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